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막는 음식이다"
        2010년 11월 17일 06: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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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시간이 날 때 다큐멘타리 영화를 자주 감상한다. 인류 4대문명, 지구, 바다, 우주, 자연, 역사 같은 내용을 다룬 것들이다. 보고 또 봐도 물리지 않고 오랫동안 사람들이 살아온 흔적을 오늘과 그 당시 혹은 지금까지의 과정으로 돌아가 들여다 보는 여정은 언제 보아도 흥미롭기 때문이다.

    그 중 기억나는 것 하나가 중국 황하문명의 이야기다. 역사의 전개와 사람의 인식의 틀을 넘어서는 황토문명의 크기와 그 당시의 생각과 결과물들에 매료되곤 한다. 그렇게 선명하게 누런 흙 ‘황토(黃土)’는 ‘만물의 근원’으로 내 마음에 남아있다.
     

       
      ▲ 중국의 황토고원지대

    흙은 만물의 근원이다.
    황토상황버섯농장에 대한 이야기를 구상하면서 맨 처음 떠오른 전제였다. 농업의 근거로서의 흙의 의미는 말할 나위 없는 것이고…. 

    황토가 갖는 단순한 흙의 의미를 넘어서는 의미들….

    ● 생기력 : 우리 몸의 기(氣)의 흐름을 원할하게
    ● 습도조절 : 습도가 높으면 습기흡수, 낮으면 습기발산
    ● 온도조절 : 바깥의 더운 열기를 막아주고 반대로 추울 때는 온기를 내어준다
    ● 통풍 : 황토 1g에는 약 2억 마리의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이 산다. 생물이 숨을 쉬듯 황토도 생물처럼 숨을 쉬어 공기를 순환시킨다.
    ● 흡수력 : 탈취, 탈지의 성질
    ● 항균력 : 곰팡이 및 인체유해균 서식방지
    ● 건강성 : 원적외선을 방출하여 혈액순환촉진, 스트레스해소, 피로회복에 좋다.  

    바다생태계에 이상기온과 환경오염으로 적조현상이 나타나면 누런 황토를 바다에 뿌려서 문제를 해결한다. 온돌, 기와, 벽체, 옹기….
    우리민족의 일상과 너무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때론 그 가치를 잊어먹고 지내는게 우리 황토다.

    국내에서도 황토의 효용성에 대한 연구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아주 다양한 상품으로 응용되어왔다. 농산물 유통에 종사하면서 만난 인연도 돌이켜보니 부지기수였다. 서산 황토 육쪽마늘, 무안 황토양파와 고구마, 황토먹인 한우, 황토를 걸러 받은 물 지장수…. 전통가옥의 건축재료, 보온 및 보냉, 원적외선 이야기 등 가만가만 둘러보니 황토는 우리의 생활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요 의미였다.

    경북 의성군 안계면 토매리에서 난 또 하나의 황토이야기를 만났다. 황토에서는 버섯재배가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황토재배를 성공시킨 황토상황버섯농장 류병창씨가 그 주인공이다.

    토매란 이름은 이 지역의 언덕이 좋고 흙의 질이 좋아 토구라 불리웠고 음력 2월인데도 매화가 피어 매우 아름다웠으므로 둘을 합하여 토매가 된 것이다. 토매리는 ‘갓 시집온 며느리신발에 묻은 흙(황토)이 3년은 되어야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누런 황토 흙이 많다. 그 고유함에서 나온 특산물로는 ‘의성 황토 쌀’, ‘의성 황토마늘’이 유명하다. 거기에 황토상황버섯을 한가지 더해야 할 듯하다. 

    상황버섯재배, 면역을 재배하는 것

    버섯류는 오래 전부터 민간 전통한약으로 전래되어오며 각종 질병에 대한 민간치료제로 자주 이용되어왔다. 특히 현대에 들어서 버섯류가 생산하는 기능성 생리활성 물질은 부작용이 적어 독성면에서 매우 안전한 반면 인체 면역계의 기능을 강화시켜 탁월한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한국,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집중되어 왔다.

    상황버섯의 우리말은 목질진흙버섯이다.

