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단일정당 추진하겠다"
        2010년 11월 17일 05: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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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의 좌파블록을 자임하며 “진보적 목소리를 내겠다”고 선언한 ‘진보행동’이 17일 오후 출범식을 갖고 공식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이날 출범식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천정배 최고위원이 참석했으며 진보행동 소속 전현직 의원 및 지역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도 내빈 자격으로 참석해 축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심상정 전 대표 참석 눈길

    진보행동은 민주당 소속 학생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인 이른바 ‘486 세대’가 모여 만든 당내 조직으로 이들은 앞으로 당 내외에 진보적 정책과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출범식 이후 가진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임종석 전 의원은 “야권단일정당 추진을 목표로 야권연대와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며 진보행동의 출범 목적을 설명했다.

       
      ▲’진보행동’ 출범식(사진=정상근 기자) 

    우상호 운영위원장은 “우리는 1년 전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처음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며 “그 때는 ‘젊은 정치인들이 왜 할 말을 못하냐’는 노 전 대통령의 말이 생각나 부끄러웠고 그 때 모인 우리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를 변화시키자며 입문했는데 어느덧 기성정치에 물들어 버렸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고백한다”며 “이제 20년 전의 그 마음으로, 진정성 있는 사명감으로 다시 한 번 정치를 변화시키기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당당히 할 말을 하고 국민의 고단한 삶을 바꾸기 위해 진보정치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는 국민들의 상상과 기대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정권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우리가 앞장 설 것이며 새로운 진보와 진정성 있는 행동을 결합해 새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손학규 "구호만 외치는 진보 의미 없어"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시작은 작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의 구절이 떠오른다”며 “앞으로 진보행동이 쌓아가고 이뤄갈 일이 많을 것이며 바로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역사가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덕담을 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어쩌면 이 모임은 진보행동 회원들 스스로가 모였다기 보다 역사의 부름을 받고 만들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소외층의 확대는 진보개혁진영이 꿈틀거리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호만 진보를 외치면 아무 의미가 없으며 그 내용을 채워나가는 것이 진보행동에 놓여진 과제”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지금 이 자리에서 기득권 개혁을 말하고 있지만 진보행동이 또 다른 기득권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새출발을 하는 자리에서 이런 말은 미안하지만 여러분들 스스로가 언제든지 기득권, 민주주의의 적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기득권화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진보행동이 민주당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진보행동에 따라 민주당의 정권교체 여부가 달렸다”고 격려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책임과 의무 또한 크다”며 “2012년 국민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면 여러분이 선이 될 것이나 그렇지 못하면 악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내가 회원은 아니지만 이 자리가 흥분되고 긴장된다”며 “젊은 시절 진보행동 회원들의 투지와 정의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총선이후 이 정권 하에서 국회의원 생활을 하려면 투옥도 각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진보행동이 투옥될 각오로 제대로 싸워 국민의 희망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심상정 "시대교체기에 들어섰다"

    한편 이날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가 유일하게 외부 인사로서 축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진보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판을 짜려는 진보행동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87년과 같이 대한민국은 시대교체기에 들어섰다”며 “국민들은 민주당이 바뀌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야권연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이어 “이 자리가 단순히 양적 확대를 보여주는 자리는 아닐 것”이라며 “정권을 교체해도 그 교체된 권력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는 진보행동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보와 개혁은 독재와 냉전에 맞서 싸웠지만 무소불위의 시장권력에 의해 함께 가지 못했다”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멈춘 것도 그 지점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제 87년을 넘는, 삶의 질을 바꾸는 정치가 필요하다”며 “진보정당도 과감한 변화를 해야 하고 틀에 안주하는 진보가 아닌 공동의 실천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진보행동이 민주당의 ‘오늘’이 되는 날이 되어야 국민들에게 진보를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길에 굳건히 연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심 전 대표의 측근은 이번 행사에 참석한 것에 대해 "진보행동 측에서 축사를 해달라는 요청이 와서 참석하게 된 것"이라고만 밝혔다.

    출범식 이후 진행된 ‘진보개혁, 민주당 그리고 486’이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자인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486세대는 6월 항쟁을 안고, 6월 항쟁을 넘어가야 한다”며 “민주주의는 물론 넥타이 부대와 노동자계급이 함께하는 진보와 중도의 새로운 벡터적 통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치 중심으로 이루어진 진보세력이 분화하는 것을 불가피하다 보고 연합정치의 새 모델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복지국가 철학 비전 확고히 해야"

    정상호 명지대 교수는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보수우파-자유개혁-진보좌파가 경합하는 3각 분할의 온건 다당제”라며 “각 진영 내에서의 정당 통합과 선거를 매개로 한 연합정치의 이원적-단계적 실험이 추구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2년 총선 이전 큰 폭의 당내 개혁과 문호개방을 통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통합하고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의 합당이 성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의원은 “진보행동은 민주당 486세대 정치결사체로서 공동의 노력을 통해 준비된 집권세력의 면모를 갖춰 나가 2012년 총선과 대선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민주화-통일을 넘어 진보세대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진보정치를 통해 야권 전체의 연대와 통합을 적극 모색해 그 성과로 민주진보 야권단일정당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복지국가 철학과 비전에 대한 확고한 합의 하에 당장 실천 가능한 구체적 정책 대안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며 “민주당 내 계파정치를 혁신하고 전국정당으로 변모를 꾀해야 하며 시민사회-백만민란 등과 연계해 야권통합의 견인차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전 의원은 “진보정당과의 통합을 위해서는 특히 노동과 복지분야에 대한 섬세한 정책적 합의와 실천이 중요하다”며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진취적인 입장 정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야5당과 시민사회로 구성된 비정규직 위원회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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