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논쟁', 다시 불붙나?
        2010년 11월 26일 05: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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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진보신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최근인 23일 부산 ‘진보광장’ 초청 간담회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공동 통합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25일 <한겨레>인터뷰를 통해 “진보신당이 독자(노선)를 고수한다면 과감하게 (통합으로)밀고 나갈 생각”이라고 밝히면서 진보정치 통합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일부 당직자 "당혹스럽다"

       
      ▲지난 17일 진보행동 발족식에서 축사하는 심상정 전 대표(사진=민주당) 

    지난 경기도지사 지방선거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를 지지했으나 당원들에게 거센 역풍을 맞은 이후 ‘정치적 잠복기’를 보낸 심 전 대표는 한 때 당 대표 출마를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출마를 포기하고 이후에도 눈에 띄는 활동을 보이지 않아왔다. 그러던 심 대표가 최근 잇달아 작심한 듯 ‘쎈’ 발언을 쏟아내는 셈이다.

    심 전 대표는 지난 23일 부산 간담회에서 양당 통합기구 구성을 주장했다. 이는 사회당 등 진보정치세력을 아우르는 ‘대표자회담’을 제안했던 조승수 대표의 주장과는 결을 달리한다. 이에 대해 당의 한 관계자는 “진보신당이 사회당 등을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에서 심 전 대표의 발언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심 대표는 지난 17일 민주당 좌파블록인 ‘진보개혁’ 발대식에 참석해 ‘노동’을 중심으로 한 ‘87년 세대’를 언급하며 대연합의 틀을 제시하기도 했다. 당시 심 대표는 “진보와 개혁은 독재와 냉전에 맞서 싸웠지만 무소불위의 시장권력에 의해 함께 가지 못했다”며 “87년을 넘는, 삶의 질을 바꾸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개혁진영에 대한 진보진영의 의심이 카르텔로 형성되고 진보대연합에 참여할 개혁진영의 범위를 놓고 통합파 진보진영의 고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심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진보-개혁진영이 연대할 수 있는 일종의 자신의 ‘가이드 라인’을 표명한 셈이다.

    어쨌든 여전히 독자파와 통합파의 갈등이 잠복된 진보신당에서 심 전 대표의 활동재개는 기존 당 내 논쟁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심 전 대표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조승수 대표가 통합에 소극적이더라도 대의원과 당원들의 결의로 조직적 방침을 통합재편으로 밀고 가도록 할 작정”이라며 본인의 적극적 논쟁참여를 예고하기도 했다.

    공론화에 도움 vs 조승수 체제 흔들어

    심 대표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2012년 대선과 총선을 멀지 않게 남겨놓은 시점에서 심 전 대표의 논쟁 참여로 진보신당의 노선논쟁이 당 내외로 공론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는 반면 일각에서는 “조승수 대표 체제가 출범한 상황에서 당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진보신당의 한 당원은 “새로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논쟁이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당 내에 통합-독자논란은 잠복되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심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논쟁에 뛰어든다면 논의의 내용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독자파로 분류되는 당의 한 관계자는 “심 전 대표가 통합파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하지만 조승수 대표 체제가 출범하고 조금씩 당이 안정되는 시기에 그 같은 발언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심 전 대표의 발언이 진보신당 전국위원회를 앞두고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측 통합파들이 통합 논의 시점을 올해 연말 경 부터로 계산해 온 가운데 내년 진보신당 정책당대회 준비위원회가 이번 전국위원회를 통해 구성되는 만큼, 통합의 목소리를 점점 높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모든 이슈가 남북관계에 집중된 상황에서 심 전 대표의 주장이 현재로서는 당 내 크게 이슈화되지 않는 상황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심 전 대표의 발언으로 다양한 논의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봤지만 최근 연평도 포격에 당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생각만큼 활발한 논쟁이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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