    상황버섯 이야기를 만드는데 보름 이상을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수십 번 망설이고 고민했다. 일반 과일이나 채소 혹은 곡물처럼 우리네 일상에서 친근하고 소용(所用)이 가까운 것들과는 달리 상황버섯이라는 실체는 엄중하다 싶었다. 느타리나 표고, 팽이버섯처럼 일상식품으로서의 의미보다는 약용, 혹은 항암, 또는 면역체계의 강화 같은 약리학적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약성(藥性)물질로 들여다 보기에는 내가 전문성이 떨어지므로 함부로 처신할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의성 현지 농장을 두번 방문하여 자세히 버섯의 일생을 공부하고 살피게 되고, 그 식구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이 또한 우리농업의 중요한 범주로 다루어야지 싶었다. 오롯이 진정성을 담아 농사짓는 늙은 농부의 마음이 느껴지면서 가닥을 잡을 수 있었다. 그 Key는 ‘면역’이었다.

       
      ▲ 상황버섯 종균이 심겨져 있는 참나무 원목을 의성의 좋은 황토를 바닥에 깔고 심는다. 아래 우측은 6월 중순경의 농장내부모습

       
      ▲ 8월의 상황버섯농장의 모습이다. 같은 게 하나 없이 제 각각의 고유함을 극성으로 내밀고 있다. 이것들이 다 면역을 강화시켜주는 주인공들이다. 사람도 같은 얼굴이 수십억명중에 하나 없듯이 상황버섯들도 마찬가지다

       
      ▲ 잘 된 버섯농사를 기뻐하는 류병창

    상황버섯농사의 애로점은 병충해 방제에 있다. 모든 농산물에 장해요소가 있듯, 상황버섯 어린버섯의 밑부분 보드라운 곳에 번식하는 벌레가 있는데 이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살펴서 제거해내야 한다. 농약에 중독되어 고생해본 아픔이 있는 류병창씨는 그 일을 하나하나 철저하게 해낸다. 더군다나 무농약인증을 받은 상태이므로 더더욱 사회와의 약속은 엄중해지기 마련이다.

    두번째로는 판로의 문제인데 시장에서 그간 온갖 장난을 친 사람들이 많아서 늘 진짜 가짜 논쟁이 벌어지고 수입원산지를 속이는 경우도 빈번했다. 해서 상황버섯의 면역강화와 관련한 이야기와 탁월한 효능, 그리고 그 물성이 갖는 의미에도 불구하고 진위여부 논쟁에 휘말리면서 시장이 탄력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역시 진품은 사람들이 알아주는 법이다. 어느 소비자들은 농장으로 직접 와서 흙도 담아가고 원목나무에 달린 그대로 가져가기도 한다. 품질의 안정성과 농부의 마음을 보고 통째로 가져가는 것이다.

    면역(immunity, 免疫)은 우리 몸을 지키는 군대

       
      ▲ 황토상황버섯 진품

    옛날 전염병(역병)이 인류의 가장 큰 적이던 시절, 전염병에 의해 부모형제 다 잃어버리고 동네 사람들마져 다 죽어버렸지만 용케도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곤 한다. 하늘이 도운 것이라 하지만 사실은 그 사람의 면역체계가 가져온 생명방어 활동의 결과인 것이다.

    면역은 주로 외부침입자에 대한 인체의 방어체계를 말한다. 외부인자(외부침입자)는 항원(抗原:antigen)이라 하며 병원미생물 또는 그 생성물, 음식물, 화학물질, 약, 꽃가루 등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은 인간 혼자만의 세계가 아니라 여러 생물들이 함께 살고 있는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식물이 태양에너지를 통해서 얻은 에너지를 여러 초식동물들이 에너지로 사용하고, 육식동물은 그 초식동물을 먹이로 생존해간다. 이처럼 하늘과 땅 바다에서는 수많은 생명들이 생명짓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생태계가 있는가 하면 보이지는 않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생태계가 있다. 바로 세균과 바이러스가 사는 미생물의 세계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이 세상 거의 모든 곳에 존재한다. 펄펄 끓는 활화산의 용암주변에도 존재하고, 남북극의 얼음지대에도 산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피부, 기관지, 장(腸)속 심지어는 입안에서도 미생물은 우리와 공존하며 살아간다. 이들이 피부나 점막의 바깥쪽에 살면서 인간과 공존해야 하는데 얘네들이 1차 방어선을 뚫고 체내로 들어오게 되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몸은 비상경보를 울리고 면역체계가 발동되어 침입자를 제거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하게 된다. 이때 동원하게 되는 군대가 바로 면역세포들이다. 마크로파지(macrophage), 보체, T임파구 세포, B임파구 세포, 자연살해(NK, natural killer)세포등이 5분대기조, 기동 타격대가 되는 셈이다.

