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 재협상, 본질은 국민경제 ‘포기’
        2010년 11월 10일 11: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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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한미 FTA 재협상의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이미 지난 6월부터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진 바대로 G20 정상회의 전에 ‘재협상’을 마무리짓고 미국의회의 비준 절차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미 알고 있듯이 이번 재협상의 쟁점은 쇠고기와 자동차였다. 이번 ‘재협상’에서 한국측은 쇠고기의 경우 기존 합의안의 ‘유지’와 자동차의 경우 ‘최소한의 양보’를 기본 입장으로 내세웠으며, 미국측의 경우 양 분야 모두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얻기 위해 오마바 정부는 물론, 의회, 언론 등을 총동원하여 전방위적인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현재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한국 정부의 ‘완전한’ 양보이다.

    11월 10일 타결안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밀실협상을 통해 도출된 ‘재협상’의 결과는 다음과 같이 예견된다. 쇠고기의 경우 기존 협정문 유지에 대한 미국측의 확답을 듣기는커녕, 이 문제에 대한 논의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달리 자동차분야의 경우 2015년에 도입될 예정인 연비규제 17리터 기준 적용에 대해 미국차를 제외하는 동시에, 배출가스 중 하나인 NMOG(비메탄계 유기가스)를 기준으로 한 당초 배출 허용기준 0.025g/㎞를 미국차에 적용하는 것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쇠고기는 논의조차 않고 미국차에만 특혜

    또한 소위 ‘관세환급 세이프가드‘라고 알려진 “협정비준 후 5년 후부터 역외산 부품 및 원자재 조달방식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한 경우 해당 품목에 대해 관세환급율을 5%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는 한EU FTA 조항도 한미 FTA에 그대로 소급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미국측은 10년 유예로 되어 있는 픽업트럭의 관세철폐 시기를 15년으로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내 고작 1% 미만의 시장점유율을 지니고 있는 미국차의 경우 좀 더 많은 특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서는 자동차 분야에 대한 이러한 양보를 통해 한국이 약 2000~3000억원의 무역수지 악화라는 손실을 얻게 될 것이라고 논평하고 있다. 물론 이 정도의 양보가 한미 FTA의 발효를 통해 한국자동차산업이 얻게 되는 엄청난 이익에 비해 사소한 것이라는 멘트를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판단은 다르다. 왜냐하면 자동차에 대한 재협상의 결과로 인해 무역수지 효과가 어떻게 변하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미 FTA 그 자체가 국민경제의 지속가능성과 한국자동차산업의 혁신적 발전에 크나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는 한미 FTA 재협상의 내용, 특히 쇠고기와 자동차 분야에 집중된 현재의 논의는 국민대중으로 하여금 심각한 ‘착시효과’를 유발시키고 있다고 본다. ‘쇠고기를 지키기 위해 자동차를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이번 재협상이 지닌 본질과 문제점을 호도하는 것이다.

    정부와 보수언론이 선전하고 있는 이러한 논리는 한미 FTA의 근본적 문제와 그 파급효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희석시키는 동시에, ‘국익’이라는 명분하에 노동자와 서민, 더 나아가 국민경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위협요인을 애써 감추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즉 한미FTA ‘재협상’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국익게임’은 FTA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민주노조운동진영을 비롯한 제 진보민중세력은 한미 FTA에 대한 기조와 방침을 재확인하고 ‘전면적인’ 재협상을 요구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우리는 FTA가 아니라 ‘공정’무역을 요구한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민주노조운동 진영은 한미 FTA는 물론, 모든 형태의 FTA를 ‘자유’무역협정으로 보지 않는다. FTA를 통해 잘 사는 자는 더 잘 살고 못사는 자는 더욱 어렵게 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국익’이라는 이름 하에 벌어지고 있는 ‘소제국주의’의 발상을 거부한다. 현재 이명박 정부에 의해서 추진되고 있는 한미, 한EU FTA 모두 노동자가 선택할 국가 ‘전략’이 아니며, 국민 ‘비전’도 아니다.

