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해고 저항 노동자 파업 정당하다
뉴코아, 노조 상대 20억 손배소 패소
    2010년 11월 26일 06: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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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뉴코아 사측의 비정규직 대량해고에 맞서 벌어졌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법원으로부터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아울러 법원이 뉴코아 사측이 뉴코아 노동조합에 청구한 2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도 기각함으로써 노동쟁의 자체가 어려웠던 비정규직 노동운동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업 정당, 손배 소송 기각

민주노총은 26일, 지난 11월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2민사부(재판장 한규현)가 이와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뉴코아 사측은 “2007년 8월부터 12월까지 뉴코아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41억 원 상당의 재산적·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노조를 상대로 20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손배소를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이를 전부 기각했다.

법원은 “뉴코아 파업은 임금 또는 비정규직 직원의 지위와 관련해 사측과 단체교섭이 결렬되어 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치고 조합원 찬반투표로 이루어져 그 주체, 목적, 시기, 절차면에서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아울러 법원은 “뉴코아 노조 쟁의행위가 법이 허용하는 한도를 넘는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 원고의 영업이 방해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법원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쟁의행위를 합법적으로 인정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이는 지난 7월 2년 이상 근무한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과 아울러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법률원 우지원 변호사는 “2007년 이랜드-뉴코아 사태 이후 3년이 지났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온갖 차별 속에서 그나마 남은 일자리마저 위협받고 있고, 일자리를 지키고 비정규직 차별의 시정을 요구하면서 파업이라도 할라치면 무조건 ‘불법파업’으로 낙인찍어 노조 간부들이 구속·형사처벌되고, 거액의 손배소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경우 노동조합은 정당하게 쟁의행위를 할 수 있고, 엄격하고 구체적인 입증을 요구해 쟁의행위와 관련된 사측의 무분별한 손해배상청구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노동3권이 실질적 규범력을 가지는 헌법상 기본권으로 제 자리를 찾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보적 판결 평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뉴코아 노동자들이 파업 당시 쟁의절차를 잘 거쳤지만 파법 중간에 불법이 있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논리였다”며 “그러나 이번 판결은 이번 파업 전체를 정당하다고 밝힌 전향적이고 진보적 판결이라 평가할 만 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지난 7월 현대차 사내하청 관련 판결과 8월 KTX노동자들에 대한 판결, 기륭전자-동희오토 교섭 체결 등의 일련의 흐름을 보면 한국사회의 비정규직 문제가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보수적 법관들이 상식적인 견지로 그와 같은 판결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남신 소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을 내걸고 싸우기 어려운 조건에서 이번 판결은 법원이 정당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며 “다만 단지 이번 판결을 놓고 비정규직 노동운동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녹록치 않은 문제로 관건은 이번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의 결말이 어떻게 나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판결은 뉴코아 사측이 뉴코아 노동조합 측에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만을 대상으로 한다. 뉴코아, 이랜드 사측이 이랜드 노동조합에 제기한 소송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등을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은 현재 진행중이다. 우지원 변호사는 “다른 소송들은 현재 진행 중이나 이번 판결로 인해 관련 소송들도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우지원 변호사는 “뉴코아 사측이 항소심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지만 손해배상청구소송의 핵심인 ‘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해 사측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항소심 등에서도 긍정적인 판결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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