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진실을 줘"
    2010년 12월 04일 01: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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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1980년 12월 8일. 존 레논이 네 발의 총알에 피격당해 숨진 날이다. 올해는 레논이 세상을 뜬 지 30년이 된 해다. 신간 『레논평전』(신현준 지음, 리더스하우스, 18,000원)은 저자가 17년 전에 출간했던 『이매진: 세상으로 만든 노래』를 새롭게 고치고 보태어 다시 출간한 책이다.

대중음악인에 대한 평전은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건 그들의 직업이 음악인이기 때문이다. 직업이 음악인인 이상 대중이 궁금한 건 음악인의 삶 이전에 그의 음악이니까. 음악은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 먼저잖아.

그래도 이 책에 호감이 가는 건, 일단은 존 레논이니까. 그리고 저자의 집필 의도 때문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대중음악 평론가인 신현준은 머리말에서 이렇게 집필 의도를 밝히고 있다.

“존 레논이 20세기 대중음악계 최고의 스타이자 아티스트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가 모든 사람에게 원만하게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고 연주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감출 것도, 읽을 것도 하나 없다는 듯 모든 사람들이 자기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들여다보기를 원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전설이 된 팝 스타의 신화를 반복하기보다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 존 레논의 진실에 가깝게 접근하려고 했다. 그게 ‘내게 진실을 줘(Gimme Some Truth)’라고 노래한 사람에 대한 예의이자 의례라고 생각한다.”

책 속의 레논은 신화가 아니라 인간이다. 평화주의자였던 레논의 모습과 그의 걸작인 ‘이매진’으로 레논을 사랑하는 사람이 리버풀의 노동자계급의 아이였던 레논의 마초적 모습을 연상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미술대학을 다니던 시절 보헤미안적이었던 미대 학생들과 거리감을 느끼던 레논의 모습이라니!

저자는 열일곱에 어머니를 잃었던 레논이 슬픔을 밖으로 드러내지 못했던 모습에서 “당시 리버풀 노동자들의 남성우월주의는 레논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것을 읽고, “미대생들은 헐렁한 스웨터를 입고, 비트 작가의 작품을 읽었으며, 재즈 음악을 들었다. 몸에 달라붙는 검은색 진을 입고, 귀밑까지 머리를 기르고, 로큰롤을 듣던 레논은 미대 동료들로부터 소외감을 느꼈다”고 알려준다.

물론 이 책이 레논을 우습게 만든다는 건 결코 아니다. 한편으로 이 책은 레논의 사회 참여적이었고 성찰적이었던 삶과 음악 역시 부단히 강조한다. 인간 존 레논의 모습이 궁금한 자, 왜 여전히 존 레논인지를 질문하는 무수한 그의 팬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 * *

저자 – 신현준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서 ‘문화산업의 정치경제학’을 전공하고 2001년 한국의 음악산업을 연구하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부터 대중음악에 관한 글을 써서 여러 신문과 잡지에 기고하고, 여러 권의 음악 관련 서적을 저술했다.

1995년에는 ‘얼트 바이러스(alt. virus)’라는 대중음악 비평 동인 그룹을 이끌었고,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소란’이라는 이름의 인디펜던트 록 페스티벌을 조직했으며, 1999년에는 대중음악 웹진 ‘웨이브(weiv)’를 창간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로 있으면서, 대중문화와 대중음악에 관한 비교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국제적 저널 ‘Inter-Asia Cultural Studies’의 편집위원과 ‘The Journal of Popular Music’의 국제고문위원직을 겸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빽판 키드의 추억』(2006),『한국 팝의 고고학 1970』(2005), 『한국 팝의 고고학 1960』(2005), 『신현준의 월드 뮤직 속으로』(2003), 『글로벌, 로컬, 한국의 음악산업』(2001), 『입 닥치고 춤이나 춰』(1998), 『록 음악의 아홉 가지 갈래들』(1998), 『얼트 문화와 록 음악 1/2』(1996/199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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