    또한 양자간 무역협정인 FTA는 일방주의에 기반한 ‘강자의 보호무역주의’에 불과하다. 세계경제의 세력분포와 위상에 있어 이미 불균형이 전제되어 있는 상태에서 관세 및 비 관세장벽을 허문다고 해서 ‘자유’무역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FTA는 단순히 무역 효과만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경제의 사회운영 메카니즘을 신자유주의적 자유화와 차별화에 종속시키는 거대한 ‘자본재활성화 프로젝트’이다. 한미 FTA가 바로 이러한 목적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편 국민경제 측면에서 볼 때, 한미 FTA가 성장잠재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고용없는 성장’을 치유할 수 있는 처방전인가? 민주노조운동은 한미 FTA가 고용과 복지라는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커녕,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차별화를 심화시키는 ‘소용돌이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

    한미 FTA가 발표되는 초국적자본의 글로벌화와 ‘무책임한 이동’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물적 무역은 물론, 비 물질적 영역에서 국가와 사회의 규제력은 더욱 상실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로 인해 수출주도 재벌대기업은 성장할 지 모르지만, 내수위주의 중소영세기업은 물락할 것이며, 탈규제와 사유화로 인한 노동자와 서민의 삶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 뻔하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민주노조운동은 FTA를 반대하며, 세계 각국의 노동자와 서민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공정’무역을 지지한다. 우리가 주장하는 ‘공정’무역은 미국 민주당이 이야기하는 ‘공정무역’이 아니다. 시장만능주의와 강대국의 우월주의에 기반한 FTA 대신, 각 국가는 물론, 각 계층의 공동이해에 기반한 공정무역을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불평등하고 불균등한 세계경제질서의 규칙이 먼저 수정되어야 한다. 약자의 희생에 기반한 ‘국익향상’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이해를 대변하고 사회적 강자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정의로운’ 무역협정은 가능하다. 이러한 ‘공정’무역의 단초는 ‘민중’무역과 ‘대안’무역과 같이 이미 다양한 형태로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경험과 사례를 교훈삼아서 민주노조운동은 FTA가 아니라, 공정한 협력과 통합에 기반한 새로운 국제경제의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우리는 한미 FTA의 ‘일부조정’이 아니라 ‘전면적’ 재협상을 요구한다.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정부는 단순한 “실무협의” 정도라고 치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경우 오바마정부의 경우 “조정”, 더 나아가 의회 강경파는 “법적 집행이 가능한 약속을 통해 미해결쟁점이 완전히 해결되는” 실질적 재협상을 강하게 요구하였다.

    이미 2008년 11월 연방선거를 통해 미국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공정무역론자’들은 새로운 통상정책으로 노동환경기준은 물론, 안전과 안보기준의 강화, 서비스와 투자조항에 대한 세부기준 강화, 기존 통상조약에 대한 포괄적 재심의, 의회심의권의 강화 등을 새로운 ‘통상법’을 통해 채택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결국 2006년 합의한 한미 FTA 협정문에 대한 상당한 수정을 불가피하도록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국회가 나서서 선비준동의를 할 필요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된다.

    오히려 미국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민주노조운동을 비롯한 제 진보세력은 독소조항으로 꽉 차있는 한미 FTA 협정문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해야 한다. 산업별, 분야별 실익이라는 기존 프레임을 깨고 국민경제적 측면에서 서민, 노동자의 이해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공정한’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 기존 협정문에 독소조항이 많지만, 다음과 같은 내용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

    첫째, 미국쌀의 안정성, 광우병 검역기준 강화 등 농업과 식품안전성과 관련된 재협상이 필요하다. 둘째, 투자자-정부 소송제(ISD)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셋째, 자동차의 경우 ‘스냅백(한국이 협정위반시 2.5% 자동차수입관세 철폐를 무효화하는 것)’조항은 개정되어야 한다.

    넷째, 미국발 금융위기로 확인되었듯이 한미FTA 금융서비스분야는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CDS(신용부도스왑)등과 같은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일시적 송금제한과 같은 금융 세이프가드도 설정해야 한다. 또한 헷지펀드, 사모펀드, 금융세이프가드 조항 등은 세계적 추세에 맞게 대폭 개정해야 한다.

