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사 20인들의 '각성 시간' 고백
    By 나난
        2010년 11월 20일 03:1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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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이 시대의 대표적인 지식인들과 리더들이 자신들의 ‘각성’의 시간을 고백한다. 『진실에 눈을 뜨다』(해리 크라이슬러, 이마고, 16,000원)는 지식인과 리더 20명이 ‘세계의 진실’에 눈을 뜬 순간을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은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세계 명사와의 대담 프로그램 <역사와의 대화>에서 20인을 가려 뽑은 책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부모의 영향,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과의 만남 등을 통해 각 인물들이 세계의 진실을 눈 뜨게 된 순간을 추적한다.

    그리고 그러한 정치적 각성에서 비롯된 비판적 사유를 통해 그들이 갖게 된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이 고백에 참여한 사람들은 노엄 촘스키부터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 하워드 진 까지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들이다.

    이 책의 모태인 <역사와의 대화>는 올해로 28년째 485회 이상 방송 중이다. 이 컨텐츠는 인터넷에서 ‘Conversations with History’로 검색하면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을 통해 모든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는 촘스키 등 진보적 사상가들 외에도 ‘국방부 문서’를 폭로해 베트남전 반전운동을 이끈 평화운동가 대니얼 엘스버그

    이슬람 여성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란의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 남아공의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싸운 판사 앨비 삭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 <플래툰> <7월 4일생>의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 《잡식동물의 딜레마》 《욕망하는 식물》의 저자이자 음식운동가인 마이클 폴란, 사학자 조앤 월락 스콧 등 각계 인사들의 개인적 성장기와 세계관을 들려준다.

    이들이 전하는 개인사와 관심사는 멀리는 베트남 전쟁과 민권운동에서부터 이란 혁명과 아파르트헤이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최근의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현대사의 사건들을 망라하고 있으며, 다루는 주제도 저항과 변혁, 반전과 평화, 제국주의, 이슬람, 여성, 과학, 환경, 예술, 인권 등 다양하다.

    특히 올해 1월에 타계한 역사학자 하워드 진은 이 책이 전하는 여러 정치적 각성 중 가장 극적인 경우다. 그는 이민 노동자의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벗어날 수 없었던 가난을 통해 경제체제의 불공정을 몸소 느꼈으며, 글을 모르던 부모님이 쿠폰을 모아 사준 디킨스 전집을 읽으며 계급의식을 키워갔다.

    조선소에 취업한 그는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시위를 하던 17살 때 경찰에 맞아 쓰러지며, 정부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급진주의자임을 선언한다. 그는 또한 제2차 세계대전 때 공군 폭격수로 참전해 역사상 최초로 사용된 네이팜탄을 프랑스의 무고한 마을에 떨어뜨린 뒤 ‘좋은 전쟁’이란 없다고 확신하는 반전주의자가 된다.

    애틀랜타의 스펠만대학교에서 가르치던 1960년대 무렵 들불처럼 일어난 흑인민권운동을 통해 그는 역사가 이제까지 배제하고 누락시켰던 이들의 관점에 서서 역사를 새로이 바라보게 되었으며, 민주주의는 정치가나 정부가 아니라 민중이 조직적으로 들고 일어날 때 살아나는 것임을 배웠다.

    미국 금융위기 때 의회감시위원회 의장을 맡아 미 행정부의 부당한 금융구제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하버드대 엘리자베스 워런 교수의 각성 계기도 남다르다. 그는 파산 신청자들을 연구하면서 중산층 가족들의 붕괴과정을 지켜본다. 그리고 이를 통해 미국 사회가 갈수록 중산층을 붕괴시키며 양극화 사회로 치닫고 있다고 진단한다.

    사회과학자 찰머스 존슨은 1995년 그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미군이 저지른 성폭행 사건을 조사하던 중 미군에 의한 환경오염, 성범죄, 난동 등을 보며 미 제국주의를 비판하기 시작했고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는 히로시마 원폭 생존자들이 있는 병원을 취재하다가 각성의 계기를 맞는다.

                                                      * * *

    저자 – 해리 크라이슬러 (Harry Kreisler)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국제관계연구소 상임이사. 매주 금요일 저녁, 위성방송 네트워크와 유튜브를 통해 전국에 생방송되는 <역사와의 대화(Conversations with History)>라는 프로그램을 1982년부터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기획, 제작, 진행해왔다.

    전 세계 정치, 학술, 문화예술계 저명인사들이 자신의 삶과 작업에 대해 말하는 이 한 시간짜리 인터뷰 방송은 현재까지 485명 이상의 온라인 아카이브를 갖추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이밖에도 현재 국제학생교류 프로그램 ‘Connecting Students to the World’의 상임이사를 맡고 있으며, 국제문제 관련 웹사이트 ‘Globetrotter’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역자 – 이재원

    중앙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중앙대학교 문화연구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급진적 문화이론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정치적 아방가르드의 역사를 연구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하워드 진, 역사의 힘》 《사진에 관하여》 《속도와 정치》 《타인의 고통》 《불복종의 이유》 《은유로서의 질병》 《신좌파의 상상력》 등이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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