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소녀' 연극 무대로
    By mywank
        2010년 11월 19일 06: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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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투병 끝에 23살에 나이로 숨진 고 박지연 씨(‘반도체 소녀’로 불림)를 소재로 한 연극이 공연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스피스의 자기 발견

    다음달 11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에 있는 극장 ‘혜화동 1번지’에서 공연되는 연극 ‘반도체 소녀’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에 만족하며 소시민적으로 살아온 병원 간호사 겸 호스피스 ‘정민’(곽지숙 분)이 백혈병 말기인 ‘반도체 소녀’(정문선 분)를 간병하고 죽음을 지켜보며, 억울한 피해를 당한 노동자에게서 ‘자신의 모습’(자화상)을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반도체 소녀 포스터 (사진=문화창작집단 날)

    연극은 이를 통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반도체 소녀’의 죽음이 어느 이름 모를 노동자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이 연극에는 사회주의 운동가인 오세철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가 배우로 출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오 교수는 대기업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원생 ‘세운’(임세운 분)에게 사회의 부당함에 맞서는 새로운 가르침을 주는 대학원 교수 역할을 맡았다.

    이 연극을 제작한 ‘문화창작집단 날’ 측은 "연출가 최철은 대본 작업을 하는 데 있어 ‘대학원 교수’ 역할에 오 교수를 염두해 집필 활동을 했고, 오 교수 또한 자신이 동화될 수 있는 역할이었기에 흔쾌히 출연을 허락했다"며 "그는 요즘 연습실에서 하루 5~6시간 씩 연습에 임하며, 새로운 도전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극에서는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 해고 사태와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실태가 소재로 함께 다뤄진다. 대학원생 ‘세운’의 여자친구 ‘혜영’(이혜영 분)은 학습지 교사로 일하다가 회사 측으로부터 해고당한 인물로, 호스피스 ‘정민’의 남자친구 ‘동용’(이동용 분)은 자동차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던 중 과로사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거울 보기’ 컨셉

    이 연극에서 소시민적인 삶을 살아온 호스피스 ‘정민’이 백혈병에 걸려 입원한 ‘반도체 소녀’와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 ‘동용’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또 대기업 취업이 목표였던 대학원생 ‘세운’이 자신과 가치관이 다른 ‘대학원 교수’ 강의를 듣고, 여자 친구의 부당한 해고를 겪으면서 내적 변화와 사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는 점은 관객들에게 ‘생각 거리’를 던져준다.  

    ‘문화창작집단 날’의 최현 대표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우리들은 노동 문제를 회피하고 자신의 일이 아닌 것처럼 여기곤 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우리들의 가족, 이웃, 그리고 나 자신”이라며 “이 연극의 컨셉은 ‘거울 보기’이다. 등장 인물인 호스피스 ‘정민’과 대학원생 ‘세운’의 모습은 바로 노동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여기지 않았던 우리들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철 씨가 연출을, 김호철 씨가 음악감독을 맡은 연극 ‘반도체 소녀’는 평일 8시(월요일 공연 없음), 토요일 3시 7시, 일요일 3시에 공연이 있고, 공연료는 20,000원이다. 문의사항은 02-741-6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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