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적 국민생활에 개입
By 나난
    2010년 11월 20일 08:2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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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표지.

사회 양극화, 고용 불안정, 가족 구조의 변화 등을 배경으로 ‘복지/복지국가’ 담론이 사회적 의제로 부상했다. 진보는 물론 일부 보수 진영까지 복지를 이야기하는 가운데, 복지 이슈가 정치권력 재편을 판가름하리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특히 국민 모두가 복지의 수혜자이자 부담자가 되는 ‘보편적 복지’ 개념이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 장하준 교수도 신간에서 ‘사회투자국가론’의 복지 담론을 비판하며 보편적 복지의 중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노숙인과 부랑인 등 우리 사회의 소외 계층과 빈곤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정원오 교수(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의 신간『복지국가』(책세상, 8,500원)는 복지국가의 정의와 기원, 발전 단계, 제도와 유형, 위기와 전망까지의 총체적 역사를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서, 그리고 특정 이념이나 정치적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객관적 태도로 차분하게 안내하는 입문서이다.

복지국가란 ‘국가가 주도하는 복지 활동, 즉 사회보장 정책을 통해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수준을 보장하는 국가’이다. 정치 체제 측면에서 의회민주주의 국가이고, 이념의 측면에서 중도좌파 사민주의와 가깝다.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방식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국민 생활에 개입하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면 복지 국가는 국민 생활에 어느 정도로 개입해야 하는가? 최저 생활수준을 보장하는 정도인가, 아니면 평등한 수준 실현에까지 개입해야 하는가? 대한민국은 복지 국가인가? 초강대국 미국이 복지 후진국이라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복지 국가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과 첨예한 논쟁을 소개하는 이 책은, 대한민국은 복지국가의 초입에 들어선 상태라고 평가한다. 사회보장 제도의 종류와 다양성 측면에서 복지국가의 틀을 갖추었지만 질적 측면, 곧 사회보장을 위한 국가 재정 규모에서 미약한 수준(유럽 복지국가 평균 복지 지출의 32%, 영미형 복지 국가의 53%)이기 때문이다.

제도의 측면에서도 개선 과제를 안고 있는데, 저자는 국민 기초생활 대상자에서 벗어나는 빈곤 계층을 어떻게 제도의 보호 속으로 포괄할 것인가, 건강보험 제도의 급여 수준을 어떻게 높여나갈 것인가, 실업급여 대상자의 포괄 범위와 급여 수준을 어떻게 확대하고 높여나갈 것인가를 우리나라 사회보장 제도가 직면한 대표 과제로 꼽는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떤 모습의 복지국가로 발전해나갈 것인가이다. 지체된 복지국가로 불리는 미국 유형으로 갈 것인가, 발달된 복지국가로 평가받는 스웨덴 유형으로 갈 것인가, 탈상품화 수준이 낮고 불평등이 고착된 사회보장 형태로 갈 것인가, 탈상품화 수준이 높고 재분배 효과가 높은 사회보장 형태로 갈 것인가 등의 선택이 국가 차원에서 기다리고 있다. “21세기 한국의 과제는 품위 있는 근대국가의 완성이며, 이는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로의 발전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에서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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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정원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빈곤계층의 직업훈련 효과 결정 요인’을 분석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회복지정책론, 사회보장론, 빈곤론 등을 강의하고 있다. 노숙인, 부랑인 등 우리 사회의 소외 계층과 빈곤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노숙의 원인과 양상>(공저), <노숙자 재활프로그램 개발 연구>(공저), <경기지역 자활사업참여자 조사연구>(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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