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2011년 예산도 '날치기'
        2010년 12월 08일 06: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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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도 새해 예산안이 야당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8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예산안이 ‘4대강 예산’으로 불리는 만큼 이번 예산안 통과로 정부의 4대강 사업추진에 가속페달이 밟힐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날 본회의에서는 UAE 파병 동의안도 통과되었다.

    민주당은 이에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과 함께 즉각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정부와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이후 민주당은 이번 예산안 처리와 한미FTA, 4대강 사업, 민간인 사찰 등을 묶어 국민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원외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과 야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두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정의화 국회 부의장이 개회를 선언하자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이날 본회의장은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의원들이 엉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1시 40여분부터 본회의장을 진입하기 위해 민주당 당직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으며 박희태 국회의장은 두 차례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이에 박희태 의장은 2시를 기해 본회의장 질서유지권을 발동했으며, 2시 20분 경 미리 회의장 내에 들어와 있던 정의화 국회부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회권을 위임했다. 이 사실을 인지한 야당 의원들은 의장석을 점거하고 스크럼을 짰으며 구호를 외쳤다.

    2시 40분 경 대부분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진입하면서 성원이 구성되자 본회의장은 일촉즉발의 기운이 감돌았다. 결국 오후 4시경 한나라당 의원들의 ‘작전’이 시작되면서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고성과 비명으로 가득찼다. 이 과정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여성의원들에게 들려나오다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다.

    결국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4시 30분 경 자리에 앉아 장내정리를 시작했으며 4시 45분 개의를 선포하고 불과 10분여 만에 예산안을 상정하고 결국 재석 166명, 찬성 165명으로 2011년도 새해예산안 가결이 선포되었다. 이후 일사천리로 예산안 부수법안과 UAE파병 동의안등이 연이어 통과되었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이 통과되어 다행”이라면서도 “민주당의 고질적인 예산안 발목잡기 지연전술과 폭력으로 인해 정상적인 국회운영이 어려웠던 부분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를 남겼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어 “말로만 심사를 외치며, 사실상 예산안 심사를 지연시킨 민주당의 이중적 행태는 두고두고 비난을 받을 것이며 국회 본회의장 안팎에서 일으킨 폭력에도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민주당의 국회 임무와 역할을 포기하는 낡은 정치, 국회 무력화 폭거에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신 후 들것에 실려나오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사진=정상근 기자)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란 표현을 사용하며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차 대변인은 “예산안 통과는 독재자 이명박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라며 “북한은 민족의 가슴에 총을 쐈지만 이명박은 국민의 자존심에 총을 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본회의 통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깃발의 하강식을 하는 날”이라며 “박희태 의장과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스런 강아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나라당에 대해 2012년 총선과 대선을 통해 국민의 저주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이 시대의 시대정신은 ‘정권교체’”라고 말했다.

    심재옥 진보신당 대변인도 “이명박 대통령을 살리려고 국회의 질서와 권위를 죽였고, 4대강 예산을 살리려고 민생과 국민들의 희망을 죽였다”며 “입법부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내팽개치고 대통령 친위대를 자처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당장 의원직을 반납하고 국회를 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수의 폭력에 기대어 날치기나 일삼는 한나라당은 아예 당명을 ‘날치기당’으로 바꾸는 게 어떤가”라며 “조직폭력배와 다름없는 그 행태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남아있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국민들의 심판이 있기 전에 자진해서 국회를 떠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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