    또 면역(인체방위군)은 자기감시기능도 철저히 한다. 이동, 매복, 순찰기능을 한다. 면역세포들은 혈액을 타고 조직을 지나 림프액을 돌아다니다가 고장 난 세포나 감염된 세포를 찾아낸다. 사람의 몸은 고정된게 아니고 죽는 날까지 계속 세포분열을 한다. 그러다 보면 우리의 세포도 실수를 할 때가 있고 DNA 복제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로 누구나 하루에 몇 개씩의 암세포는 생겨난다.

    또는 다른 요인(환경호르몬, 활성산소)으로 인해 정상DNA가 공격을 받아 암세포가 생겨나기도 한다. 이럴 때 인체방위군은 이 고장 난 암세포들을 찾아내어 파괴한다. 그 고장 난 것들이 ‘암(癌)’이라는 질병을 이룰 만큼 자라지 못하고 사라지도록 하는 것이 면역세포(기동타격대)의 능력인 것이다.

    이처럼 면역은 우리 몸을 24시간 지키는 인체방위군 상황실, 기동타격대, 이동순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있으면 외부로부터의 적의 침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혹 침투가 되었다 하더라도 즉시 거기에 합당한 방위군을 파견하여 제압해버리는 것이다.

    면역(免疫)을 마신다_황토상황버섯

       
      ▲ 황토상황버섯을 스테인레스 주전자로 달인다. 표고버섯, 대추를 가미하여 처음 센불로 하고 팔팔 끓인 다음 약한 불로 낮추어 물의 양이 반으로 줄어들도록 달인다. 세 번 울궈낸 후 까맣게 탈색이 된 상황버섯.

    매주 한번씩 집 마당에서 한바탕 벌이는 작업이 있다. 황토상황버섯을 20g잘게 편으로 잘라 마른 표고버섯 2~3개와 대추를 넣고 우려내는 일을 한다. 1주일 우리집 음료를 준비하는 것이다. 아내가 자궁경부암으로 투병중이기도 하고, 식구들의 건강을 위하여 일상음료도 대용하고 있다.

    치료목적이라기보다 범용으로 우리가족 일상의 패턴을 바꿔보고 상황버섯과 표고버섯의 물성을 고스란히 맛보고 식구들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밥을 할 때에도 맨 마지막 밥물로 쓰기도 한다.

    면역을 마시는 거다.

    예전에는 약과 음식의 경계가 없이 식약동원(食藥同源)으로 보았다. 즉 음식과 약의 근원이 같다고 본 것이다. 1431년(세종13년)에 발간된 ‘향약집성방’에서는 임파선 질환과 유방암 계통에 효능이 있다 했고 1610년(광해2년) 동의보감에서 명의 허준은 쌀과 함께 죽을 끓여 복용하면 각종 종양에 좋다고 하였다.

    동양의학 대사전에서는 복통과 오장을 비롯 위장에 좋다 하였다. 중국 명나라의 본초학자(本草學者) 김시진이 저술한 ‘본초강목’에서는 남자의 오장에 좋다 하였고 양기에 좋다고 기록했다. 현대의 의학에서도 항암과 면역활성화 측면에서 집중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러고 보면 상황버섯은 우리인체의 어떤 특정부위에 작용하는 기전이 아니고 인체 방위사령부 역할을 하는 시스템을 강화하는 측면이 강하다 하겠다. 

    늙은 농사꾼의 작은 소망

       
      ▲ 부부금술이 좋게 백년해로중인 류병창내외 모습이다. 부부는 아주 정확하게 닮아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웃는 모습, 선한 인상, 부드러운 표정이 닮았다.

    대대로 의성에 살아온 류병창씨는 7남매를 두었다. 아들 다섯에 딸 둘.

