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발 개헌론에 야권 제각각 속셈 중
민주당 완전 침묵-민노당 즉각 반발
    2010년 11월 15일 01: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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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5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선거구제와 행정구역 개편’을 언급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최고위원회 회의, 공식대변인 브리핑 등 공식적 통로에서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데 반해,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민주당을 겨냥해 ‘엮이지 말라’고 경고를 하고 나서 정치적 배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동아일보> 11월 15일자 3면

이정희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일부 야당 의원들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이 대통령 발언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심판과 정권교체이지, 권력 분점이 아니며, 이 논의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야권연대를 흔들리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민주노동당은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시작조차 되지 않도록 막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위원장이 “민주당 일부 의원과 친이계가 개헌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힌 대목과 맞물리면서, 민주당의 일각의 움직임을 향해 사전 경고탄을 쏘아올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친이계와 민주당 일부의 밀월?

이와 관련 정성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은 권력구도를 중심으로 하는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고 그것은 본질적으로 보수대연합 구도를 말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일부이긴 하지만 여기에 말려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옳지 못하며, 영남과 호남에서 의석을 얻기 위한 여야 거대 보수정당의 개헌에 분명한 반대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은 당장의 시급한 민생의제와도 동떨어진 것이고, 지금은 한미FTA나 민생현안 등에 야권이 힘을 모아야 하는 시기인데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여론을 호도하는 한나라당의 개헌논의에 대해 민주당이 나눠먹기식 선거구제 개편을 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며 “오늘 이정희 대표의 발언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밀거래 하지 말고, 함께 민생을 돌보고 책임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 원장은 이날도 보수 양당 일각에서 개헌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15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양당의 비공식적 개헌논의는 “정치권에서는 다 아는 이야기”라며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당 차원에서 협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일부 정치인들과 친이계 일부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 원장은 “논의 되는 내용을 전해들어 보니 대통령을 사실상 껍데기로 만드는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이원집정부안”이라며 “이재오 특임장관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그 얘기를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G20회의가 끝나고 나서 또 얘기가 거론되는 걸로 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미련을 못 버리고 계속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이원집정부제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인터뷰에서 “호남에서 한나라당, 영남에선 민주당이 안 되는 것은 문제로 선거법을 바꿔야 하고, 행정도 농업 중심이니 행정구역을 떠나 광역으로 (개편)하자는 것”이라며 그 시점에 대해 “구상하고 눈에 보이지 않게 스타트하고 있었으니, 조금 더 구체화해서 연내에 분야별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논의가 야권의 반대와 당내 친박계의 침묵으로 계속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 직후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선거구제-행정구역 개편과 개헌론을 들고 나와 야권의 반MB 전선을 교란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난 14일 ‘3단계 개헌론’을 제시하면서 불을 다시 지핀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이날 “여야가 권력구조에만 집착하면 개헌은 되기 힘들다”며 “국회에 개헌특위를 구성해 논의하고, 특위에서 합의가 안 될 경우 권력구조를 제외한 나머지 사안들만 개헌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22일 의원총회를 통해 우선 당 내 개헌여론을 모아나간다는 방침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올해 안에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하지 못하면 개헌은 안 된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어 당 지도부가 의지를 가지고 개헌논의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국헌 개헌특위 만들자"

그러한 상황에서 이정희 대표가 이에 대해 민주당을 향해 ‘경고’를 하고 나선 것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보수 양당구조를 더욱 고착화시키는 방향으로 ‘담합’하는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에 대한 사전 경고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이에 대해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선거구제 개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진보신당은 정당명부제가 당론이고, 특정지역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나눠 갖는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정당 지지율에 맞는 의석확보가 올바른 선거구제 개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의도가 실제로 선거구제 개편을 원한다기보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제를 건드려 개헌까지 가는 데 이용하는 것 일 수 있다”며 “똑같은 레퍼토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구제-행정구역 개편이 실제로 필요한 것인지 개헌까지 하려는 밑밥 던지기인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공식적 침묵’도 눈길을 끈다. 이 대통령이 특별 인터뷰를 통해 ‘선거구제 개편’ 등의 중대 사안에 대해 발언했지만 민주당은 대변인 브리핑은 물론 15일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도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그동안 청와대-여권에서 개헌논의가 불거질 때마다 그 ‘의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왔다.

민노당은 즉각 반발, 민주당은 침묵

다만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나라당의 (개헌)‘3단계 접근법’은 새로울 것도 특별할 것도 없지만, 청와대는 빠지고 한나라당이 ‘개헌 돌격대’ 역할을 확실히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재오 특임장관의 발언도 ‘개헌 가미가제 특공대’를 마련하고 ‘출격 준비’를 마쳤다는 뉘앙스로 들린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개헌 논의의 적기가 아니”라며 “‘개헌논의 공론화’에 대한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의도가 불순하다. 4대강, 대포폰, 한미FTA 문제 등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국을 ‘개헌 논의’로 돌파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략적 개헌 놀음은 국민들의 반발과 지탄을 초래할 뿐”이라며 “실현 가능성 없는 개헌 논의로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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