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거 중 1공장, 일부 가동하나?
    By 나난
        2010년 12월 01일 05: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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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로 점거농성 17일째를 맞은 현대차 사내하청지회에 대해 정부와 현대차가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정부는 어김없이 ‘불법’을 운운하며 법원 판결 당사자와 사내하청 노동자를 분리시키고 있으며, 현대차는 1공장 일부 라인 가동 계획을 세우며 농성자 고립 작전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점거 농성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농성장 밖 조합원에 대한 강도 높은 탄압도 계속하고 있다.

    농성장 밖 조합원 탄압 강도 높여

    노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현대차 측은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농성 중인 울산 1공장 일부에 대한 정상가동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내하청지회가 점거 중인 의장 11라인 CTS(도어 탈착) 공정을 제외하고, 12라인에 대해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11라인은 엑센트와 클릭 혼류, 12라인엔 베르나가 생산된다.

    회사는 도장 공정까지 하나의 컨베이어벨트로 3가지 차종이 내려오다 의장 공정에서 11라인과 12라인으로 나눠지는 만큼, 도장라인에서 넘어오는 베르나 차종만 따로 빼 12라인을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측은 2일부터 12라인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12라인에 속하는 인원은 1공장 전체 정규직 3,200명, 비정규직 1,000명 중 각각 300명, 150명 정도다.

       
      ▲ 현대차 사내하청지회가 점거 중인 1공장 11라인 CTS 공정.(자료=이은영 기자)

    현대차 사내하청지회 1공장 관계자는 “어제 회사에서 12라인 가동을 위해 도장 공정에서 12라인으로만 차종이 넘어갈 수 있도록 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렇게 할 경우 공장 점거와 상관없이 12라인 가동은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회사는 그간 1공장에 대해 휴업조치를 운운해 왔다. 강호돈 현대차 부사장은 1일 사내방송을 통해 “이미 1만8,000여대, 2000억 원 이상의 생산손실을 입었고, 1공장의 경우 잔업, 특근 중단에 이어 휴업조치까지도 심각히 고민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동안 정규직 노조인 현대차지부의 강한 반발로 휴업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파업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자 12라인에 대한 가동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지속될지 일시적인 가동으로 끝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용역업체 직원, 노동자 폭행 후, 경찰에 넘겨

    한편, 공장 점거 농성 조합원을 제외한 울산과 아산, 전주사내하청지회에 대한 다각적인 탄압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30일 울산 2공장 점거에 나섰던 조합원들이 대거 경찰에 연행된데 이어, 사내하청지회 2공장 이 아무개 대표 등 5명도 공장에서 점심을 먹다 회사 측 용역업체 직원들에 의해 폭력을 당한 뒤 경찰에 인계됐다.

    이 대표 등은 얼굴과 눈, 허리 등에 큰 상처를 입었으며, 30일 오후 풀려나 병원에서 치료받았지만, 용역업체 직원들의 ‘현행범’이라는 주장에 경찰이 사실 확인도 없이 이들을 연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행정안전위 소속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이 문제와 관련 울산경찰청장을 만났지만 울산경찰청장은 신고가 들어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했을 뿐이라는 말만 했다”며 “회사 용역들은 불법 점거라며 (조합원들을) 현행범으로 경찰에 넘겼는데, 이동 중인 사람까지 현행범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어 “경찰이 직접 (현행범 여부를) 판단해야 함에도, 용역업체 직원의 말만 듣고 연행하는 것은 회사와 경찰이 짜고 파업 대열을 흩트리려는 것으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그 동안 원하청 사이의 강고한 연대로 회사 측이 쉽사리 탄압하지 못했던 전주공장에서도 물리적 마찰이 발생했다. 1일 전주사내하청지회는 6시간 파업을 벌이며 트럭2공장 라인을 세웠지만, 회사 측 관리자 300여 명과 마찰이 발생하며 부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전주, 아산 지회 부분 파업

    지회에 따르면 관리자들은 공장 집기를 드러내며 농성 해제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했다. 안경을 쓰고 있던 조합원이 눈을 가격당해 안경이 부서지고, 눈 위가 찢어졌다. 그는 병원으로 긴급후송돼 13바늘의 봉합을 받기도 했다.

    아산공장의 경우 정규직 조합원들이 공장 정문 안팎에 천막을 설치하자 이날 오전 8시경 관리자들과 용역업체 직원이 모두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3명의 조합원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실려갔으며, 이 중 한 명은 갈비뼈에 큰 손상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사내하청지회는 이날 주야간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다.

       
      ▲ 1일, 전주사내하청지회가 6시간 파업에 들어가며 트럭2공장 라인을 세우자 회사 측 관리자들이 이들을 끌어내며 몸싸움이 일었다.(사진=전주사내하청지회)

    이런 가운데 정부는 사내하청지회의 파업이 불법이라면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생산시설을 볼모로 무력으로 점거함으로써 국민경제 위축시키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즉각 불법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데 이어 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현대차 소속 근로자가 아니기에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의 집단행동으로 봐야 한다”며 대법원 판결과는 다른 주장을 펼쳤다. 

    그는 1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내하청지회는 현대차의) 교섭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고, 노동조합법상 주요 생산시설을 점거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불법”이라며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 역시 임금 향상 등이 아닌 소속 회사를 바꿔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재완 장관, 공권력 투입 가능성 시사

    이어 그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다 하더라도 법률적으로만 보면 (소송 당사자) 2명의 해당 근로자에게만 효력이 지속된다”고 말하며, 대법원의 판결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대법원은 그간 제조업 사내하청을 도급으로 판단, 파견법에 적용받지 않던 관행에 제동을 걸고, 이를 파견으로 간주하며 원하청 간 근로지휘관계를 인정했다.

    박 장관은 사내하청지회의 점거농성과 관련해 “한쪽이 무력을 사용해 파업을 좀 더 발전시켜 공장을 점거한 상황을 해소 시켜주는 것이 정부의 기본의무”라며 “이런 상태가 장기간 진행된다면 그대로 방치하긴 어렵다”며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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