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첫 교섭 '빡빡했다'
By 나난
    2010년 12월 15일 06:5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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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지부(지부장 이경훈)가 사내하청 투쟁 지원 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이 재적인원 대비 20.4%에 그치며 부결됐다. 노사가 지난 14일부터 본격적인 대화테이블에 나선 상황에서 이번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가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파업 압도적 반대, 어떤 영향?

현대차지부는 14일 오후부터 지난 8일 진행한 비정규직 투쟁 지원을 위한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를 개표했다. 전체 조합원 4만4,093명 중 3만5,867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9,00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2만5,795명으로 재적대비 58.5%를 차지했다. 투표율 대비로 볼 때 찬성과 반대는 각각 25.1%, 71.9%다. 무효는 1,068표 나왔다.

현대차지부는 지난 9일 조합원 총회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8일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가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14일 정오까지 파업찬반 투표 개표를 유보해 줄 것”을 권고해 이날 오후 3시경부터 개표에 들어갔다. 당시 현대차 사내하청 사태가 노사 간 입장차로 인해 평행선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투쟁을 잠시 유보하고 다시 한 번 교섭국면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 현대차 사내하청 사태 관련 5주체가 14일 특별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만을 확인했다.(자료=이명익 기자 / 노동과세계)

한편, 금속노조-현대차지부-사내하청3지회와 현대차-사내하청업체 등 노사 5주체가 이날 오후 2시부터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첫 특별교섭을 가졌으나, 양쪽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입장 차이만 확인됐다. 이날 교섭은 지난 9일 노사 상견례 이후 처음으로 만들어진 자리다. 

금속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4가지 교섭 의제 가운데 하나인 25일간의 울산1공장 점거농성으로 유발된 고소고발 및 징계 문제 해결과 관련해 회사 측은 ‘최소화’ 정도의 입장만을 취하고 있어, 상당 수준의 징계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사, 입장 차이만 확인

이와 함께 동성기업 폐업으로 계약해지된 29명에 대해서는 현재 회사가 투입가능한 정원은 11명으로, 이들에 대한 복직 여부와 고용형태 등에 대한 입장차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노사는 향후 실무협의를 통해 다음 특별교섭 일정 등을 조율하기로 했다.

노조 쪽에서 요구한 특별교섭 의제 4가지는 △농성장의 비정규직 고소고발, 손해배상, 치료비 등 해결 △농성자 고용보장 △비정규직지회 지도부의 사내 신변보장 △불법파견 교섭에 대한 대책 등이다.

이처럼 노사 5주체 간 특별교섭이 어렵사리 시동을 걸고 출발하고 있는 가운데 압도적 다수가 파업 반대표를 던진 조합원 투표 결과가 향후 교섭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조 관계자들은 “사내하청지회의 향후 투쟁에 힘이 빠지게 하고, 교섭에 나선 회사 측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속노조 한 관계자는 “사내하청 투쟁에 정규직 노조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며 “회사 역시 지금보다 더 자신들의 요구를 밀어붙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간 현대차지부는 ‘향후 교섭에서도 지부가 주도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쳐 왔다”며 “이번 결과가 더 강한 투쟁이 아닌 교섭을 강조하고, 그 내용 역시 정규직화라는 비정규직지회의 요구보다는 하청업체 고용 보장 등 사태해결을 위한 선에 맞출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노동계 관계자 역시 “총회 결과가 결국 부결로 나옴으로 인해 회사 측 역시 더욱 완고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번 교섭에서 정규직화와 관련된 진전된 합의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고법 최종 판결, 내년 1월 될 듯

하지만 그는 “정규직 내에서도 저조한 찬성률에 대한 자성론과 함께 비정규직지회에서도 ‘결국 믿을 건 우리 스스로의 힘 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며 “이제는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정규직 조합원 투표 결과는 비정규직의 대법 판결 이후 정규직화 투쟁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투쟁 과정에서 드러났던 지부와 지회의 갈등과 이견의 배경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하루 한 끼 식사 지원’ 수준을 넘어서는 연대 투쟁은 쉽지 않다는 현실의 단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력한 투쟁력이 교섭력의 기본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향후 교섭에도 어려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는 셈이다.

한편, 오는 16일 지난 7월 22일 대법원이 “불법파견, 근무기간 2년 이상 정규직 지위 확인”이라며 파기환송한 고등법원의 심리가 예정돼 있다. 그간 재판부는 ‘판결까지 오래 끌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노동계는 이날 최종 선고일을 정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시기는 이르면 내년 1월 경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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