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 2세의 천인공노할 폭력 만행
        2010년 11월 29일 01:22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국내 유수의 재벌가 2세가 50대 운수 노동자를 야구 방망이로 구타하면서, 매 값이라며 돈을 ‘던져준’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러진 사실이 폭로돼, 이를 접한 수많은 사람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은 29일 ‘믿기지 않는 구타사건 “방망이 한 대에 100만원’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통해 최태원 SK회장의 사촌동생인 M&M 전 대표 최철원 씨가 화물연대 소속 탱크로리 운전기사 유홍준(52) 씨를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로 10여 차례 강하게 구타한 사실을 폭로했다.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구타는 계속됐다"

    최 씨에게 야구 방망이뿐 아니라, 손발로 심하게 폭행을 당한 유 씨는 화물연대 울산지부 탱크로리 지부장으로, 지난 해 자신이 다니던 회사가 최 씨가 대표로 있던 M&M사에 흡수 합병되면서 고용 승계가 이뤄지지 않자, 이에 항의하면서 SK 본사 앞 1인 차량 시위 등 ‘고독한 투쟁’을 전개해왔다.

    2580 보도에 따르면 M&M사는 지난 해 인수합병 과정에서 운수 노동자들에게 화물연대 탈퇴와 이후에도 가입하지 않는 것을 고용 승계 조건으로 명시한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거부한 유 씨만 고용이 거부된 것이다.

    최철원 씨가 유홍준 씨를 폭행한 것은 지난 10월 18일. 장소는 회사 사무실이 있는 용산이었다. 유 씨는 1년 이상 벌이가 끊겨 생계가 막막한 상황에서 자신의 탱크로리를 회사 쪽이 사겠다고 해서 이와 관련된 계약을 위해 찾아간 길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폭력’이었다.

    "최 사장이 엎드리라고 했습니다. 한 대에 100만 원씩이다, 지금부터. 그러면서 야구방망이로 힘차게 내리쳤어요. 맞는 순간에 너무 고통스러웠죠. 내가 왜 이렇게 맞아야 되는가. 참 화도 나고. 진짜 분하고 억울하다는 그런 생각만 들면서 만감이 교차했죠.” 유 씨의 말이다.

    그가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구타는 계속됐다. 현장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7~8명의 회사 간부들은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너무 힘들고 그래서 제가 뭐 반항하는 거보다는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었죠. 열 대 맞고 나서 안 맞으려고 몸부림을 치니까, 그때부터는 최 사장이 지금부터는 한 대에 300만원씩 하겠다. 그러면서 세 대를 힘껏 가격했어요.”

    회사쪽, 피해자에 도리어 욕설

    그는 야구 방망이로 13대를 맞았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최 씨는 그를 일으켜 세워 뺨을 때렸다. 그리고 두루마리 휴지를 그의 입안에 물리고 얼굴을 가격했다. 입 안에서 살덩어리가 떨어져 나가 피가 솟구쳤다.

    최 씨의 폭행이 끝나자, 이들은 유 씨에게 서류 두 장을 작성토록 했다. 유 씨는 자기가 자세한 내용을 읽을 수 없도록 하면서, 탱크로리 차량 가격 5천만 원, ‘매 값’ 2천만 원을 줬다. 5천만 원은 통장으로 입금했으며, 2천만 원은 현장에서 수표로 줬다. 유 씨는 현재 그 돈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이후 유 씨가 회사 쪽에 전화를 걸어 사과를 요구하자, 임원들은 “임마, 정신없는 놈” 등의 욕설을 사용하며 거칠게 반응했다. 회사의 한 간부는 “유홍준 씨가 돈을 더 받기 위해 자기가 맞은 부분이 있어요. 파이트 머니(보수)라고 할까요? 쉽게 말해서.”라는 어이없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심지어 “사실은 2천만 원어치도 안 맞았어요. 제가 볼 때는.”이라는 ‘막장 발언’까지 했다.

    한편 유 씨는 폭행 사건이 벌어지기 10일 전 회사가 자신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장’을 받았다고 2580은 보도했다. 이 소장에 나온 손해배상 액수는 공교롭게도 회사가 유 씨에게 준 돈의 액수와 같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40년 가까이 트럭 운전을 하던 그는 자신이 당한 ‘너무도 억울한 사태’를 한 동안 아내와 올해 수능 시험을 치른 딸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도저히 그대로 지나갈 수가 없어서 이번 달 초에 MBC에 제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자, 네티즌 분노의 글 쇄도

    최철원 씨는 올해 41세로 지난 2월에는 자신의 모교인 K대에 경영대학 신경영관(G50) 건립기금으로 10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당시 언론은 보도한 바 있다. K대는 기부자에 대한 예우로 신경영관 내 대형 강의실의 이름을 ‘M&M 강의실’이라 명명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 같은 사실이 방송에서 폭로되자, 트위터와 2580 게시판에는 성난 네트즌과 시청자들의 분노의 글이 쇄도하고 있으며, 방송 직후 ‘최철원’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 시청자는 2580 게시판을 통해 "세상에 야구방망이로 매 때리고 돈으로 갚았다고 말하는 이런 일이 백주대낮 대한민국 서울에서 일어나다니… 돈으로 매를 사고 분풀이 하다니..이것이 2010년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수준이란 말인가? 아직 법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자."며 SK 불매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트위터에서는 "경찰이 최철원이 기소 안 하면 우리 모금해서 딱 1억원 어치만 때리면 안될까요? 대당 천만 원이라도 열 대만 때리고 일억 던져주면 원이 없겠네."라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아고라에는 최철원의 구속을 청원하는 곳이 만들어졌으며, 심야임에도 불구하고 새벽 1시 30분 현재 순식간에 500명을 넘어섰다.(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100654)

    필자소개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