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농민 5천명 “한미 FTA는 재앙”
By mywank
    2010년 12월 08일 05: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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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 사태가 지속되고 재협상을 통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타결되자, 성난 농민 5천여 명(주최 측 추산)이 “쌀값 보장”이란 머리띠를 두르고, “FTA는 재앙”이란 피켓을 들고 광장으로 모였다. 8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2010 전국농민대회’는 쌀 대란에 수수방관하고, 한미 FTA 국회 비준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강력히 성토하는 장이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가톨릭농민회 소속 28개 농축산단체로 구성된 ‘농민생존권 쟁취, FTA 저지 농축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주최로 열린 이날 대회에서 농민들은 한국 농업을 위기로 몰고 있는 이들을 상징한 ‘볏짚 허수아비’를 불태우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8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는 ‘2010 전국농민대회’가 열렸다 (사진=손기영 기자) 

비대위는 이날 대회 결의문을 통해 △쌀 대란 대책 수립 △한미 FTA 추진 중단 및 협정 폐기 △4대강 사업 중단 △농민을 위한 방향의 농협 개혁 △대기업 농축산업 생산과정 진출 중단 △구제역·태풍·이상기후 등에 대한 대책 마련 등 농촌문제 해결을 위한 6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한편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축산농가 농민들을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농촌문제 안중에도 없는 MB정권"

임봉재 가통릭농민회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연평도 포격이란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되고, 구제역이 전국저긍로 확산되는 등 난리를 틈타 이명박 정권은 한미 FTA를 타결시키고 4대강 예산을 강행처리하려고 한다. 쌀 대란 등 농촌문제는 안중에도 없는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조속히 쌀 대란이 해결되고, 한미 FTA가 폐기되며, 4대강 공사가 중단되길 바란다”며 “오늘 투쟁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시기, 이명박 정권에 맞서 투쟁에 나서고 있는 동지들과 함께 힘 있게 투쟁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들이 쌀값 보장, 한미 FTA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FTA는 재앙" (사진=손기영 기자)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한여름 땡볕에서 땀을 흘리며 어려운 농사를 묵묵히 했다. 하지만 쌀값은 지난해처럼 형편없는 상황”이라며 “비료·농약·기름 값과 인건비 등은 내려가지 않고 있고, 특히 올해는 하늘도 무심한지 태풍, 이상저온 등으로 날씨마저 좋지 않았다. 수확을 하고 농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빚을 갚으라는 독촉장일 뿐”이라며 어려운 농촌 현실을 전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는 공산품을 외국에 팔아 기업가들의 이익만 챙겨주려는 정부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농민들은 더욱 더 살길이 없어지게 된다. FTA는 농민들에게 ‘쥐약’과 다름없다”며 “한미 FTA를 결코 좌시할 수 없고, 끝까지 이를 폐기하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생명의 쌀 북한으로"

농촌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각계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연평도 사태는 다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줬다”며 “우리 농민들이 수확한 ‘생명의 쌀’을 북한으로 보낼 때 한반도의 평화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FTA 반대의 뜻을 전하는 문화공연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농민들이 ‘볏짚 허수아비’를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벌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정희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갈수록 농민들의 머리에 ‘하얀 눈’만 쌓이고, 연세가 있는 분들만 농촌을 지키는 현실이 서글프다. 이런 현실을 만든 정권은 오히려 4대강 공사를 추진하며 농민들이 농사를 못 짓게 내쫓고 있다. 농촌문제가 내 부모님, 내 문제로 생각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는 오후 3시 50분경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지만, 대회 시작 전 경찰 측이 행사 일부 소품을 빼앗고 농민단체 간부의 안경을 빼앗는 등 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쌀 대란 대책 수립 및 한미 FTA 국회 비준 중단 등을 촉구하며 오는 9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하는 등 투쟁의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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