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20, 고용창출 핵심 의제로 다뤄라
    재계 참여만 보장, 노동 실무그룹 둬야"
    By 나난
        2010년 11월 10일 02: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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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20을 있게 만든 세계경제 위기의 책임자들인 자본가들이 이번 서울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의 방향을 분명히 하라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국제 노동계는 G20 정상회담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중심에 둔 경제성장 모델을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고용과 공정한 소득분배가 핵심 의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용, 공정한 소득분배 핵심 의제돼야

    10일, 국제노총(ITUC)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동조합자문위원회(TUAC), 양대 노총 등은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G20 정상들은 단기적으로는 실업 완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중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새로운 성장과 개발모델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09년 피츠버그 정상회담에서 ‘양질의 고용을 회복의 중심’에 두기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전 세계적으로 실업자는 2007년에만 3,100만 명이 증가하며 현재 사상 최고 수준인 2억 2,000만 명을 넘어선 상태”라며 “아울러 1억 명 가량이 개도국을 중심으로 극심한 빈곤에 처해있다”고 비판했다.

       
      ▲국제 노동계 인사들이 G20 정상회담을 맞아 노동계 요구를 발표하는기자회견 모습.(사진=노동과 세계 / 이명익 기자) 

    이들은 “각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전망되는 선진국의 노동시장 침체와 개도국의 빈곤 고착화, 청년층이 생산적 활동에서 단절되는, 잃어버린 세대의 양산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이제 경제 위기는 사회적 위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향해 5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둔 회복대책 유지를 통한 공공적자 축소 △‘G20 고용실무그룹’ 설치 △친환경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후변화정책에 고용정책 포함 △원조약속 이행-새천년 개발목표(Just Development Goals) 지원 △금융개혁 가속화 및 공정세제와 금융거래세 실현 등이다.

    금융개혁 가속화

    샤론 버로 국제노총 사무총장은 “현재의 고용위기가 사회적 위기로 번져가며 전 세계 수많은 노동자가 희망을 잃고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G20 정상회의의 최우선 임무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절대 일자리 창출 없는 성장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계의 5가지 요구를 잣대로 삼아 이번 G20 서울정상회담의 성공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에번스 경제협력개발기구 노동조합자문위원회 사무총장은 “최근 (경주에서 개최된)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재정적자 해소를 최우선 목표로 선정했지만, 중기적으로 볼 때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창출을 해야 실질적인 성장이 이뤄진다”며 “많은 사람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때 성장을 통한 재정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G20 정상회의에서는 재계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며 “고용을 위한 실무그룹을 G20 정상회의 내 설치하고, 그 실무그룹 내에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국제 노동계와 G20 정상회의 의장국 대통령과의 만남은 관례지만, 양대 노총이 함께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면담에서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요구했으며, 이 대통령 역시 지속가능한 성장과 고용의 연관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론 버로 사무총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평한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G20에서 논의를 이끌겠다고 약속했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고용과 사회평등,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면담도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오늘 만남은 글로벌 의제를 중심으로 한 것이기에 이 대통령이 국제노총의 의견을 경청하고, 정상회의에서 노동의제가 채택되고 성명서로 연결될 수 있게끔 노력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세계 노동계급 대표들의 의견을 잘 경청해 실제로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문제가 핵심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며 “국내 여러 현안에 대해서는 자세히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이날 대통령 면담자리에 배석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 위원장은 KEC 사태 등 국내 노동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실무선의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김 위원장과 후안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은 10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면담을 갖고 한국의 노동기본권 탄압 상황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전교조, 공무원 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 산별연맹 대표가 함께 참석할 예정이며, G20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이 ILO 핵심협약을 비준할 수 있도록 국제적 의견을 모아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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