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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 최장노동…학생, 최단수면
        2010년 12월 16일 11: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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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수면시간이 평일 평균 6시간 31분이며, 이들의 96.4%가 평일 적정 수면시간(8시간 30분) 미만으로 심각한 수면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미취업 청소년의 평일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33분, 취업 청소년은 7시간 31분으로 학교 밖 청소년의 72.7%가 적정 수면시간 미만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고교생 77% 이상 수면 부족 피로 호소

    여성가족부(장관 백희영)는 16일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1999, 2004, 2009)’ 결과를 원 자료로 삼아 작성한 만 10세 이상 24세 이하의 청소년 4,628명을 대상으로 재분석한 ‘청소년 수면실태 분석’ 결과를 통해 이 같이 발표했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조사가 “청소년 시기의 수면 부족은 성장 발달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학업성적 저하와 주의력 결핍 등을 초래하나, 고등학생의 77% 이상이 수면 부족으로 인한 피로를 호소하고 20%이상이 병적인 주간 졸음 등에 시달리는 등의 문제”의 개선을 위해 진행됐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만10세~24세) 전체를 대상으로 한 수면시간 조사 결과의 경우 평일 평균 7시간 32분으로 적정 수면시간인 8시간 30분을 기준으로 볼 때 75.3%가 적정수면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99년과 2009년 사이의 청소년 수면시간 변화를 분석한 결과, 학생 청소년의 경우 초·중·고등학생은 수면시간이 10년 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외국과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 청소년의 수면시간이 비교대상 국가 중에서 가장 짧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15∼24세 청소년 수면시간 비교 결과 한국이 7시간 30분인데 반해, 미국은 8시간 47분, 영국 8시간 36분, 독일 8시간 06분, 스웨덴 8시간 26분, 핀란드가 8시간 31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OECD 기준 최장 노동시간에 고통받는 한국 노동자들과 주요 국가 기준 최단 수면시간에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최장 노동시간, 최단 수면시간

    주목되는 것은 연령별 수면시간에서 다른 국가들은 사회생활이 가장 왕성한 40대 초반에 가장 짧은 반면, 한국은 15~19세 청소년기에 수면시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수면부족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사교육 경험과 컴퓨터 게임 등 인터넷 사용이 지적되었으며, 중고등학생의 경우 평일 11시 이후 사교육 행위자 비율은 중학생 2.1%, 고등학생 8.8%로 늦은 취침의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각 국가별 청소년 컴퓨터 게임 이용시간은 한국이 평일 평균 46분으로 이는 영국의 8배, 핀란드의 5배, 미국의 2배 수준이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수면권 보장을 위한 정책 수립을 위해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친 후 이를 제4차 청소년정책(수정·보완 )기본계획에 반영하여 종합적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이를 위해 우선 “수면 친화적 학교 환경 조성을 위해 교사, 보건교사, 기타 학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수면의 중요성과 수면 부족 문제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학원 심야교습시간을 밤 10시로 제한하는 지자체 조례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9년 10월에 교습시간 규제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으며,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도 지난 2009년 11월에 심야교습 억제를 권고한 바 있다.

    여성가족부는 현재 시도교육청에서 초·중·고 학원 교습시간을 밤 10시로 제한하는 내용의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학습에 관한 조례’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서울, 경기, 대구, 광주는 이미 개정됐으며, 인천, 강원, 경북, 제주는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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