• 이익잉여 1천억, 배당 174억, 해고 4백명
    "경영때문" 거짓, '비정규 공장' 전환 의혹
    By 나난
        2010년 12월 17일 06: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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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400여명의 생산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정리해고 입장을 밝힌 한진중공업이 바로 다음날인 16일 주주들에게 174억 원 규모의 주식배당금을 주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졌다. 회사 경영상의 이유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는 한진중공업이 주주들에게는 거액의 주식배당금 지급을 결정해 ‘공분’을 사고 있다. 

    "경영상 이유는 거짓 드러나"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17일 “생산직 1,200명 가운데 1/3인 400명을 경영이 어려워 정리해고한다면서도 파렴치한 경영진은 거액의 주식배당을 결정한 것”이라며 “한진중공업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부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이번 배당 이외에도 3/4분기 실적보고서를 토대로 조남호 회장과 아들인 조원국 상무 등 4명의 사내 이사에게 9개월 동안 1인당 1억9,900만원의 임금을 지급했다. 더군다나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이익잉여금은 1천억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밝혀져 ‘경영상의 이유’라는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가 허구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부는 “한진중공업은 경영실적악화의 책임을 스스로 지지 않고 오로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살인과도 같은 불법적인 정리해고를 2년째 저지르고 있다”며 “수주가 안 된다면 담당 임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함에도 그들에게 9개월 동안 2억원에 가까운 임금을 주고 174억 원의 막대한 회사 돈을 배당하는 게 맞는가”라며 비판했다.

    지부는 이어 “노동자들은 이번 정리해고에 한진중공업 경영진들의 숨은 음모가 있다고 믿고 있다”며 “앞으로 정규직을 구조조정하고 사내하청 공장으로 만들 것이라는 등 전망을 하고 있고, 혹은 이번 구조조정이 끝나면 부산경제를 망치고 노동자 일자리를 통째로 없애는 공장폐쇄 수순으로 갈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구조조정 협의에는 불참

    한편,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17일 회사 측에 이번 정리해고 방침에 맞서 △현 사태 책임자 경질 △희망퇴직 정리해고 철회 △2009, 2010성과금 배분 △고소고발 철회 등을 촉구했다. 지회는 향후 구조조정 관련 협의에는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회는 또 오는 20일 부산 한진중공업 사내에서 파업 출정식을 개최할 예정이며,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진보정당은 ‘부산시민대책위’를 결정하고 같은 날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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