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번 다시 이런 기회 없습니다"
    By 나난
        2010년 11월 30일 01: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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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회사의 비정규직 노동자 탄압에 항거해 분신한 황인화 조합원이 29일 병상에서 편지를 보내왔다. 1공장 농성 조합원들은 29일 밤 9시, 보고대회를 열고 황 조합원의 편지글을 낭독했다. 최근 며칠간 교섭과 관련된 혼란으로 다소 어수선했던 농성장 분위기는 이날 급격히 반전됐다.

    병상에서도 꿋꿋하게 결의를 다지고 있는 동료의 절절한 호소를 듣고 있는 조합원들의 눈에서는 빛이 났다. 편지글 낭독 중간에 갑자기 단전이 실시됐지만 암흑은 그 빛을 감출 수 없었다. 아래는 황 조합원 편지 전문이다. < 금속노조 편집자 주>

                                                      * * *

    안녕하십니까?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조합 조합원 황인화입니다. 모든 분들이 저의 행동에 많이 놀라시고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려 너무나 죄송합니다. 따뜻한 관심과 격려로 손목 수술도 잘받았으며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내려와 열심히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치료를 받으면서 살고 싶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으로 이 악물고 아픔과 고통을 이겨내고 치료를 받고 있지만 저 추운 1공장안에서 점거 파업을 하고 있는 동지들을 생각하면 더 이상 저가 나약해 질수가 없었습니다.

       
      ▲부산 베스티안 병원으로 후송되어 응급치료를 받은 황인화 조합원의 모습. 눈매가 매섭게 살아있다.(부산양산=유장현)

    정규직! 비정규직 비조합원 형님 동생 여러분. 저희가 2005년에 아~!우리가 일하는 게 법에 저촉되는 불법파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로만 법대로 하라고 외치던 원청에서 편법으로 우리들의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있었습니다.

    이번 우리투쟁은 대법원 판결에서도 인정한 "정당한 투쟁" 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 기회에 우리의 정당한 요구인 정규직화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두 번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것입니다.

    정규직 비정규직 비조합원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이번기회로 서로의 벽을 깨고 하나가 되고 진정으로 형님아우가 되어 우리자식들에게까지 비정규직이란 명분으로 노동자를 갈라치게 하지 않도록…

    꼭!도와주십시오!! 정규직 형님들! 힘차게 저희의 투쟁을 지지 엄호해주십시오! 함께 투쟁하여 주신다면 정말 큰 힘이 되겠습니다. 비조합원 여러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당장 조합에 가입하시어 한명이라도 더 정규직이 되어 함께 일 할수 있도록! 우리 함께 투쟁하여 이겨서 비정규직 철폐하고 떳떳하게 우리 힘으로 정규직이 되었다는 자부심을 가집시다.

    "권리위에 잠든 자는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당연히 가져야 할 정규직의 권리를 포기하지 말고 이번에 힘차게 열심히 투쟁하여 이번기회에 비정규직 철폐합시다. 모두가 정규직화가 되어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줍시다!

    많이 힘들고 춥고 배고파도 우리의 투쟁이 떳떳하기에 견뎌낼 수가 있었습니다. 꼭! 연대해 주실 거라 믿겠습니다. 저도 꼭 다 나아서 현장에서 일하고 싶고 정규직 명찰을 달고 일하고 싶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품질 좋은 차, 세계 최고의 명품자동차 회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2010년 11월 29일 병상에서 황인화 올림

    * 이 글은 금속노조 기관지 <금속노동자 www.ilabor.org>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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