    다섯째, 이른바 한번 규제를 완화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도록 한 ‘역진방지(래칫)’조항을 없애야 한다. 여섯째, ‘역외가공지역’이라 표기되어 있는 개성공단에 대한 단서조항을 없애야 한다. 일곱째, ‘전문직비자쿼터’를 다시 요구해야 하고 ‘무역구제’조항은 반드시 보완조치가 추가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한미 FTA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미 ‘전면적’ 재협상으로 가고 있다. 쇠고기와 자동차분야에 대한 몇 가지 조항의 추가 및 수정으로 해결될 사항이 아니다. 즉 민주노총을 비롯한 민주노조운동진영은 한미FTA를 반대하고 전면적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행 한미 FTA 협정문은 한국사회의 경제영역은 물론, 사회공공영역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시장경제에서 사회적 약자보호는 국가의 기본적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는 농민과 노동자를 보호할 의지도 없으며, 오히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경쟁의 논리로 내몰고 있다.

    이미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잠식할 수준인 사회양극화는 사후처리 가능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한미 FTA의 사회공공성에 대한 공격은 특히 에너지, 교육, 의료, 문화 등에 집중되고 있다. 금융공공성을 운운하기 조차 힘든 수준으로 초국적자본의 횡포가 도를 넘어서고 있고, 투자와 지적재산권에 대한 한미 FTA의 협정내용은 독립국가의 주권적 정책실현 그 자체를 잠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민주노조운동진영은 한미 FTA의 ‘전면적’ 재협상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이다.

    재협상의 본질은 자동차의 ‘양보’가 아니라, 국민경제의 ‘포기’이다

    최근 한미간 ‘재협상’에 있어 자동차는 가장 핵심적인 분야이다. 이미 언론으로 보도된 바와 같이 2006년 5월 한미 FTA 협정문이 발표되고 난 후 미국내 정치계는 물론, 여론과 시민사회 제 단체들은 자동차분야의 협상결과를 두고 심각한 문제제기를 끊임없이 해왔다.

    미상공회의소 아시아담당 부의장이자 한미 비즈니스 위원회 회장인 Myron Brilliant는 “미국자동차업계가 제기한 미국자동차에 대한 한국내 모든 관세, 비 관세장벽을 철폐 내지 개선해야 한다”라고 발언하였으며, 전미자동차노조(UAW) 전 위원장 Richard Trumka는 “자동차협상과 관련하여 미국협상팀은 불평등한 시장접근조항, 결정투성이인 투자, 구매 및 서비스조항을 재협상해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한편 미국자동차 정책위원회의 대표인 Stephen J. Collins는 “우리는 좋은 무역협정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 하지만 한미 FTA는 낙제점이다”라고 분명한 반대입장을 보였다. 이와 같이 자동차분야의 협상결과에 대한 미국내 여론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하였고, 이들에 의한 강력한 이의제기로 인해 오바마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과정에서 자동차분야의 개선안마련을 최고의 목표로 설정하게 되었다.

    과연 그렇다면 진정 자동차분야에 대한 한미 FTA의 협정문은 한국측에 유리한 것인가?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는 물론, 현재 진행 중인 ‘재협상’에서 정부, 보수언론,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한미 FTA의 최대수혜가 한국의 자동차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자동차부문과 관련하여 미국이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한국차의 미국수입시 부가하는 관세철폐시기를 늦추는 것, 대표적인 비관세장벽으로 일컬어지는 한국의 연비 및 배출가스 규제의 완화, 그리고 관세환급제도 규정완화의 적용이다.

