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다쳤어요? 이겼어요?"
    By 나난
        2010년 11월 18일 04: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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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철회, 정규직화”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가족들의 마음도 타들어 가고 있다. 파업이 4일째 진행되고 있는 18일, 아산공장에서는 또 다시 ‘마찰’, ‘부상자 속출’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가족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가족들은 현대차 사내하청 노조(지회) 홈페이지에 “언제 용역들이 쳐들어올지 몰라 걱정스럽다”며 “하지만 가족들 걱정 말고, 이겨서 몸 건강히 돌아오라”는 글을 남기는 등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 울산1공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변변한 이불도 없이 비닐을 덮고 자고 있다.(사진=참세상)

    정규직 노동자도 연대투쟁 중 부상

    파업 4일째 접어드는 18일에도 현대차 울산, 아산, 전주 3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3일간의 기습 파업과 잔업 거부, 라인 점거 등을 계속하며 현대차를 압박했다. 울산 1공장은 계속 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2공장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기습 파업에 들어갔다. 라인도 멈췄다.

    1공장에서는 이날 회사 측 관리자 50여 명이 조합원들이 농성 중인 2층으로 진입을 시도해 마찰이 발생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엄호하기 위해 1공장 1층에서 연대 농성을 벌이던 정규직 대의원이 갈비뼈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조(아산사내하청지회)는 출근투쟁을 시작으로 주야간 4시간 부분파업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실제로 파업에 들어간 오후 3시부터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며 집회를 준비하는 사이, 회사 측 관리자들이 이들 뒤에서부터 강제해산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가 부러지고, 어깨가 탈골되는 가하면,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이 속출했다. 현재까지 4명의 조합원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17일에도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지회는 파업을 벌이며 공장 정문과 민주광장에서 각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 관리자와 마찰이 발생하며 송성훈 사내하청지회장 등 수십 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송 지회장은 척추 근육을 받치는 작은 뼈 4개가 모두 부러졌으며, 양회삼 부지회장은 갈비뼈가 골절됐다. 병원에 이송된 수만도 7명이다. 송 지회장은 현재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투쟁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8일 오후 5시까지 주간 파업은 물론 야간 파업도 그대로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전주공장 역시 17일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며 라인을 세웠으며, 18일에는 주야간 잔업거부 지침을 내린 상태다.

    가족들도 안타까움 속 응원 메시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족들은 마음고생 역시 심한 상태다. 가족들은 사내하청지회 홈페이지 등에 글을 올리며 걱정스런 마음을 전하는 가하면, 응원의 메시지도 남기고 있다.

    한 조합원의 아내는 “남편은 1공장 안에 있다. 그러나 저는 울지 않는다”며 “승리하여 남편이 돌아오는 날, 십여 년을 참았던 서러운 눈물을 다 흘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날을 하루라도 당기기 위해 비정규직 철폐라는 붉은 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폐업으로 이번 파업의 불씨가 된 동성기업의 해고자를 남편으로 둔 한 아내는 “동성기업에서 열심히 뼈 빠지게 일해 주던 울 신랑, 열심히 일한 대가로 깡패들한테 두들겨 맞고 경찰에 연행까지 됐다”며 “(아이에게) 정의를 위해 싸우다 억울하게 경찰에 잡혔지만, 아빠는 죄가 없기 때문에 곧 나올 거라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남편이 석방된 뒤) 울 아들의 첫 마디는 ‘아빠 다쳤어요?’였고, 두 번째는 ‘이겼어요?’였다”며 “전화를 끊은 아들은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고, 끝내 울다 잠들었다”며 가족들의 고통을 글로 남겼다. 이어 그는 “제발 우리의 희망인 아이들에게 상처주는 일을 멈춰 달라”며 “더 이상 용역깡패를 앞세우는 큰 회사의 지도자답지 못한 행동 그만하라”고 당부했다.

    이제 태어난 지 60일된 아이를 둔 엄마는 “(아이) 아빠는 집에도 못 오고 1공장에서 투쟁하고 있다”며 “아기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요”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남겼다. 그는 아이 때문에 가족대책위 투쟁에 결합하지 못하는 마음을 전하며 “가족분들 조금이나마 시간적 여유가 되신다면, 모두가 함께 참가하여 회사 안에서 고생하는 우리 신랑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족대책위 꾸려져

    또 다른 조합원의 아내는 “신랑이 보고 싶다”며 “16개월 된 딸은 매일 아침 밤낮으로 (집안의) 이곳저곳을 아빠를 찾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 회장님, 상황에 왜 가만히 계시느냐”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한 집의 아들이고, 남편이자 아빠”라며, “그 사람들이 하루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가족을 중심으로 가족대책위가 꾸려진 상태다. 이들은 점심․저녁으로 공장 앞을 찾아 선전전과 촛불집회 등을 개최하며 현 사태를 알리고 있다.

    한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노동․정당․시민사회단체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울산으로 집결하고 있다. 야4당은 진상조사와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투쟁의 원만한 해결과 정규직화를 지원하는 활동도 벌인다는 계획이다.

    민주노동당은 오는 21일 총력집중대회를 울산에서 개최하며, 최고위원, 국회의원 등 중앙당 지도부가 모든 일정을 조정해 이때까지 울산에 상주한다는 계획이다. 진보신당은 18일 전국 시도당위원회 연석회의를 울산에서 개최하고, 19일 금속노조 결의대회에 결합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며 “현대차 사측의 잘못된 태도가 현대와 같은 상황을 불러왔고, 특히 지금 사측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에 대한 가공할 폭력에 매우 우려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울산지역은 노동문제와 관련해 특히나, 납치, 테러, 폭력이 오래 있어왔지만, 지금처럼 큰 규모로 노골적으로 이뤄진 경우는 없었다”며 “이 문제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18~19일 현대차 3지역 공장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민주노총도 오는 20일 영남권 결의대회를 울산공장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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