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자본주의’를 알려주마
    By 나난
        2010년 11월 13일 01:5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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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의 맹점을 날카롭게 파헤쳐 온 장하준 케임브리지 교수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부키, 14,800원)를 펴냈다. 자본주의 자체는 수많은 문제점에도 인류가 만든 가장 좋은 경제시스템이라 주장하는 장하준 교수는 이 책에서 지난 30년을 지배한 특정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해

       
      ▲책 표지 

    저자는 전작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과 같이 특별한 경제학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경제적 문제점을 지적한다. 장 교수는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경제는 우리의 삶 자체에 관여하고 있으며 원칙과 기본을 알면 충분히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장 교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내가 말하는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서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데에는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이어 “생각해 보면 우리는 날마다 전문적인 지식 없이 온갖 종류의 판단을 내리고 있다”며 “식품 공장, 정육점, 식당 등의 위생 기준이 어때야 한다는 것은 전염병 학자가 아니어도 모두 아는 사실이듯, 경제에 관한 판단도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장 교수는 “자본주의는 좋은 경제 시스템이나 자유시장체제가 자본주의를 운영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어 “지난 30년 동안의 성적표가 말해 주듯 이것이 최선의 방법도 아니”라며 “자본주의를 더 나은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진짜 자본주의

    무엇보다 장 교수는 “우리가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들이 확고한 증거와 제대로 된 논리에 근거한 것들인지를 따져 봐야 한다”며 “그런 후에야 기업, 정부, 국제기구 등에도 올바르게 행동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결정을 내릴 힘을 가진 사람들은 상황이 아무리 불행하고 불공평해도 그렇게 된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따라서 변화를 가져올 방법도 없다”고 말한다. 자유시장체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결정에 희생되지 않으려면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은 지금의 잘못된 자본주의가 아닌 ‘진짜 자본주의’에 대해 알려 주는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동시에 사람들이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데 필요한 경제가 돌아가는 원리를 설명하는 ‘경제학 입문서’이기도 하다.

    장 교수는 이 책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차례를 통해 먼저 읽고 싶은 부분을 골라내 읽는 방법을 권한다. 그는 서론에서도 “경제학의 95퍼센트는 상식을 복잡하게 만든 것”이라며 “나머지 5퍼센트도 아주 전문적인 부분까지는 아니지만 거기에 숨은 근본 논리는 쉬운 말로 설명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경제학적 원칙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할 문제들에 그 원칙들을 적용해서 설명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 책은 기술적인 부분을 경제학 교과서처럼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토론하고자 하는 주제와 관계가 있을 때에만 설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 * *

    저자 – 장하준

    장하준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이래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03년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을, 2005년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주요 저서로는 『사다리 걷어차기』 『쾌도난마 한국경제』 『국가의 역할』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이 있다.

    역자 – 김희정

    김희정은 서울대 영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 동시통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가족과 함께 영국에 살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인 『모털 엔진』 『사냥꾼의 현상금』을 비롯해 『영장류의 평화 만들기』 『내가 사는 이유』 『두 얼굴의 과학』 『코드북』 등이 있다.

    역자 – 안세민

    안세민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캔자스 주립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학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에너지관리공단을 거쳐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혼돈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등이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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