    농촌에서 애들 여럿을 키우려면 소득을 올려야 했다. 당시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어 농사규모를 늘리다보니 50마지기이상 벼농사를 지었다. 1970~80년대에는 통일벼를 재배하면서 하루 종일 병충해 방제하느라 농약구덩이에서 살았다. 당시로서는 매우 고독성 농약을 썼다.

    차츰차츰 음식을 먹으면 속이 매스껍고, 구토도 나고 시름시름 몸에 힘도 빠지고 느낌이 이상했다. 급기야는 ‘농약중독’이라는 진단을 받고 말았다. 한참 이농현상이 심하고 식량증산으로 농산물값을 저렴하게 유지해야 했던 정부의 정책이 불을 붙기 시작하던 무렵의 일이다. 대다수 우리의 농민들은 그렇게 농약에 몸과 마음이 황폐해졌다.

    더군다나 젊은 일꾼들이 다 도시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도저히 큰 규모의 벼농사는 불가능해지기 시작했고 모종의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시점이 그에게 다가왔다.

    40년 동안 벼농사만 짓던 그는 경북농업기술원에서 6년간 연구하여 2001년 개발한 ‘천년상황버섯’을 기술이전 받아 황토가 많은 토매리의 지역특성을 살려 황토상황버섯 재배를 시작했다. 무농약인증을 받고 황토의 고유한 기운이 상황버섯종균을 품어서 길러내도록 모든 열정을 기울였다.

    “인생의 모든 출발은 마음(心)에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 편하기 위하여 임시방편으로 일을 처리해서는 안된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거라 그러면 끝까지 교육을 시켜주마” 라고 선언했고 적극적인 뒷바라지를 해주었다.

    아이들은 잘 자라나 7남매 모두 가고 싶은 대학에서 공부를 마쳤고 교사가 둘이 나왔고, 공무원이 셋이고 각자 자기 할 일 맡아서 잘살고 있다.

    류병창씨 내외에게서 70년~90년대를 관통한 농촌에 근거했던 아버지들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보았다. 자신은 죽도록 고생할지라도 아이들은 남부럽지 않게 공부시켜서 세상에 내보내고 말겠다는 강한 교육열에 불타는 아버지들의 모습 말이다.

    류병창씨의 농사스타일

       
      ▲ 논농사와 밭농사도 일부 같이하는데 열, 간격, 크기등이 질서정연하기 그지없다. 밭이나 논을 보면 대게 그 밭 농부의 성향이 보인다.

     

    필자의 돌아가신 장인어른은 목수출신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논이며 밭이며 장소 구분 없고, 파종이며 모종이며 절기 구분 없이 나무에 먹줄 튕기듯이 바둑판처럼 칼같이 농사를 관리했다. 우리는 늘 아버님다운 모습이라며 웃곤 했다.

    마찬가지다. 류병창씨도 농사 관리하는 모습과 상품주문시 배송포장하고 그 위에 부착물을 붙여 보낸 손맛을 보면 아주 정교하게 정성스럽게 매만진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한마디로 각이 잡히는 일맵씨를 보여준다. 버섯농사도 그런 기준으로 빈틈없이 농사를 짓는다.

    농사짓는 농부의 마음이 어디로 가겠는가? 고스란히 작물로 가고 그 에너지는 다시 소비자들에게로 갈 것이다. 황토상황버섯농장에서는 그린음악이 잔잔하게 음율(音律)을 탄다. 살아있는 것들을 위한 류병창씨의 서비스인 셈이다. 버섯들은 어릴 때부터 농부의 그 마음을 받아 들고 기꺼운 마음으로 제 성질 마음껏 채우면서 자라나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출발은
    마음(心)에 있는 것

    지금 당장 편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일을 처리하지 말아라

    농사짓는 그 마음 어디로 가겠는가?
    고스란히 상황버섯에게 가고
    그 에너지는 다시 먹는 사람에게로 간다

    그린음악 들려주며
    대화하는 농사꾼

    살아있는 것들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

    늙은 농사꾼의 작은 소망
    ‘가족건강 지킴이’

    버섯들은 어릴 때부터
    그 농부의 마음을 받아 든다

    기꺼운 자세로 제 성질 마음껏 채워가며
    야물게 자라난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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