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층아파트, 살만한 곳인가?
        2010년 11월 28일 10:1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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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표지.

    고층 아파트는 적어도 지금 여기 한국사회에서는 ‘부의 상징’이다. 현실적으로는 높은 인구밀도에 대한 대응적 주거 형태로 그 필요성이 강조되고, 실제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물론 미래 재산 가치라는 투자/투기적 수요의 존재도 이런 공급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아파트 살만한 곳인가?

    그런데 잠깐.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과연 아파트에 산다는 것이 정말 좋기만 한 것일까. 최근 부산 해운대의 고층 아파트 화재 사건도 이런 질문을 하게 만드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다. 『아파트키드 득구』(이일균, 산지니, 13000원)는 아파트 주거에 대해 정색을 하고 의문점을 제기하고, 문제점을 살펴본 책이다.

    이 책은 ‘아파트 어린이’ 득구와 진구의 성장기를 통해 아파트 주거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있다.

    얼마 전 초고층아파트인 부산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에 화재가 발생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방송의 화재 보도 앞에 얼어붙은 듯 섰다. 아! 저렇게 높은 아파트에 불이 나면 어떻게 대피하지? 더구나 4층 발화지점인 미화원 작업실에서 38층 펜트하우스를 거쳐 옥상까지 불이 번지는 데 불과 20분여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금 시스템으로는 소방 고가사다리가 도달할 수 없는 15층 이상에 사는 주민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합니다. 나름대로 탈출법과 응급처치법을 스스로 숙지하지 않으면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죠.” 소방 관계자의 말이다. 그리고 이게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나무가 자라는 높이 정도가 사람이 살 수 있는 높이라고 한다. 사람이 거주하기에 적합한 층수는 2~3층 정도라는 말이다. ‘땅심’이 떨어지는 고층에 사는 사람들은 그에 따른 여러 정서적 육체적 장애를 겪고 있다.

    사람 거주 적합 층수는 2~3층

    그러나 초고층 건축 추세와 이에 발맞추는 듯한 연구풍토 속에서 초고층 아파트의 문제점이 연구되거나 소개되는 예는 드물다. 그나마 몇몇 연구에서 주거의 고층화로 인한 여러 건강장애나 아동의 놀이 및 사회성 발달 장애에 대해 다루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동안 발표된 논문과 일본의 연구 사례를 들어가며 고층 주거로 인한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 피할 수 없다면 그 자체의 건강장애 요인을 전제로 벽에 나무를 붙이거나 침실에 나무나 화분을 배치하는 방법으로 자연을 끌어오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장애를 완화하려는 노력을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아파트는 과연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공간인가. 정형화된 아파트라는 공간으로 인해 풍부한 정서와 개성의 형성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가. 정서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에는 영향이 없는가?

    높은 곳에 살수록 정서불안증, 우울증, 공격성이 증가하고 유산이나 이상분만 비율도 높아진다고 한다. 이와 같이 고층 아파트 거주는 인간의 건강에 여러 악영향을 미치지만 그것에 대한 사회적 환기는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나 자신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형성하기 어려운 영유아에게는 그 영향이 치명적이라고 한다.

    1970년대 한 연구에 따르면 초고층 아파트에 사는 많은 유아와 아동들이 신경질, 피로감, 자연에 대한 무감각, 성급함, 감정의 빈곤, 공격성, 우울증 등과 같은 환경적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층간소음, 하수파이프 소음, 승강기 장애, 범죄 우려 등 여러 장애요소로 인한 스트레스가 정서적 신체적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살 곳이라면

    이와 함께 아파트 주거는 각종 아토피, 천식, 비염을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주범이기도 한 아파트 인테리어 마감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름알데히드와 유기성화합물질(VOCs) 때문에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흔히 아토피를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아파트 특성상 난방효율이 좋고 자연환기가 잘 되지 않아 집먼지 진드기나 곰팡이류에게 아주 좋은 번식 환경을 제공하다 보니 비염이나 천식 등도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아파트 거주자는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보다 약 2배나 많이 병에 걸린다는 연구결과도 이미 나와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아파트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든 아파트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아파트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아파트를 재산 가치로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나와 아이들이 살고 숨 쉬는 내 집, 즉 주거의 관점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이 주장하는 얘기다. 

                                                         * * *

    지은이 – 이일균 

    부산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같은 초고층 아파트 화재가 예견됐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 뒤에 누구나 모르는 사실도 있다. 2007년 서울시립대 박철수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초고층 아파트 문제요? 그걸 누가 연구하려 하나요? 지금처럼 초고층 건축 추세와 이에 발맞추는 듯한 연구풍토 속에서…”

    같은 해 일본 동해대 의대 오우사카 후미오 교수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일본 언론은 광고주와의 관계 때문에 초고층 문제를 다루지 않죠. 정부는 답이 없고, 건축업자는 그나마 연구하려는 저의 집이나 학교로 협박전화를 하죠.”

    그때나 지금이나 초고층 아파트의 문제점이 연구되거나 소개되는 예는 드물다. 초고층 아파트의 화재대비 연구도 이로 인해 소홀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분야의 연구와 취재를 시작했고, 분위기 조성에 일조하려 한다. 현재 <경남도민일보> 기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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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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