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운 녀자'들 <조선일보>와 한판?
    By mywank
        2010년 11월 22일 02: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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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조선>이 지난 18일 발행된 12월호를 통해 소울드레서·화장발·쌍화차코코아 등 3개의 인터넷 카페의 연합모임인 ‘여성삼국’을 ‘정치집단으로 둔갑한 여성미용 카페’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강요하는 표현을 동원해가며 묘사한 것 등에 대해 당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여성삼국 측은 <월간조선>의 이 같은 보도가 “악의적인 왜곡보도”라며 이 잡지를 상대로 불매 등 항의행동을 벌이는 한편, 법적대응까지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월간조선> 측은 또 해당 기사(☞바로가기)에서,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일부 여성삼국 회원들의 실명과 나이 등 신상정보 등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은 언론사 측의 취재요청을 모두 거부했다고 밝혔다. <월간조선>은 또 자격 요건을 갖춘 회원들만 열람이 가능한 카페 게시 글을 본인 동의 없이 기사에 인용하고, 여성삼국의 활동과 관련 없는 사진을 기사에 사용하기도 해, 이 역시 당사자들의 항의를 받고 있는 대목이다.

    <조선> 공격에 ‘배운 여자들’ 강력 반발

    패션·미용에 관심 있는 20~30대 여성들이 주축이 된 여성삼국은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미디어법 반대 신문광고 모금 캠페인, 6.2 지방선거 투표 참여 독려를 위한 ‘NO VOTE, NO KISS’ 캠페인,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김장 담그기 행사인 ‘바보, 사랑을 담그다’, 4대강 사업 반대 바자회 등을 벌이는 등 사회문제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왔다.

    이런 활동을 인정 받아 여성삼국 회원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공동체 문제에 관심이 있고, 타자를 생각하는, 개념 있는 여성을 뜻하는 일종의 인터넷 은어인 ‘배운 여자/녀자’로 불리기도 했으며, 이 표현은 이후 보다 광범위하게 쓰여지기도 했다. 이들은 또 지난해 3개 카페들의 원활한 의사소통 등을 위해 ‘삼국공동회의구역’이라는 카페를 별도로 개설했다. 

       
      ▲<월간조선>은 12월호에서, 여성삼국 카페에 대해 "정치집단으로 둔ㄷ갑한 여성미용 카페"라며 이념공세에 나섰다 (사진=월간조선) 

    <월간조선>은 ‘집중분석, 정치집단으로 둔갑한 여성 미용 카페. 미용 정보 나누던 50만 여성이 4대강 반대 나서기까지’라는 제목의 12월호 기사에서 “이 세 카페는 쇠고기 수입 반대운동을 벌이더니, 이후에는 아예 삼국이라며 동맹을 맺어 ‘좀 더 용이한 시국 활동을 위한’ 카페(삼국공동회의구역·회원 4400여 명)까지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또 “최근에는 4대강 사업 저지를 내걸고 바자회와 강연회를 열었다.(중략) 배우 문성근이 주도하는 야권 단일화 운동 ‘100만 민란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며 “한 단계씩 정치운동 단체로 변신해가는 것이다. 도대체 패션·미용이라는 탈정치 커뮤니티가 어떻게 정치세력으로 변질했을까”라며 여성삼국 측의 사회참여 활동에 ‘정치세력, 변질’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탈정치 커뮤니티가 정치세력으로 변질"

    <월간조선>은 또 해당 기사에서 카페 활동에 적극적인 일부 여성삼국 회원들의 신상정보 등을 일방적으로 공개해 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실명이 공개된 한 여성삼국의 회원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월간조선> 기자의 취재요청을 거부했는데, 제 실명과 활동내용이 기사에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제가 회원들을 선동했다는 식의 내용 역시 매우 불쾌하다”고 밝혔다.

    실명과 나이 등이 공개된 여성삼국의 또 다른 회원도 “<월간조선> 기사에 신상정보가 나온 것에 대해 주변 분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다. 요즘 인터넷에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글을 올려도 조사를 받는 마당에, 신상정보까지 공개되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겠냐는 우려였다”며 “아무래도 앞으로 카페에 글을 올릴 때 부담감이 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여성삼국 측은 <월간조선> 기사에 인용된 카페 게시 글과 관련해 “카페 측에 아무런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카페 게시 글은 자격요건(수개월 이상 활동)을 갖춘 ‘정회원(우수회원)’ 이상만 열람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지난 2008년 촛불집회 당시 유모차 부대’ 거리행진에 여성삼국 소속 카페 회원들이 참여했다는 기사 사진 설명과 관련해 “카페 차원에서 유모차부대 활동에 동참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여성삼국 3개 카페들의 원활한 의사소통 등을 위해 개설된 ‘삼국공동회의구역’ 카페 화면

    여성삼국 운영진인 ‘봄날의 달님’(닉네임)은 “<월간조선> 기사는 악의적인 왜곡보도이자,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개념 카페’에 대한 마녀사냥”이라며 향후 대응계획을 밝혔다.

    그는 “우선 카페 회원들이 개인적으로 <월간조선> 측에 항의메일을 보내고, 항의전화를 걸고 있으며, 해당 기사에 대한 정정 보도도 요청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월간조선>, <조선일보>, <스포츠조선> 등 조선일보 계열사 발행물에 대한 불매운동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정보도 요청 및 <조선> 불매운동

    그는 또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지극히 당연한 민주주의 의식을 지닌 여성삼국 회원들을 이성적인 토론이 불가능하고, 무비판적으로 분위기에 휩쓸리는 사람들처럼 매도하는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현재 법적소송 문제는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적극 검토하고 있고, <월간조선> 측에서 계속 꿈쩍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성삼국 중 ‘쌍화차코코아’(쌍코) 카페는 지난 21일 ‘공식 입장’을 통해 “해당 기사는 (여성)삼국 카페가 정치 카페로 변질되었다는 게 주내용이지만, 이것조차도 실상과 다르다”며 “기자는 쌍코가 정치 카페로 변질되었다고 썼지만, 정치적인 이야기를 담는 게시판은 쌍코의 32개 게시판 중에 하나일 뿐”라고 설명했다. 현재 여성삼국은 3개 카페 차원의 공동성명도 준비하고 있다.

    <월간조선> 보도와 관련해, ‘박은정(닉네임)’ 진실을 알리는 시민 운영진은 “그동안 여성삼국 카페 회원들과 다양한 활동을 함께했고 오랜 기간 지켜봤지만, 이들을 정치집단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너무도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조선 "문제될 일 없다"

    한편 해당 기사를 담당한 <월간조선> 측 데스크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우리 기사에서 실명이 공개된 회원들은 다른 매체에서 이미 실명이 공개된 적이 있어서 익명성을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며 “기사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려고 했던 게 아니기에, 카페 게시 글을 무단 전재했다고 불 수 없고, 게시 글은 다른 ‘정회원(우수회원)’을 통해 취재했기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사에 실린 유모차 부대 사진은 사진 데스크가 아니어서 정확한 내용을 모르겠다”며 밝혔다. 해당 기사를 취재한 이 아무개 인턴기자는 현재 인턴기간을 마치고 퇴사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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