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의 중심에서 평화를 외치다
        2010년 12월 11일 10: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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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무기를 내려놓으라!』는 전쟁의 추악한 맨얼굴을 폭로하고 평화운동의 깃발을 치켜든, 여성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베르타 폰 주트너(1843~1914)의 반전소설이다.

    주트너가 활동했던 19세기 후반 유럽은 이 소설의 배경이기도 한 네 번의 전쟁을 비롯해 유럽 안팎에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끊이지 않은 시대였다.

    모두가 ‘탐욕과 음모의 화신’인 적에게 징벌을 내려야 한다며 전쟁의 불가피성을 합창하던 시대에, 주트너는 마르타 알트하우스라는 한 여성의 시선으로 보통사람들이 전쟁에서 겪는 참상을 철저하게 묘사하여 군국주의 정신을 뒤흔들고 유럽 전역에서 평화의 외침을 이끌어냈다.

    이 소설이 출간된 1889년은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유럽과 미국의 평화운동가들이 파리에 모여 처음으로 세계평화회의를 개최한 해이기도 하다. 이렇듯 평화의 지지자들이 파멸로 치닫는 전쟁에 맞설 수단을 간절히 찾고 있던 그때, 주트너는 이 소설로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한 평화의 무기를 안겨주었고, 시대의 타성에 맞서 전쟁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소설의 성공으로 평화의 메시지가 퍼져나가면서 주트너는 평화운동의 대표자가 되었고, 생을 마칠 때까지 헌신적인 평화운동가로 활동했으며, 오늘날까지도 평화운동의 토대를 놓은 인물로 기억된다.

    소설의 배경인 네 번의 전쟁, 즉 1859년 오스트리아-이탈리아 전쟁, 1864년 프로이센-덴마크 전쟁, 1866년 프로이센-오스트리아 전쟁, 1870~71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은 허구가 아니라 실제 일어났던 전쟁들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운명은 실제 사건들과의 대결로 결정되며, 개인적 사건들은 객관적 사건들의 교차점에서 결정된다.

    주트너는 전쟁이 정치의 정당한 수단으로 인정되고 심지어 ‘만물의 아버지’로 미화되는 세상에서는, 전쟁의 실상에 대한 가차 없는 묘사만이 전쟁의 무의미함을 일깨울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소설 쓰기에 앞서 기사와 보고문을 꼼꼼히 연구하고, 목격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조사 작업을 충실히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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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베르타 폰 주트너

    여성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의 평화운동가이자 작가. 1843년 보헤미아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가정교사와 비서로 일하기도 했다. 1875년 양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르투어 폰 주트너 남작과 몰래 결혼식을 올린 후 친구가 있는 그루지야의 캅카스로 갔다.

    그곳에서 9년 동안 은둔해 지내면서 신문에 단편소설과 에세이를 발표하여 차츰 문필가로 이름을 알렸다. 1885년 다시 빈으로 돌아왔고, 1889년 세계 반전문학의 대표작 『무기를 내려놓으라!』를 발표하여 유럽 전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운이 감돌던 시대에 평화의 이념을 힘차게 외친 이 소설의 성공으로 일약 평화운동의 대표자가 되었다. 1891년 세계평화회의에서 국제평화국 부국장으로 선출되었고, 1892년 독일평화협회를 창립했다. 1899년과 1907년에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했으며, 1904년 미국 전역을 돌며 강연했다. 1905년 평화운동에 헌신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1914년 자신이 수차례 경고한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을 몇 주 앞두고 숨을 거두었다.

    역자 : 정지인 

    부산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고, 독일어와 영어로 된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그동안 옮긴 책들로 『버림받은 천사들』,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 『프레임 안에서』, 『르네상스의 마지막 날들』, 『그림과 눈물』, 『유쾌한 딜레마 여행』,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르네상스의 비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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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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