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대, 노조와 약속 어기고 청소업체 입찰
    By 나난
        2010년 12월 16일 12:19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연세대학교가 약속을 어기고 청소업체 입찰공고를 내 노조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15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공개입찰 설명회를 막아 이를 무산시키고 자신들의 요구를 학교 당국이 받아들어줄 것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는 중이다.

    "업체 변경 없을 것" 약속 어겨

    16일 공공운수노조준비위 서울경인지부 따르면, 연세대는 지난 11월 23일 노조와의 면담에서 오는 12월 31일자로 계약이 만료되는 청소업체 2곳에 대해 “기존 업체는 변경 없을 것이고, 고용 역시 문제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이를 번복하고 노조에게는 통보도 없이 입찰 공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서울경인지부 소속 연세대, 이화여대, 고려대, 고려대병원 등 4개 사업장 청소노동자들이 용역업체를 상대로 집단교섭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계약업체가 변경될 경우 교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노조 측의 요구를 학교측에서 받아들여 이 같이 대답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연대측은 지난 13일 학교 홈페이지에는 청소업체 입찰 공고를 알리는 글을 올렸으며, 15일 입찰설명회를 개최한다는 내용도 함께 공고됐다. 학교측은 노조에 사전 통보 없이 이 같은 일을 진행시켰으며, 이는 노조와의 약속을 파기한 것이다. 

    연세대의 약속 위반이라는 절차 문제와 함께 학교가 내놓은 ‘미화, 일반경비용역 입찰 제안서’의 내용도 문제가 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입찰제안서에는 △미화원의 자격은 18세 이상 65세 미만으로 하고 △미화원의 과실 및 비협조 등의 사유로 학교에서 교체를 요구할 시에는 3일 이내에 교체해야 하며 △학교 사정에 따라 연장근무가 필요할 때는 이에 응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노조는 이 같은 내용도 과거 합의된 사실을 뒤집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노조는 “지난 2008년 초 노조와 학교가 ‘건강상 문제가 없는 한 정년은 70세가 되는 해의 말일로 한다’는 합의를 했음에도 학교당국은 기존의 합의, 용역업체와의 단체협약도 파기하는 입찰 내용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학교, 자의적 해고 가능하게 만들려 해

    노조는 이어 “또한 과실, 비협조 등의 모호한 사유는 학교가 자의적으로 미화, 경비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겠다는 것”이라며 관련 내용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입찰설명회가 예정돼 있던 이를 막고 학교 당국에 항의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입찰과정에서 조합원, 학생대표의 참관과 발언권 보장 △현재 노동자의 고용 보장 △업체 변경으로 인한 근로조건 저하 불가 △변경된 업체의 집단교섭 참여와 단협승계를 위해 적극 노력’ 등의 입장을 학교측에 전달했으며,  학교측에서는 이를 지킬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입찰 계획 자체를 막을 수는 없었으며, 따라서 새로운 용역업체가 낙찰이 될 경우, 고용과 근로조건 문제는 다시 현안으로 대두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학교가 ‘업체변경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우리는 믿었다”며 “입찰공고 자체가 현재 용역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집단교섭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학교는 청소노동자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노조가 15일, 입찰설명회를 막았기 때문에 추후 재 입찰공고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연세대 등 4개 학교, 병원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10월말 경부터 용역재계약에 따른 고용 불안과 최저임금 개선, 휴게 공간 보장 등과 관련해 8개 용역업체와 집단교섭을 진행 중에 있다.

    청소부 욕한 연대생도 구설수

    한편, 지난 13일 오후 연세대 공식 커뮤니티인 ‘세연넷’에 ‘무개념 학생 처벌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란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누리꾼은 “13일 오후 9시쯤 쓰레기 분리하시는 60대 가량의 아저씨가 쓰레기 봉투를 중앙도서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다 엘리베이터를 타려던 학생과 부딪혔다”며 “아저씨가 그 학생에게 사과했지만 학생은 청소부 아저씨에게 욕설을 하며 쓰레기 봉투를 밟아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쓰레기봉투가 찢어져 쓰레기는 다 흩어졌고, 흩어진 쓰레기를 청소부 아저씨가 하나 하나 다시 주워 담으셨다”며 “정말 충격적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밝혔다. 해당 글이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자 누리꾼들은 “학생을 징계해야 한다”, “청소노동자라고 하면 무조건 무시하고 보는 인식이 문제”라며 비판하고 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