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미국의 경제식민지 된다?
        2010년 11월 20일 03:0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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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중국과 미국은 전쟁 중이다. 탱크, 전투기 그리고 총성 없는 전쟁, 바로 환율과 무역 그리고 원가를 둘러싼 전쟁이 21세기 지구를 뒤덮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중미전쟁』(량센핑, 비아북, 20000원) 중이다.

    국제 금융학에서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잘 알려진 랑셴핑 오하이오 주립대 부교수가 중미 패권 전쟁과 21세기 세계 경제의 흐름을 파헤쳤다. 중국 관료와 경제학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비판과 조언을 쏟아내고 있는 그가 미국과 중국의 한 치 양보 없는 경제전쟁을 파헤친 것이다.

    이 책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10%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하며 경제 2위국, 나아가 미국을 제치고 제1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경제의 미래를 파헤친다. 저자는 그러나 이 책에서 절대 중국경제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볼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고성장 속의 경제위기

    저자는 오히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이 중국 경제의 위기라고 진단한다. 그는 레닌의 ‘제국주의론’을 언급하며 경제 식민지를 개척하고 있는 오늘날의 신제국주의에 중국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말한다. 미국은 이미 독점자본을 투입해 중국 경제 상당 부분을 잠식했으며, 앞으로도 중국을 끊임없이 경제 식민지화하려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준비가 없다면 일본처럼 중국 경제 또한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미국의 아시아 환율 공격의 역사와 중미 환율전쟁의 시나리오를 시작으로, 도요타 리콜 사태와 중국 저가 상품의 미래의 상관관계를 파헤치며 음모와 관세보복으로 대변되는 미국 무역전쟁의 실체를 보인다.

    또한 유전자 변형, 탄소, 신에너지, 기후, 코크스 등 미래 에너지자원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치열한 패권 싸움도 논한다. 그야말로 이 책은 21세기 세계 경제 흐름과 미래를 한눈에 통찰할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결국 저자는 미국 경제학자 니얼 퍼거슨이 만들고 중국 정부가 자부심의 표현으로 자주 언급하는 ‘차이메리카(chimerica)’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미국은 균형이론을 내세워 위안화 절상과 금융시장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위안화 절상은 중국 제조업의 위기를 불러와 급격한 경제 정체화를 겪게 만들 것이라 말한다.

    또한 금융시장 개방 역시 신흥시장의 사례처럼 금융위기의 단서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경제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환율전쟁뿐 아니라 관세 보복으로 대변되는 무역전쟁과 더불어 미래 에너지자원 확보와 국제 원자재 가격을 둘러싼 원가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한다.

    오바마의 3대 전쟁

    저자는 중국도 이미 미국의 신제국주의 침략이 이미 많이 진행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환율과 무역, 원가를 중심으로 한 3대 전쟁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미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위협을 가하면서 환율전쟁을 진행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 위안화 20% 평가절상을 표면화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금융시장 개방이라는 노림수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과거 미국이 일본에게 농업과 서비스업 시장 개방을 표면적으로 강요했지만 일본이 국민 정서의 반대를 이유로 농업과 서비스업을 보호하고 금융시장을 개방했고 그 뒤 일본은 20여 년 넘게 경제 추락을 겪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미국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무역전쟁과 원가전쟁으로 수순을 밟아 무역 적자를 극복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 방식으로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여 관세를 인상하고 슈퍼301조를 발동해 관세를 추가 부과하는 것을 모색할 것이라 전망한다.

    이처럼 중미 경제와 세계 패권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제전쟁에서 미국의 공격은 체계적이고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관료와 경제학자들이 마냥 거품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특히 오바마가 이번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에 참패하며 환율전쟁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을 할 것이기에 중미전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 예측한다.

    이 책은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 뿐 아니라 미국이 아시아 신흥국가들을 어떻게 경제 식민지화했고, 중국의 경제를 어떻게 잠식시키고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담고 있다. 2011년에 제2의 금융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흉흉한 전망이 대두되는 현재에 세계 자본의 본질과 향후 세계 패권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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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랑셴핑

    1956년 타이완 타오위안桃園 출생.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금융학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시건과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조교수, 뉴욕대학교에서 부교수를 거쳐 1998년 세계 경제학자들의 성지인 시카고대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국제금융학 분야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주목할 만한 경제학자로 손꼽힌다. 1990년 발표한 기업파산 연구 논문은 그해 세계에서 발표된 금융재무학 논문 중 최고로 꼽혔으며, 이후 다른 학자들의 논문에 자주 인용되는 고전이 되었다. 또한 세계에서 인용 비율이 높은 기업재무 논문 28개 가운데 그의 논문이 2편이나 된다.

    2003년 「Who’s Who in Economics」가 선정한 ‘세계를 움직이는 경제학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2006년 「월스트리트 와이어www.wswire.com」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 10대 경제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혔다.

    무엇보다 중국 내 그의 인지도는 압도적이다. 방송과 집필을 통해 거품에 취해 있는 중국 관료와 경제학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비판과 조언을 던진다. 그는 중국 정부 경계 대상 1호이며, 국민들은 ‘미스터 마우스’라 부르며 지지한다.

    일례로 2005년 「중국청년보」가 실시한 신뢰도 조사에서 10% 이상 지지도를 얻은 경제학자는 단 두 명뿐이었는데, 그중 랑셴핑이 31% 득표라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과시했다. 2006년에는 「신화통신」이 선정한 ‘중국 10대 화제인물’에 올랐다. 중국 출신 경제학자 중 가장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홍콩 중문대학교 석좌교수이며, 광둥 위성TV의 「차이징랑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현 경제현상을 날카롭게 진단하고 전망한다. 지은 책으로 『중국 경제의 구세주는 누구인가』, 『누가 중국 경제를 음해하는가』, 『신제국주의가 중국 기업을 인수하는 진짜 이유』, 『한계를 초월한 금융전쟁』 등이 있다.

    역자 – 홍순도

    경남 진양 출생. 경희대 사학과를 졸업했고, 독일 보쿰대학교에서 중국정치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매일경제신문 국제부와 문화일보 국제부에서 기자로 근무했으며, 1997년부터 9년간 베이징 특파원으로 활동했다. 2004년 한국기자협회 ‘올해의 기자상’과 제8회 ‘한국언론대상’을 받았으며, 1998년 관훈클럽 국제보도 부문상을 공동수상하였다.

    현재 중소기업 부사장 겸 중국 전문 작가 및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화폐전쟁 2』, 『삼국지 강의 2』,『국부책』, 『중국 그 거대한 행보』, 『신결혼시대』, 『중국의 혁명은 이렇게 시작됐다』, 『중국의 천하대란』등 30여 권이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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