    하지만 한국정부와 미국측이 주장하듯이 한미 FTA의 발효를 통해 자동차부문에서 한국이 엄청난 이익을 얻게 된다는 것은 허구적 사실에 불과하다. 자동차부문의 무역수지의 격차는 관세 및 비관세요인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질과 비용경쟁력에 의해서 유발되고 있다. 현행 미국관세율인 2.5%가 철폐된다고 하더라도 관세철폐로 인한 수출증대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소나타(2000만원 기준) 한 대당 약 50만원 정도의 가격절감효과가 나타날 뿐이다. 그리고 가격절감효과가 바로 수익효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현재 한국자동차업체(현대기아차)는 미국에 연산 60만대 현지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2개 생산라인에 미국시장의 주력차종 약 6가지를 생산하고 있다. 현지생산의 급격한 증가추세로 인해 사실상 수출효과는 상쇄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정부가 주장하는 것과 달리 FTA로 인한 국산 자동차의 수출증대효과는 실제로 미비한 반면, 현지생산된 한국차의 판매는 미국시장에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즉 한미 FTA와 무관하게 국내산 자동차의 미국수출은 줄어들고 현지에서 생산된 한국차의 판매가 증대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는 미국에서 수출차와 현지생산차의 판매비율이 서서히 역전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배기량이 크거나 연비효율이 낮은 미국차의 국판매를 늘리기 위해 미국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환경기준의 완화와 세제개편 요구는 한국시장에서 미국차 판매증가에 그렇게 큰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연간 약 7000대 수준의 매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시장에서 이러한 기준 완화 자체가 판매량의 증가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다 중요한 요인은 품질, 가격 및 이미지 등으로 표현되는 질적 경쟁력을 미국차가 어느 정도 확보하고 한국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와 같이 한미 FTA로 인한 자동차효과는 한국이나 미국에게나 별다른 긍정적인 효과가 없다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미국시장에서 지금까지 국내산 수출차들의 판매량은 계속 늘어왔지만, 수익성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까지 현대차의 미국시장에서의 영업이익율은 지속적으로 -2% 내지 -4%로 적자였다.

    또한 2006년에 잠시 약 1%의 흑자를 기록하다가 2008년 다시 -0.67% 적자로 돌아섰다. 최근 미국시장에서 한국차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미국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동원된 저가할인, 판매인센티브에 힘입은 바 크다. 당장의 시장점유율은 높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러한 출혈경쟁을 조장하는 저가할인전략은 고수란히 비용효과를 발휘하여 아직도 적자경영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이와 같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 자동차분야 ‘재협상’은 FTA의 진실과 본질을 호도하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미국과 한국정부의 ‘쇼’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쇠고기를 지키기 위해서 자동차를 ‘양보’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미 FTA의 강행을 위해 국민경제를 ‘포기’한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민주노총을 비롯한 민주노조운동진영은 개별 협상의 세부내용에 집착하기 보다 한미 FTA가 국민경제에, 그리고 노동자와 서민에게 직간접적으로 미치게 될 악영향을 제기하고 이러한 문제점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한미 FTA의 ‘전면적’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

    한미 FTA를 통한 한국경제의 성장가능성 여부와 별도로 그러한 성장의 혜택이 과연 누구에게 돌아갈 지가 더 중요하다. 설사 한미 FTA로 인해 한국경제가 성장한다 하더라도 그 혜택은 주로 재벌과 대기업에게 돌아갈 것이 명백하다. 또한 자본투자와 기술투자가 기술혁신과 산업고도화로 이어지기 보다는 한국경제의 대외종속성을 높이고, 자립적 내수경제구조를 파탄시키는 사회경제의 양극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한편 한미FTA는 한국 노동자와 민중에게 국내외 초국적 독점자본의 이윤을 위해 희생할 것을 강요한다. 노동자의 분할과 분리는 더욱 심화될 것이며, 생산체제는 더욱 격변하면서 노동자·민중들의 삶을 위협할 것이다. 특히 주주자본주의 확산에 따른 구조조정 일상화, 초국적자본의 투자이동에 따른 고용불안효과, 노동시장제도의 규제완화 등으로 IMF 위기 당시와 같은 고용대란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계한다.

    또한 노동조건의 경우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에 따른 대량실업, 노동조합의 협상력 저하, 규제완화와 자본자유화로 인한 사회복지 축소 등에 따른 삶의 질 추락이 예상되기에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한미 FTA로 인한 경제적 효과 이전에 한국사회에 미치는 중장기적 파급효과를 주목한다. 앞에서 이미 말한 바와 같이 국민경제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 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 FTA를 기본적으로 반대할 뿐만 아니라, 노동자와 서민의 이해와 동떨어진 논란에 파묻혀 있는 현재의 재협상을 중단하고 ‘전면적인’ 한미 FTA 재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요구한다.

    우리는 향후 이를 위해 국내 제 시민사회진보세력과 연대하는 것은 물론, 퍼브릭시티즌 등과 같은 미국의 진보세력과 협조하여 한미 FTA의 본질적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막아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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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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