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 새정당 건설 합의
        2010년 12월 07일 12:46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7일 당 대표 회담을 통해 ‘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을 위한 진보신당-민주노동당 대표 합의문’을 발표해, 진보진영의 통합에 탄력을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조승수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여의도 한 호텔에서 만나 진보정당 통합과 양당 간의 현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열망에 부응해 ‘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앞장 △광범위한 진보세력이 참여하는 ‘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뜻을 같이 하고, 이에 동의하는 진보진영 대표자들의 회동(연석회의) 함께 추진 △비정규직 철폐, 한반도 평화실현, 4대강 사업 저지, 한미FTA 폐기 등 당면 현안 적극 공조, 양 당 간의 교류 협력 강화 등 3개항에 합의했다.

    이 달 안에 연석회의 구성키로

    양 당 대표는 또 이날 합의된 연석회의를 오는 15~25일 사이까지 구성키로 했으며, 참여 범위 등을 놓고 3대3 실무회담을 진행키로 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7일 진보대통합을 위한 대표회담을 열었다.(사진=정택용 기자 / 진보정치) 

    이로써 양 당이 공식 의결기구를 통해 결정한 진보대통합이 본격 시동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몇 가지 쟁점은 남아있다. 우선 양 당 선통합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왔던 민주노동당이 연석회의 구성으로 방향을 틀긴 했지만 여전히 양 당 통합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연석회의도 양 당이 공동으로 공식 제안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두 당의 통합과 나아갈 길에 뜻을 같이하는 많은 분들에게 제안하는 자리”라며 “두 당의 대표가 모여 제안하는 이 자리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두 당이 먼저 힘을 합쳐 뜻을 모아나가는 것이 많은 분들이 바라는 바”라며 양 당 관계에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하지만 진보신당은 이 대표가 제안한 방식이 ‘양 당 주도’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진보신당이 이번 만남을 연석회의 구성의 한 과정으로 보는 것도 그 이유다. 진보신당은 따로 9일 사회당과, 다음 주 민주노총과 연석회의 제안을 위해 대표회담을 연다는 계획이다.

    진보양당 강조점 차이 있어

    이날 합의문에서 ‘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두 가지 용어를 병행해 사용한 것도 이 같은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은 “진보신당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주장하는데 비해 민주노동당은 진보정치 대통합을 제안하고 있어 두 문구를 함께 넣었다”고 밝혔다.

    두 문구의 어감 차이가 큰 것은 아니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기존 진보정당들을 원점에서 재구성하는 개념인 반면 ‘진보정치대통합’은 기존 세력 간의 통합에 강조점을 두는 것이다. 진보진영 최대 주주인 민주노동당과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한 진보신당 간의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이와 함께 진보신당은 통합정당으로 가는데 있어 과거 민주노동당의 정당운영 방식에 대한 일정한 ‘과거 청산’을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노동당이 여기에 동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앞으로 연석회의 운영 과정에서 이 문제를 두고도 일정한 마찰이 생길 수 있다.

    그동안 조승수 대표는 여러 차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해서는 과거 패권주의 등의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는 반면 이정희 대표는 <레디앙>인터뷰에서 “양 당 분당과정에서 상처받은 과거는 묻고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표 모두발언에서도 조승수 대표는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정치공학적 통합이 아니라 과거 진보정당운동에 대해 돌아보고 다시는 실패하지 않는 새로운 내용을 채워서 갔으면 한다”고 밝히면서 이 부분을 강조했다.

    국민참여당 참여 여부, 논란 가능성

    또 하나의 쟁점은 참여대상 범위다. 양 당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민주노동당이 ‘반MB연대’를 당론으로 지정한 반면 진보신당은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을 신자유주의정당으로 분류하고, 이들을 제외한 ‘진보대연합’을 주장하는 만큼 연석회의 참여대상 범위를 놓고도 이견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이 문제와 관련해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내부에서도 정리되지 못한 상태인 만큼, 우선 양 당에 공통적인 연대 대상인 사회당, 민주노총 등의 참여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낼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후 비민주 야권연합을 강조하는 시민회의나 국민참여당에 대한 논의로 넘어갈 경우 연석회의뿐 아니라 양 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조승수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진보 열차를 함께 타고 종착역을 향해서 달려가는데 진보 열차에 자리가 많아서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행을 방해하는 술에 취한 사람까지 태울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표회담 모두발언에서 이정희 대표는 “함께 싸워나갈 일이 많기에 힘을 모아내는 이 자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진보신당과 함께 뜻을 모아 (진보대통합을)빠르게 추진했으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생각 같아서는 내년에 따뜻한 때 결실을 맺었으면 참 좋겠다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 남북관계, 한미FTA 등 이 모든 사안을 보더라도 진보진영이 제대로 된 힘을 합쳐서 공동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함께 현안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과 믿음을 바탕으로 한 진보대통합이라는 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