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등한 출발, 반칙 없는 경쟁
        2010년 11월 13일 01:5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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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금융지배 경제체제의 붕괴 이후 대안사회 모색에 대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가운데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이 한국형 국가모델로 『공정국가』(남기업, 개마고원, 15,000원)을 제시해 주목된다.

    한국형 국가 모델

    이명박 정부 역시 ‘공정사회’를 주창한 가운데 저자는 정부의 그것과 ‘공정국가’에 대해 명확한 선을 긋고 있는데, 공정국가가 ‘평등한 출발+반칙없는 경쟁과정’을 중요시한다면, 이명박 정부의 ‘공정사회’는 “두루뭉술한 미사여구 외 검토할 내용도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공정성의 철학으로부터 이를 구현해낼 ‘공정국가 3원칙’(기회균등, 자유경쟁, 불로소득 환수)을 도출한 뒤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는 정책 패키지(사회제도, 경제제도, 조세제도)의 큰 방향까지를 수미일관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숱한 문제들이 난마처럼 뒤얽혀 한국 사회의 현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 사고와 성찰”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국가 전체가 지향하는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고 그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원칙과 실현 가능한 구체 전략으로서의 대안적 국가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가 한국 사회에 제출되어 있는 기존의 국가모델들(공동체자유주의국가, 사회투자국가, 신진보주의국가, 복지국가, 사회국가)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가운데, 자유와 평등을 새롭게 조화시킨 ‘공정성’의 원리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가 제시한 ‘공정국가의 3원칙’은 평등한 출발을 지속적으로 구현한다는 의미의 ‘기회균등’과 반칙 없는 경쟁과정이라는 의미의 ‘자유경쟁’을 출발점으로 ‘불로소득 환수의 원칙’을 파생한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출발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불로소득이 차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국가의 3원칙

    이 3원칙은 또한 국가가 갖춰야 할 제도의 원칙과도 고스란히 겹쳐진다. 저자는 “기회균등의 원칙은 사회제도, 자유경쟁의 원칙은 경제제도, 불로소득 환수의 원칙은 조세제도 설계의 준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이 3원칙은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고 강화해주는 관계에 놓여 있음도 확인하게 된다.

    또한 공정국가의 4가지 특징으로는 우선 국가와 시장의 관계에서 국가가 시장에 어떤 원칙으로,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개입하느냐를 중시한다는 점이 있다. 또한 이것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국가모델로서 철학―원칙―실행전략을 모두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각각이 상호 맞물려 돌아가는 정합성까지 획득하고 있다.

    또한 이 체제는 북한도 지향할 수 있는 통일한국의 체제대안을 염두에 두고 구상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것은 “선진국 문턱에서 머뭇거리는 한국에도 적용 가능하고, 경제재건과 경제발전을 시작해야 할 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토지문제도 중요하게 취급한다.

    무엇보다 그간 한국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의 가치, 좌파와 우파의 방법론이 늘 대립과 갈등의 선택지로서 제시되며 사회적 합의가 ‘절충’의 수준에 머물렀으나 저자의 ‘공정국가’는 양자의 조화, 결합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불로소득 환수는 양식 있는 보수와 진보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지점이며 기회균등 역시 보수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또한 공정국가는 자유와 평등의 균형점으로서 양자를 새롭게 조화시킨다는 점에서 인류의 사상사적 과제 해결에 한 발짝 더 다가선 진전을 의미하기도 한다. 저자는 “공정국가에서는 ‘평등(형평)의 제고를 통환 자유(효율)의 강화’가 가능하다”며 “다른 사람에게 해를 주지 않는 ‘경제적 자유’와 실질적 의미의 ‘기회균등’이 창조적으로 결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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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남기업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헨리 조지의 대안경제체제’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이자 웨스터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지공주의: 새로운 대안경제체제』(2007), 『부동산 신화는 없다: 투기 잡는 세금 종합부동산세』(공저, 2008), 『위기의 부동산: 시장만능주의를 넘어서』(공저, 2009)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부동산 권력: 투기와 거품 붕괴의 경제학』(공역, 2009)이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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