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고공농성, 동상에 폐렴 위험"
    By 나난
        2010년 12월 17일 11:0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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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에 이어 인천에서도 “해고자, 정규직으로 복직”을 요구하며 두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GM대우자동차 부평공장 정문 아치에 올라 투쟁을 한 지도 17일째다. 혹한의 날씨에 동상 증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기관지염으로 폐렴이 우려되는 상태다. 하지만 회사는 이들에게 난방용품이 전달되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동상 통증으로 잠 제대로 못 이뤄

    지난 16일, 김명일 인천평화의료생협 원장이 고공농성 중인 황호인(40) 이준삼(32) 씨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이들이 농성하는 현장까지 올라갔다. 현장에서 그들을 진료한 김 원장에 따르면 황 씨는 저체온증에 기관지염이 계속 심해지고 있어 폐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씨의 경우 양쪽 발의 동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며, 계속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 수축으로 혈액 순환이 안 돼 조직이 죽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 원장에 따르면, 이 씨는 양발의 통증으로 4일 전부터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상황이어서 난방장치가 절실하다.

       
      ▲농성중인 이준삼씨의 동상걸린 발모습(사진=김명일 원장)  

    하지만 GM대우차 측은 이들에게 보급되는 음식물을 차단하기 위해 개조된 낫을 휘두르는가 하면 방한용품 지급도 막았다. 현재 음식물은 경찰이 검색을 한 이후에 올려보내지고 있으며, 의료진의 진료가방까지 검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벌써 3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해고자 복직 요구와 17일째 진행된 고공농성이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 전문가 그룹 연대

    인천지역의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도 지난 14일부터 대우차 정문에서 농성을 하면서 이들 투쟁과 연대를 하고 있다. 농성에는 민주노총 산별 위원장들도 함께 하고 있다. 16일에는 김일회 인천시민사회연대 대표,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위원장, 이상구 진보신당 인천시당위원장, 금속노조 인천지부 등 40여명이 부평소방서 앞에서 GM대우차 정문까지 “GM비정규직 해고자들의 복직 염원”을 담아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이들은 “GM대우차는 대우자동차 시절과 지난 2008년 경제위기 당시에 대우차 살리기 운동 등 인천시와 인천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으로 지금의 GM대우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지역사회가 한마음이 되어 요구하고 있는 해고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등 법률가 단체들 역시 17일 부평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M대우의 비정규직 노조탄압과 목숨을 걸고 있는 노동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 탄압을 중단하고, 교섭에 즉각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지난 15일, 보름째 농성 중인 GM대우 비정규직지회 황호인 조합원 모습(사진=금속노조 www.ilabor.org)

    하지만 GM대우차 측은 요지부동이다. GM대우차 비정규직지회의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두 차례에 걸쳐 교섭을 요구했지만 반응이 없다. 지역 노동,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의 면담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오후 송영길 인천시장이 현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아카몬 GM대우차 사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송영길 시장, 아카몬 사장과 면담

    노동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송 시장은 이날 비정규직 고공농성과 복직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으며, 이에 아카몬 사장은 수일 내에 구체적인 진상을 파악하여 가능한 조치가 있는지 고민해보겠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천시의원들은 GM대우차 측의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며 기자회견과 시의회 의장의 시의회 결의문 채택 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GM대우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20여 명은 매일 결의대회와 촛불집회 등을 진행하며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으며, 정규직 노조인 GM대우차지부도 비정규직 복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결합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17일째 고공농성을 진행 중인 두 명의 노동자 등 GM대우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지난 2007년 9월 노조 설립 이후 해고됐으며, 지난 해에도 경제위기를 이유로 1,000여 명의 비정규직이 공장을 떠났다.

    지회는 지난 7월 대법원의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는 “불법파견, 근무기간 2년 이상 정규직 지위 간주” 판결에 따라 “완성차 업체인 GM대우차도 이번 판결을 충분히 준용 가능하다”며 “원청으로의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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