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무능의 '가죽잠바' 벗어라"
    2010년 11월 30일 06: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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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불안하다

어제 대통령은 북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그러나 담화는 공허했다. 응징과 보복을 다짐하는 것 외에 현재의 위기를 해소할 어떠한 설득력있는 방안도 담지 못했다. 더욱이 지난 28일 중국 다이빙궈 특사의 6자 수석대표 회담 제의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거부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안보를 지키는 수단은 조지 워싱턴호를 서해로 불러들이는 것과 보복을 공언하는 말 말고는 없어 보인다.

국민들은 불안하다.

우리와 반세기 이상 대결하고 있는 북한의 존재 때문에 불안한 것만이 아니다. 북한은 언제나 상수일 뿐이다. 오히려 지금 국민이 느끼는 불안은 이 나라 안보를 책임져야 하는 이명박 정권의 안보 무능과 무책임에서 나온다. 우리 국민은 정부 수립 이후 가장 안보에 무능한 정권 하에서 전쟁의 공포가 일상화된 시대를 ‘생활’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가슴 졸이며 묻고 있다.

민간인 2명을 포함해 총 4명이 사망한 연평도 사태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임은 명백하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북한군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자위적 대응에 실패했다. 조준된 북한군의 포탄이 군부대와 민간인 지역을 폭격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군의 대포는 고장 난 채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았다.

북한군의 포가 발사된 지점을 파악하지도 못해 허둥댔고, 그나마 가동된 일부 우리 군의 자주포는 어디를 향해 쏘았는지도 불분명하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 군의 대포들이 왜 유사시에는 새떼를 쫓고, 허공을 가르는지 의문투성이일 뿐이다.

북한의 도발 징후와 경고는 무시됐고, 주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조치도 행해지지 않았다. 대통령의 말은 ‘확전방지’와 ‘몇 배로 응징하라’를 오가며 갈피를 잡지 못했다.

특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연평도가 있는 서해 NLL 인근은 불과 8개월 전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우리장병 46명이 희생된 지역이라는 점이다. 대북 경계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되는 비상한 상황이어야 마땅하건만, 이 정권은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다.

8개월 전에 당한 자리에서 또 당했다는 것인데 과연 이 정권이 천안함이 북의 공격에 의해 침몰됐다는 것을 믿고나 있는지 의심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이런 정권에게 나라의 안보를 맡겨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 상에서는 이러한 이명박 정권의 안보 무능을 조롱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내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이명박 정권의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제목으로 회자되고 지독한 조롱이다.

이 글의 내용은 ‘이명박 대통령이 위기 상황에서 하는 일 1단계는 가죽잠바를 입는다. 2단계는 지하벙커에 들어간다. 3단계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한다. 그리고 상황종료라는 것’이다. 우리의 대통령이 이런 조롱을 받는 것은 안타깝고 슬픈 일이지만, 이명박 정권의 안보 무능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해 준다.

안보는 총대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대통령이라면 이러한 위기 상황, 그리고 이 위기를 관리하는데 있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리더십과 대안을 보여주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위기 해소, 위기관리를 위한 총체적 대안 없이 보복의 악순환만을 해법으로 갖고 있는 것은 더 큰 우려를 낳게 한다.

안보는 총대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군을 기본으로 경제를 지키는 경제 안보, 외교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외교 안보 등이 최고통치자인 대통령의 리더십과 조화를 이루는 포괄적, 총체적 안보를 이룰 때 평화 지키기는 가능하다.

그러나 포괄적 안보는 고사하고 이명박 정권은 우리 군을 해외 건설 사업 수주를 위한 뒷거래 수단으로 썼고, 성남 공군 비행장 입구에는 역대 대통령 누구도 국방의 필요성 때문에 시도하지 못했던 재벌의 초고층 빌딩 건설을 허가하기도 했다.

또한 참여정부 때에 시작된 군 개혁 작업도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다. 국방에 대한 이명박 정권의 참담한 인식 수준에 대한 우려는 이번 연평도 사건을 통해 현실로 증명되었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3년 만에 상승의 최정예 우리 군은 연전연패의 당나라 군대가 돼가고 있는 것은 인정하기 싫지만 우려스런 현실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긴장을 높이는 대통령의 발언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군사적 대결의 긴장이 높아진다면 어떤 기업과 나라들이 안심하고 거래를 트고, 무역을 할 수 있겠는가. 이는 곧 우리 국민에겐 큰 짐으로 돌아올 것이 자명하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언명했던 정부가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가는 격이다.

아울러 어떤 상황에서도 외교를 풀 수 있는 것을 군사적 수단으로 풀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국제 관계의 상식에 속한다. 지금 한반도는 북한의 농축우라늄 사태와 서해의 긴장고조로 먹구름에 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사적 수단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

대통령은 안보무능의 상징 ‘가죽잠바’ 벗어던져야

국방에 대해, 안보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그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귀를 열고 품을 열어야 한다. 지금 대통령은 냉전적 인사들의 목소리에는 지극히 민감한 대신, 국민 전체의 불안과 위기에 대해서는 귀를 닫고 있다. 안보만큼은 초당적 안보 협의체를 구성해 국민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야당과 시민사회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중국의 6자 수석대표 회담 제안도 수용해야 마땅하다. 외교적 안보력을 극대화시키는 데 다자간 안보틀은 무엇보다 유의미하다. 특히 다자간 안보라는 차원에서 6자회담을 통해 핵 문제 뿐만 아니라 서해 평화 정착 및 한반도 평화 체제에 대한 의제까지 포괄적으로 검토할 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안보에도 무능할 뿐만 아니라, 위기관리마저 무책임하다면 이것이야 말로 가장 큰 안보 문제이고, 위기 심화의 원인이 아니겠는가.

무엇보다 국민을 안심시키고, 주변국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할 때다. 남북관계 및 한반도 위기를 근본적이고 포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해법이 필요할 때이며, 대통령의 리더십은 바로 이것을 위해 발휘되어야 한다.

가죽잠바를 입고 지하벙커로 들어가는 대통령이 아니라, 위기를 해소하고 평화를 불러오는 방안을 넣은 가방을 들고, 각 나라를 설득해 협상력을 발휘하는 대통령, 이것이 우리 국민이 지금 바라는 대통령의 모습이다.

대통령은 이제 안보 무능의 상징인 가죽잠바는 제발 벗어던지고, 안보를 일구는 포괄적 해법을 가진 유능한 협상가로 다시 나서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엔 평화를 약속하는 대통령이 절실하다.

이 글은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가 자신의 블로그(www.minsim.or.kr)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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