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성 자산 12조, 정규직화엔 1천억
    건설 인수 미련버리고, '불파' 해결을
        2010년 11월 23일 12: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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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15일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출입을 막으면서 시작된 현대차의 ‘도발’로 울산공장 생산라인이 멈췄다. 발단은 관리자와 용역들이 출근하던 하청업체 동성기업 소속 사내하청 노동자들 가운데 현대차 울산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의 출입을 막고 무자비한 폭행을 휘두르면서 촉발되었다.

    회사의 기획된 도발

    현대차 울산사내하청지회는 이같은 행위가 지난 3개월간 폭발적으로 분출되고 있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조직화를 조기에 막기 위한 회사의 의도적인 ‘기획’이라고 보고, 산하 조합원에게 파업 지침을 내리고 울산 1공장에 집결하도록 하였다.

    사내하청 조합원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계약해지를 당한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난 몇 개월간 급속도로 확산된 사내하청 노동자의 조직화를 초기에 무력화하여 이들의 정규직화 요구를 잠재우기 위한 사용자의 ‘기획된’ 도발로 인식하였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파업 지침이 떨어진지 몇 시간만에 약 80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울산 1공장에 집결할 수 있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보수 언론은 그 원인은 전혀 따지지 않은 채, 사내하청 노동자의 ‘공장점거’와 ‘불법파업’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사내협력업체의 ‘위장폐업’을 통해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 열망을 초기에 꺾겠다는 정몽구 회장 가신들의 ‘과잉충성’에 있다.

    실제로 현대차 울산사내하청지회는 지난 몇 개월간 원청사용자인 현대차에게 교섭테이블에 나올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하였다.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는 지난 9월 29일 요구안을 사용자에게 발송하고, 10월 6일 첫 상견례를 요청하였으나, 사측은 협력지원팀 차장을 통해 “교섭 대상이 아니다”, “교섭 요구안을 반송했다”고 통보하면서 교섭에 불참했다. 그리고 10월 16일에는 경비대를 동원하여 교섭 장소를 막는 등 성실교섭의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조치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 초기에는 노조 가입 방해 및 탈퇴를 요구하였으나 별 성과가 없자, 조합비 일괄공제 거부 등 기존 단협안을 위반하고, 관리자 및 경비대를 동원한 물리적 폭력까지 행사하였다.

    대법 판결 거스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

    특히 울산공장의 경우 조합원 간담회장 봉쇄, M/H협의를 통한 계약해지, 2년 이하 조합원 해고, 하청업체 항의방문 시 관리자 동원한 통제, 조합원 교육장(각 사업부 대의원회의실) 봉쇄, 핵심 업체 폐업(시트 1부 동성, 시투 2부 태성) 등의 노조탄압이 진행되었다.

    이와 같이 현대차는 "사내하청 노동자는 교섭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온갖 탄압을 자행하였다. 이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사내하청 노동자는 교섭 성사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열심히 일해 왔다. 그러나 현대차는 이런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재계약을 강요하고 이에 불응할 시 해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하더니, 급기야 해당 조합원의 출근까지 막는 파렴치한 작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현대차는 지난 3개월간 급속도로 진행된 사내하청 노동자의 조직화에 대해 위협을 느끼고, 그들이 그토록 강조하던 ‘법대로’ 이 문제를 무마시키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에 이번 사태를 부추긴 것으로 판단된다.

    그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2005년 7월 1일 이전 입사한 2년 이상 사내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간주한다”는 대법원과 고법의 판결을 ‘불법파업’을 빌미로 하여 현장에서 노노갈등을 조장하고 이를 통해 정규직화 투쟁을 무력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한편 흥미로운 사실은 미묘하게도 이번 사태가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우선협상 대상자가 결정되는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이다. 결과는 예상을 뒤엎고 현대그룹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왜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했나?

    흔히 언론이 이야기하는 4000억에 승부가 갈린 것이 아니다. 우선협상 대상자의 선정기준에 대한 최종배점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두산그룹이 비자금 문제로 인한 도덕성 상실로 인해 탈락했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이번에도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약속한 84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 출연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사회적 책임’ 항목에서 감점을 받았을 것으로 유추된다. 결국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실패의 근본적인 책임은 정몽구 회장 그 자신에게 있다.

    한편 이번 현대건설 인수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놀라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차그룹 산하 핵심계열사의 현금성 자산이 무려 12조원에 이르며, 현대건설 인수가격으로 5조1천억원을 제시하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돈을 자신의 곳간에 쌓아두고 있으면서도 현대차는 항상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로 인한 비용부담이 너무 크고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논리로 고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철저하게 회피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현대차의 ‘항변‘은 ’엄살‘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현대차가 그토록 강조하는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로 인한 실제 비용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 강호돈 사장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제조업의 경쟁력과 사내하도급)에 따르면, 정규직 생산직(4년차) 월평균임금(3,520, 253원) 대비 사내하청 생산직(4.1년차) 월평균임금(2,586,183원)은 73% 수준이다.

    이를 근거로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로 인한 비용효과를 산정해보면, 약 1만 명으로 추산되는 현대차 전체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비용은 약 1121억원 정도이다. 즉 사용자 또한 인정하고 있듯이 현대차의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 비용은 이번에 현대건설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금액의 2.2%에 불과하다.

    아니 현대건설 인수가격은 차지하더라도 정몽구 회장이 지난 2006년 비자금사건에 대한 사면조건으로 국민에게 약속한 ‘사회공헌기금’ 8400억원의 약 13% 정도이다. 이와 같이 지금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는 비용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늘 강조하는 ‘법대로’ 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다.

    정몽구 회장, 반성과 결단 필요

    정규직화로 판정된 2년 이상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체불임금은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다. ‘김앤장’과 같은 로펌에 수백억원을 들어부어 헛 돈을 쓰는 것 보다 대법과 고법 판결을 존중하여 정규직화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진정 모르는 것인가?

    이와 같이 한국의 사법부 최고기관이 결정한 판결조차 거부하고 정규직 전환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물론, ‘위장폐업’이라는 무기를 이용해서 사내하청 노동자를 공격하는 치졸한 짓은 ‘글로벌 Top 3’를 지향하는 대기업으로서 현대차가 할 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현대차는 사내하청지회가 요구하고 있는 직접교섭에 대해 성실히 응해야 하며, 사내하청업체의 계약해지라는 무리수를 당장 거두어야 한다. 더 나아가 여러 차례 확인된 바와 같이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결국 늘 그러하듯 정몽구 회장의 반성과 결단이 요구된다.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미련을 말끔히 씻어내고 쌓아둔 돈의 10%라도 고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라는 차원에서 내놓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왕회장‘의 전향적 태도변화가 있어야 지금 현대차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대판 노예제‘ 문제해결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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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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