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5당 한미FTA 재협상, '오월동주'
        2010년 11월 10일 11:1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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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이 10일 국회에서 당 대표 회동을 갖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FTA에 대해 “지금 밝혀진 내용으로도 야5당은 비준할 수 없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대응 수위에 대해서는 이들 사이에 온도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비준 반대’에는 합의를 했으나, 청와대와 정부가 여론을 무시하고 합의를 위해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 맞서 ‘규탄대회’ 등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자는 진보정당과 실무선에서 검토를 해보자는 민주당의 의견으로 갈라졌다. 결국 이날 조찬 회동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정부의 공식 발표가 이루어진다면 “공동대응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수준에서 합의가 됐다. 

    야권 공조 수준 미지수

    민주당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한미FTA 체결을 선도에 서서 주장해온 사실상 ‘몸통’이고, 이에 대해 진보정당이 강력하게 반대해왔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주변에서는 오히려 이들이 비준 반대에 동의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의 승계를 자임하는 국민참여당도 비준 반대에 찬성했다는 점에서 이날 대표회동의 정치적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한미FTA의 실질적 재협상 국면에 어느 수준까지 공조를 할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야5당 대표회담(사진=민주당)

    민주당은 9일 최고위원회를 통해 한미FTA 추가협상이 미국 측 추가 요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끝날 경우 비준을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손학규 대표는 더 나아가 “비준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전면적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민주당이 지난 당대회에서 ‘좌클릭’으로 당의 방향을 선회하면서 최고위원회 내에서는 한미FTA 전면 재검토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전체적인 틀에서는 한미FTA 원안 자체에 대한 반대 의견이 높지 않다. 홍재형 민주당 한미FTA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회의 결과 다수 의견은 어떤 형태로든 추가 양보를 반대하고 정부가 당초대로 대책을 내놓으면 원안을 비준하겠다는 것이며, 소수 의견은 전면재검토와 독소조항 제거 등이 거론됐다”고 밝힌 바 있다.

    참여당 "한미FTA 자체는 국익에 도움"

    국민참여당도 8일 최고위원회 성명을 통해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들어주고, 국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퍼주기식 재협상을 하는 것에 대해 국민참여당은 단호히 반대한다”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은 선진통상국가를 실현하려는 국가 전략에 따라 한미FTA를 추진했고 당시 타결한 협상이 일부 문제 조항에도 불구, 국익에 도움이 된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전면재검토’를 주장해 온 진보정당의 움직임과 배치되는 것이며, 한미FTA 재협상을 두고 야5당이 한 배에 오르기는 했으나 내부 이견의 여지를 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한미FTA만 놓고 본다면노무현 정권 당시 치열하게 맞붙은 바 있는 진보와 개혁의 오월동주인 셈이다.

    정부가 ‘한미FTA 재협상 불가’ 입장을 내세우다 이를 번복하고 사실상 미국이 요구하는 자동차 부문의 양보를 하기로 하는 등 상황이 급박함에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5당이 비준 반대 원칙만 밝힐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 같은 기류의 반영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진보정당들이 한미FTA에 대해 반대하고, 이번 재협상에 대해서도 민주노동당 측에서 당장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규탄대회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아직 정부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것도 아니고 민주당 측에서 일단 실무적으로 검토해보자고 말해 합의문에는 비준 반대의 입장만 수록되었다”며 “아직 민주당이 준비가 덜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표회담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한미FTA 재협상은 한국의 일방적 양보로 한미FTA의 균형을 깨고 국익에 심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일”이라며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의한 일방적 양보에 지나지 않는 굴욕적 재협상이고 마이너스 재협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2 촛불항쟁 발생할 수도"

    그는 이어 “기왕 재협상을 할 것이라면 앞으로 야기할 문제에 대해서도 이 기회에 분명하게 문제제기를 했어야 한다”며 “야5당 간에 더욱 긴밀한 협의와 협조를 통해 국익을 해치고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한미FTA를 비롯해서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폐정, 폭정에 대해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기존의 한미FTA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번 협상도 협상이 아닌, 양보를 위한 내주기에 불과하며 이런 협상이 더 이상 밀실에서는 진행되서는 안되고, 국회에 공개되고, 중단되어서 국민들에게 토론의 공간이 열려져야 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추가협상에 대해서도 비준을 저지하기 위한 강력한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공성경 대표는 “정부가 G20 정상회의에 맞춰 밀실에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정부가 이대로 한미 FTA를 강행한다면 제2의 촛불항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도 “야5당은 물론 국민들도 함께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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