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투쟁’은 연대파업이다
        2010년 11월 30일 02: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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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5일 현대차 울산 시트공장 점거파업 폭력진압, 1공장 점거파업, 17~19일 2~3공장, 전주·아산공장 파업, 20일 1공장 농성장 침탈, 황인화 조합원 분신 항거, 11월 22일 금속노조의 총파업 결의, 24일 금속노조 결의대회 4천명 집결, 26일 금속노조 10만 조합원 잔업거부 투쟁, 27일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7천명 집결…

    전국적 연대투쟁 만든 현대차 비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은 노동자들의 분노를 만들어냈고, 분노는 사회적 연대로 이어졌다. 울산공장에서 불붙기 시작한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화의 촛불이 전국으로 타오르고 있는 것이다. 용역깡패의 폭력으로 파업을 진압할 수 있다고 믿었던 현대차 자본은 당황했다.

    비정규직의 폭력을 유발하고, 정규직과의 갈등을 야기하며, 외부세력 개입 여론을 만들려고 발버둥 쳤지만 단 한 가지도 성공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정부를 협박해 공권력을 투입하거나 용역깡패를 동원해 폭력적으로 농성장을 진압해 1공장 점거를 진압할 작전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폭력진압으로 현대차 자본과 정몽구가 치러야 할 대가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감내해야 할 희생의 수십배, 수백배에 이른다. 그래서 회사가 선택한 것은 대화와 탄압 중단을 미끼로 농성을 중단시키는 전술이었다.

    회사는 노조 간부들을 고소고발과 손배가압류를 때리고, 농성을 중단해야 대화에 나서겠다고 협박하는 한편,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며 거래를 손짓했다. 조합원을 분열시키고, 지도부를 회유해 파업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이었다.

    조합원 분열, 지도부 회유 노리는 현대차

    이 과정에서 현대차지부는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며 금속노조-현대차지부-비정규직3지회가 참여하는 특별교섭을 열어 △고소고발철회 △고용보장 △지도부 신변보장 △불법파견교섭 대책마련을 요구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은 파업의 발단이 되었던 시트사업부 동성기업의 고용보장과 민형사상 면책만 합의하고, 불법파견 정규직화는 장기적 과제로 하자는 이경훈 지부장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3차례에 걸친 3자 회담(금속, 현대차, 비정규직3지회)은 조합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비정규직지회 지도부는 발을 빼겠다는 이경훈 지부장과 사업부 대표들의 협박에 시달려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대다수는 지부의 제안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고, 불법파견 정규직화에 대한 교섭을 조건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강력한 입장을 지도부에 피력했다. 금속과 현대차지부의 안은 하청업체로 고용승계받고 농성을 중단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정규직화 성과 없이 농성중단 없다’

    결국 지도부는 원칙과 명분을 지켰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현대자동차와 불법파견 정규직화 교섭을 열기 위한 과정으로 특별교섭에 참가하기로 결정하면서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있는 합의없이 농성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비정규직 동지들은 ‘정규직화 성과있는 합의’를 위해 울산1공장에서 점거파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2~3공장, 아산과 전주공장에서 위력적인 파업을 벌여내고, 양재동 상경투쟁을 통해 완강한 파업투쟁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15만 금속노조의 총파업이다. 현대자동차 이경훈 지부장은 11월 26일 현자지부 신문에서 “어느 사업장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투쟁’으로 귀결될 수 있도록 동지들의 현명한 판단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경훈 지부장은 ‘아름다운 투쟁’ 운운하며, 영웅적인 농성을 벌이는 조합원들에게 하청업체로 고용을 보장받고 농성을 중단하라고 협박하고 있다. 심지어 현대차지부는 11월 29일 <현자지부소식>에서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있는 합의없이 농성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쟁대위 결정사항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사태해결을 풀어가 보고자하는 현자지부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아름다운 투쟁’은 추위에 떨며 하루에 두 끼를 간신히 먹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김밥을 갖다주며 농성을 중단하라고 협박하는 것이 아니라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파업으로 비정규직 동지들의 손을 마주 잡는 것이다. 아름다운 투쟁은 다름 아닌 연대파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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