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월드컵 유치해야 하나, 성찰을”
        2010년 12월 03일 06: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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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새벽 결정된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에서 한국이 고배를 마시면서 곳곳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그런데 진보신당 정책위원회가 “이번 유치전의 실패를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관행처럼 매달린 메가스포츠 이벤트에 대해 차분하게 돌아볼 기회가 제공되었다”는 것이다.

    진보신당은 “2022년 유치 실패는 오히려 2030년 이후의 월드컵 유치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월드컵과 같은 메가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맹목성”이라고 지적했다. 진보신당은 “내년 3수가 넘어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결과가 나오는데다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얼마 전에 있었던 전남의 F1 대회는 수많은 오점을 남기고, 당초보다 최소 2천억원이 넘는 건설 부채만을 전라남도에 지워주었다”며 “지금껏 우리는 한번도 ‘왜 월드컵이 우리사회에 유치되어야 하는가’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성찰의 기회”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메가스포츠 이벤트라는 맹목적 신화를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 왔다”며 “공정성이 생명인 스포츠는 불공정한 우리 사회를 비추어보는 거울로 스포츠정신을 질 낮은 정치논리로 흠집내기보다는, 스포츠의 정신에 입각하여 우리를 비추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덧붙여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이번 월드컵 유치 유인기제로 남북관계를 들고 나온 것과 관련해 “한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하면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인 한반도 평화정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인데, 이는 이미 2002년 월드컵에서 시효를 다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진보신당은 “정몽준 회장은 2002년 월드컵 개최가 확정된 후, 2001년부터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해 ‘단일팀 보다 경기력이 우선’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는데 지금과 같은 남북 경색국면에서 또 다시 남북단일팀 문제로 FIFA 집행위원들을 설득하겠다니, 정몽준 회장에게 남북관계는 오로지 월드컵 유치할 때 써먹을 수단에 불과한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시각이 그대로 <조선일보>니 <중앙일보>에 반영되어 월드컵 유치 실패가 마치 북한의 도발로 인해 만들어진 안보불안 탓인 양 하는 분석기사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월드컵 개최지 결정은 FIFA의 내부 비리와 이를 우회적으로 돌파하려는 노회한 FIFA의 정치공학이 만들어낸 결과인데 우리 언론은 마치 월드컵 유치경쟁에 ‘누라도 끼칠 것’처럼 냉담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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