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정규직, 정몽구 나와라"
    2010년 11월 16일 05: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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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떨쳐 일어섰다. 1월 15일 새벽 5시 30분 현대차 울산공장 시트1부 조합원 40여명은 하청업체 바지사장과 근로계약서 체결을 거부하며 공장점거농성을 시작했다. 현대차 자본은 동성기업을 표적 삼아 폐업하고, 악랄하기로 소문난 협력지원실 차장을 바지사장으로 보내 전면적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투쟁과 법원 판결로 높아진 사기

회사는 조합원들이 가장 많은 1공장과 시트공장 중에서 정규직의 연대가 취약한 시트공장을 제물로 삼아 이번 기회에 불법파견 투쟁을 꺾겠다는 노림수였다. 회사는 용역깡패와 관리자 700여명을 동원해 시트공장을 점거한 조합원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피를 흘리는 노동자들을 병원이 아닌 경찰서 유치장으로 보냈다.

그러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회사의 노림수를 뛰어넘을 만큼 기세가 등등했고,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이미 조합원들은 10월 30일 특근거부 및 상경투쟁과 울산공장 전 조합원 집결투쟁으로 투쟁의 의지와 열정이 가득한 상태였다.

특히 11월 12일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이 승소하고, 회사가 낸 ‘위헌법률심판제청’이 기각되자 조합원들의 사기는 더욱 높아져갔다. 업체가 바뀌어도, 의장부 조립라인이 아니라 서브라인에서 근무했어도 모두 정규직으로 판결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십수 년 간 불법을 저지른 것은 현대차 자본과 정몽구 회장이라는 사실과 노동자들의 투쟁이 너무나 정당하다는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확인되었기 때문이었다.

   
  ▲울산 현대차 1공장 정문 앞에 모인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공장 안을 바라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금속노동자 ilabor.org 제공)

500명의 노동자들 강력히 저항하다

시트 조합원들의 점거파업이 진행된 11월 15일 새벽 7시, 시트 1부 공장 앞에는 500명의 조합원들이 집결했다. 시트 조합원들이 폭력으로 연행됐다는 소식을 들은 노동자들은 폭력경찰을 뚫고 오토밸리를 점거하며 격렬한 투쟁을 벌였다. 49명이 연행되고, 9명이 큰 부상을 입었지만 조합원들의 사기는 더욱 높아만 갔다.

500명의 노동자들은 오토밸리 편도 전 차선을 점거하며 행진을 벌여 기습적으로 시트 2부 정문을 봉쇄했다. 출고가 막혀 당황한 회사는 시트 1부에서 불법으로 쪽문을 만든 데 이어 서비스쪽 문을 뚫었다.

바로 그 시간, 현대차비정규직지회 1공장과 2공장 사업부는 회사와 경찰의 폭력만행에 맞서 오후 4시간 기습 파업지침을 내렸다. 1공장은 1, 2부, 2공장은 22부 라인이 멈춰섰다. 1~2공장 조합원들은 1공장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도하탈착공정에 집결해 점거파업을 벌였다.

1~2공장 기습파업과 점거농성의 성공

1공장 정규직 대의원들은 알바와 대체인력을 막아내고, 관리자와 구사대의 폭력침탈을 저지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엄호 지지했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 대의원들이 구사대에 얼굴과 온 몸에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한편, 시트 2부에 있던 500명의 조합원들은 1~2공장의 파업 소식을 전해듣고 환호성을 지르며 울산공장 앞 대로를 행진해 본관으로 향했다. 조합원들은 “우리는 정규직이다. 구사대는 물러가라”, “우리는 정규직이다. 정몽구가 나와라”며 구호를 외쳤다.

500명의 조합원들은 조금도 지치지 않고, 본관 앞에서 세 차례에 걸친 연속 집회를 진행하며, “불법파견 자행하는 정몽구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조합원들은 새벽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만 12시간을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빵 한 조각으로 버티며 지치지 않고 싸웠다.

영웅적인 투쟁, 연대를 부르다

비정규직 동지들의 영웅적인 투쟁의 소식을 들은 동지들이 곳곳에서 달려왔다. 이날 저녁 5시 30분 불법파견 정규직화 울산지역대책위 주최 결의대회에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사회당, 사노위 등 많은 동지들이 전국에서 달려와 함께 투쟁할 것을 약속했다.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는 쟁대위 회의를 열어 야간조 전면파업을 결의하고, 모든 조합원은 9시까지 1공장으로 집결하라고 결정했다. 밤 10시 900명의 조합원들이 1공장으로 집결했다. 현대차는 관리자 전체와 용역깡패를 1공장으로 불러 모았고, 1천명이 1공장을 둘러싸고 출입하는 조합원들에게 집단폭력을 가했다.

긴박한 상황에서 갑자기 결정된 점거농성으로 인해 농성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었다. 하루종일 굶은 조합원들에게 이날 밤 주어진 것은 김밥 한 줄도 되지 않았다. 회사는 물품 반입을 철저하게 봉쇄했고, 공장을 뚫기 위한 기습작전을 계속 벌였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도 10분을 줄을 서야 하고, 바닥에 갈 스티로폼 한 장 없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조합원들의 투쟁열기는 더욱 높아져만 갔다. 관리자들의 폭력을 뚫고 공장진입에 성공할 때마다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는 1공장을 거점으로 사수투쟁을 전개하면서 파업을 확산시키기 위한 투쟁을 벌여나가고 있다.

90% 넘는 압도적인 파업 찬반투표

울산 비정규직 동지들에 대한 폭력탄압과 영웅적 투쟁 소식을 들은 현대차 아산공장과 전주공장도 파업과 잔업거부, 특근거부 투쟁을 결의했고, 파업을 위한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는 11월 12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모두 완료했다.

아산공장은 총유권자 305명 중 287명이 참여해 찬성 244표, 반대 43표로 투표자 대비 85.02%의 찬성률을 보였다. 전주공장은 354명 중 311명이 참여해 찬성 307표, 반대 4표로 98.7%의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울산공장은 총유권자 1690명 중 1425명이 참여해 찬성 1290표, 반대 128표, 무표 7표로 90.5%의 찬성률을 보였다. 사상 최고의 파업 찬성률로 조합원들은 투쟁을 결의한 것이다.

공권력-구사대 투입시 금속노조 파업으로

이제 남은 것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강력한 연대다. 1공장 대의원 동지들이 관리자들의 폭력만행에도 불구하고, 대체인력 투입을 저지하고 점거파업을 사수했던 것처럼, 모든 공장에서 대체인력 투입을 막아내야 한다. 정규직 조반장들과 알바들의 대체인력 투입을 막아낸다면 비정규직 동지들은 더욱 힘을 얻고 자본은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투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도 단호한 파업을 전개해 울산의 투쟁을 전국으로 확산해야 한다. 아산공장은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정규직 대의원들과 현장조직위원, 활동가들은 비정규직 사내하청 투쟁에 강력한 연대투쟁에 나서야 한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은 권역별 집회와 전국노동자대회를 울산에서 전개해야 한다. 공권력과 용역깡패 투입시 전면적인 파업을 전개해야 한다.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1사1조직 특별결의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11월 29일 현대차지부 대의원대회에서 1사1조직 규칙개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은 현재 투쟁하고 있는 조합원뿐만이 아니라, 2년 미만 사내하청, 한시하청 등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자신감을 갖게 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의 강고한 투쟁과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2010년 승리의 확실한 밑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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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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