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대법원 판례 '완전 무시'
By 나난
    2010년 11월 24일 06:25 오후

Print Friendly

고용노동부가 24일 발표한 주요 제조업 사업장의 사내하도급 실태 조사 결과 내용에 대해 노동조합이 대법원 판례를 훼손하고, 기업 편향적인 면피용 조사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같은 완성차 조립생산업체인 기아, 르노, GM 자동차 경우 ‘불법 파견’이 아니라고 발표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기아, GM 등 미리 면죄부

노동부는 지난 9월부터 자동차·조선·철강·전자·IT업종 중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많은 29개 사업장을 선정해 실태를 점검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태양유전, 동부CNI 등 3개 사업장에서 위반 사례를 발견했으며, 나머지 26개 사업장 중 현대자동차 울산․아산․전주공장, 타타대우상용차 등 4개 사업장이 점검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특히 노동부는 불법파견 판결이 난 현대자동차와 같은 완성차업체인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과 르노삼성자동차, GM대우에 대해서는 “원․하청근로자의 작업내용이 구분되고, 작업공정이 분리되어 혼재 작업을 하지 않는 등 적법 도급으로 판단된다”며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기본적으로 사내하도급이 파견이냐를 판단할 때, ‘사내하도급업체의 독립성이 있느냐’, ‘원청이 직접적으로 노무지휘권을 행사하느냐’에 포커스를 맞춘다”며 “그런데 3개 업체의 경우 작업공정이 분리돼 있고, 실제로 노무인사 채용에 있어 사내하도급업체가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이어 “현대자동차 같이 혼재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정 자체가 분리되어 있고, 실제 노무 지휘는 사내하청에서 직접 행사하고 있다”며 “이것을 파견으로 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점규 금속노조 단체교섭국장은 “이미 지난 2007년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의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에서 불법파견 판결이 난 이후, 모든 완성차 자본이 마치 사업적 독립성이 있는 것처럼 작업지시서나 근태관리를 하청업체가 하도록 조치를 취했으며, 하나의 컨베이어벨트에서도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나눠 작업하게 하는 등 외형적으로 마치 혼재작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해왔다”고 말했다.

금속 "대법원 판례 훼손하는 파렴치 행위"

이어 그는 “지난 7월 대법원 판결은 하나의 컨베이어벨트의 첫 공정에서부터 마지막까지, 그 곳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를 독립적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라며 “문제는 작업지시서를 원청이 만들었느냐, 하청이 만들었느냐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박 국장은 이어 “그간 노동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혼재작업 등에 대해서만 불법파견을 인정’하며 대법원 판결을 축소시키고, 그 대상자가 줄이고 있다”며 “GM대우나 기아차에 몰래 들어가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들에 대해 면죄부만 주는 것은 물론 대법원의 정신을 훼손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입장을 내고 “점검결과는 그 조사범위가 매우 협소했을 뿐만 아니라, 불법파견에 대한 노동부의 형식적이고 자의적 해석에 따른 관대한 면피조치임을 새삼 확인시켜 줄 뿐”이라며 “대법이 주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은 업무의 종속성에 대해서는 아예 점검조차 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2일 고법은 혼재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의장부의 컨베이어 라인뿐만 아니라, 차체와 엔진 공장 그리고 보조공정의 도급 역시 위장이며 불법파견에 해당된다고 판결한 바 있지만, 노동부는 이러한 법의 판단도 완전히 무시했다”며 “노동부는 면피용 왜곡조사로 생색내지 말고 현대차 등 불법파견에 대한 반성과 책임있는 대책 먼저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