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통합 연석회의, 공감 또는 이몽
        2010년 12월 13일 08: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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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의 판이 벌어지면서 이 자리가 어떤 모습으로, 어떤 범위로 구성될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사회당 등 진보 3당과 민주노총, ‘진보정치세력 연대를 위한 교수-연구자 모임(진보교연)’ 등이 모두 연석회의 구성에는 공감했지만 방식을 놓고 견해가 모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성 주체, 진보양당 입장 차이

    연석회의의 구성을 두고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진보신당이다. 진보신당은 2일 진보교연 간담회를 시작으로 7일 민주노동당, 9일 사회당, 10일 민주노총 지도부와 연이어 접촉해왔고 연석회의 구성의 동의를 이끌어 냈다. 여기에 민주노동당도 지난달 최고위원회에서 연석회의 구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하면서 우선 주요 주체가 참여하는 판은 이루어졌다.

    그러나 진보대통합으로 향하는 경로를 두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이견을 보이고 있고, 10일 진보신당-민주노총 간담회에서 민주노총도 진보신당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진보신당은 연석회의를 통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진보신당, 여기에 민주노총까지 세 주체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한석호 진보신당 사무총장은 “진보대통합에 동의하는 세력들이 함께 새로운 진보정당을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힌 반면,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은 양당 통합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도 “양당의 통합이 중요한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7일 대표회담 이후 실무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정성희 민주노동당 진보대통합 추진위원장은 “중심주체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그리고 진보정당의 토대인 민주노총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들 중심주체가 심층논의를 벌이고 그 다음 연석회의에서 이견을 모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노동당 등 주요 3주체가 진보대통합 논의를 주도하고 여기에 연석회의에 참여한 제 진보정당, 단체가 참여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핵심 3주체의 동의를 바탕으로 최대한 많은 단체들이 이 연석회의에 참여해야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진보양당과 민주노총 주도 필요"

    정성희 위원장은 “농민, 빈민, 시민사회 진영도 포함되는 최대한 광범위한 세력이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구성해야 한다”며 “여기를 통해 대국민 메시지가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그는 “주요 내용은 3주체가 만들고 연석회의가 심화 발전시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진보신당은 연석회의 구성 자체가 통합의 주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용진 부대표는 “진보신당은 3당과 민주노총, 진보교연, 시민회의 정도로 논의를 구성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입장”이라며 “6개 주체로 시작해 점차 참여하는 단위를 벌려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의 다른 관계자도 “(민주노동당이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30~40개가 넘는 단체가 연석회의에 들어올 경우 연석회의 내에서 진보대통합을 논의하기는 어려워진다”며 “연석회의를 통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시작해야 하는 만큼 6주체 정도를 바탕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 당은 이와 관련 최고위원회-대표단 워크숍을 통해 연석회의 구성 등에 대해 당 내 의견을 일치시키고 다시 실무협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어서 이번 주부터 실무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전현직 대표들을 대상으로 6인 회담을 공식 제안한 것도 관련 논의의 한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연석회의 구성 시기를 오는 15~25일 사이로 잡고 있는 가운데 김영훈 위원장은 10일 조승수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안에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회당 "진보양당 중심은 의미 없어"

    양 당은 연석회의 구성과 관련해 이처럼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이달 안 연석회의 구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해 구성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성희 위원장은 “이미 양 당 대표가 진보대통합에 대한 되돌이킬 수 없는 대국민 약속을 했다”고 말했고, 박용진 부대표 역시 “이미 국민들에게 약속한 만큼 합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부대표는 “연석회의의 범위를 놓고 이견이 보이고 있지만 이들 단체들과 언젠가 만나야 한다는 것은 모두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단지 그 시점이 초반이냐 아니냐의 문제로 풀기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이 12에 당 입장을 정리하기로 한 만큼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일련의 논의에 대해 사회당 신석준 사무총장은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정당을 만들고 책임질 사람들이 밀도 깊은 논의를 해야 한다”며 “다른 주체들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많은 주체들이 여기에 참여한다면 제대로 된 회의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만 실질적인 논의를 해 나간다면 양당 재통합으로 논의가 흐를 수밖에 없고 새로운 진보정당이 아무런 의미를 갖을 수 없다”며 “진보정치의 위기를 양당 재통합으로 돌파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 같은 세력중심의 논의는 선거를 앞두고 간판합치기 정도의 의미밖에 갖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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