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엔 아직도 눈물이 흐른다
    2010년 12월 04일 01: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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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천성산과 새만금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제 몇이나 있을까? 2007년 12월 7일, 태안 앞바다의 끔찍한 사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몇이나 있을까? 3년 전 태안 앞바다의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인간띠’가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아 복구 작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재앙 이후 3년, 기름에 절어 날지 못했던 바다새와 순식간에 삶의 기반을 잃고 말았던 태안의 주민들의 삶에 우리 사회는 최소한의 관심이라고 갖고 있는 것일까? 자문하고 싶다. 사고의 가해자 삼성중공업과 그 공범자인 현대오일뱅크는 과연 자신들의 책무를 다했는지조차 관심을 두고 있던 사람들이 이 사회에 몇이나 되었을까?

2010년 2월, 전 피해민연합회 위원장이었던 성정대 씨는 자살을 택했다. 양식업 실패에 대한 절망감에 2년 동안 피해의 1%도 보상을 받지 못한 지지부진한 성과에 대한 자책감에 시달렸던 것이 이유였다.

새책 『태안은 살아 있다』(희망제작소 기획, 노진철 외 지음, 동녘, 22,000원)는 기름 유출 사고 이후 3년, 다시 쓰는 태안 리포트다. 2007년 사고 당시 구성된 재난관리 전문가 조직이 사고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연구하기 시작한 데서 출발해 2010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연구자들이 애정을 가지고 태안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연구한 자료를 모은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의 총체적 보고서다. 이 책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아픈 기록이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을 환기하고 있기에 더없이 소중한 책이다.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가 난 지 3년이 지났지만 태안에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들이 너무나 많다고 한다. 2010년 2월 말까지 보상 청구된 주민들의 피해 건수 7만 2,402건 중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의 사정이 완료돼 보상금이 지급된 것은 653건에 불과하다. 0.9%의 비율이다.

게다가 책에 따르면 최근 태안의 330여 가구에 630여 명이 살고 있는 마을에 사고 이후 15명의 암환자가 발생했다. 피해주민들은 “암환자 대부분이 당시 방제용 마스크가 없어 헝겊으로 된 일반 마스크에 손수건 한 장을 덧대고 장기간 방제 작업을 했고, 특히 고압 세척기를 이용한 방제 작업에 참여했다”며 기름 유출 사고와의 연관성을 제기하고 있다.

자연은 놀라운 생명력으로 다시 푸른 바다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모든 주민들의 삶이 기름 재앙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지는 못했다. 이 책은 진정한 생태계의 복원은 인간 공동체가 함께 복원되었을 때 가능한 것임을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의 존재 이유 역시 태안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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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저자

노진철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경희대학교 NGO대학원 강사)
이재은 (충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양기근 (원광대학교 소방행정학부 교수)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
유현정 (충북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김혜선 (강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겸훈 (한남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이평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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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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