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20, 호들갑과 달리 왜 이렇게 조용한지···”
        2010년 11월 15일 09: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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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격 향상, 수십조 원의 경제효과, 참가국 모두를 만족시키는 획기적인 중재안 등을 거론하던 호들갑과는 달리 회의가 끝난 뒤에는 왜 이토록 조용한지 신기할 따름이다.”

    G20 정상회의가 끝났지만, 회의 전 호들갑과 달리 마무리가 된 지금은 오히려 심드렁하다는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의 말이다. 회의는 끝났지만, 결과는 밋밋했고, 미완의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언론 대부분은 이미 화제를 돌렸지만, 서울신문은 서울선언의 국내 이행을 점검할 실무조직이 정부 내 상설기구로 설치된다는 소식을 1면 머리기사를 전하는 한편, 상당부분을 할애해 G20 이후를 지면에 담았다.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가 반출한 도서가 한국으로 돌아온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무상은 14일 이명박 대통령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열린 직후 ‘도서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일본국 정부 간의 협정’에 서명했다. 협정에 따라 반환될 일본 궁내청 보관 도서는 150종 1205책이다.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는 청목회 관계자들이 지난해 민주당 최규식 의원과 의원 사무실로 찾아가 수천만원의 현금과 회원 명단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조선이 1면 <“최규식 의원측에 현금 수천만원과 청목회 명단 전달”>을 통해 보도했다.

    다음은 15일 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무리한 재협상 ‘자충수’/MB·오바마 서로 부담>
    국민일보 <“더 레이디가 풀려났다”>
    동아일보 <“선거·행정 개편, 연내 구체안 제시”>
    서울신문 <서울선언 실천 ‘G20기획단’ 상설화>
    세계일보 <검찰 “G20에 밀렸던 수사 재개”/다시 사정한파 속으로>
    조선일보 <안상수, 감세안 ‘부분 철회’>
    중앙일보 <“북, 경수로 짓고 있다”>
    한겨레 <‘12주의 감옥’ 하나원>
    한국일보 <"미안하고 고맙다, 아가야” 만삭의 금명중>

    “G20, 호들갑과 달리 왜 이렇게 조용한지···”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마무리됐지만, 정부와 보수언론의 기대와는 딴판으로 밋밋하게 끝났다. 보수언론은 G20의 본질과 산적한 미완의 과제는 외면한 채 가십거리로 지면을 채웠고, 외국 언론의 반응도 심드렁하다”며 한겨레 31면 오피니언 <G20, 미흡한 성과와 뚜렷한 한계>에서 G20 정상회의의 한계를 진단했다.

       
      ▲11월15일자 한겨레 31면.

    전 교수는 “구체적인 논의과정과 쟁점에 대해서는 외부자들이 거의 접근할 수가 없다. 접할 수 있는 자료는 정상선언문과 합의문이 전부”라며 ‘비밀주의’를 G20 체계의 근본적인 결함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 유연성을 제고하고, 경쟁적 평가절하를 자제하며, 준비통화국인 선진국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감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상수지·흑자 축소를 위한 구체적인 수치 및 가이드라인 설정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번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흘러나온 ‘기적에 가까운’ 중재안은 부도수표임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실 G20의 핵심 의제는 환율조정 및 경쟁적 평가절하 자제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제통화기금의 거버넌스 개혁 및 민주화 △기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규제(바젤 Ⅱ)의 문제점 보완 및 개혁 △거대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 및 대마불사 △파산처리에 대한 컨센서스의 마련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규제 등 각종 국제금융규제 개혁 및 공조가 문제였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전 교수는 “앞으로 G20 정상회의에서 제일 중요한 핵심 의제는 금융규제 개혁과 국제적 금융규제의 조정 및 협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 “회의 성과 평가 일러···비판적 시각도”

    중앙은 “화끈하게 달아오르지도, 그렇다고 확 식지도 않았다”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세계 금융시장은 아직 회의의 성과를 평가하기 이르다는 분위기”라고 4면 <G20 끝나자마자 세계 증시 동반 하락 왜>에서 평가했다. 다양한 합의가 도출된 것에 대해 외국의 금융회사와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합의가 구체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비판적 시각도 나왔다는 게 국제금융센터가 취합한 반응이었다.

       
      ▲11월15일자 중앙 4면.

    중앙은 “시장이 오히려 촉각을 곤두세운 것은 중국의 긴축 움직임과 아일랜드 구제금융 가능성”이라며 “서울에서 G20회의가 끝난 직후 1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영국 등 주요국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의 금리인상 움직임과 아일랜드의 국가부도 우려로 시장이 흔들렸다“고 전했다.

    외신 “오바마, 서울회의의 패자”

    주요 국가마다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했던 G20 서울 정상회의였던 만큼 이에 대한 각국 정상 및 언론들의 평가도 제 각각이다. 한국은 “한가지 일치된 견해가 있다면 미국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이번 서울회의의 ‘패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열흘 전 국내에서 쓰디 쓴 중간선거 패배를 맛본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국제무대에서 또 한번 치명타를 입었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11월15일자 한국 4면.

    한국은 4면 <오바마 “적시타”··· 언론은 ‘미국 삼진아웃’>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 공동선언문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회의 결과를 야구에 빗대 ‘적시타’이라고 애써 높은 수준의 합의임을 강조했지만, 미국언론은 사실상 ‘삼진아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의 제안이 세계무대에서 거부당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꼬인 매듭을 풀지 못했다"고 평가했고 워싱턴 포스트는 "아시아 순방에 나선 오바마는 미국 인지도를 높인 성공과 아시아를 미국 수출에 도움되는 곳으로 바꾸지 못한 좌절을 함께 안고 귀국길에 올랐다"고 평했다.

    한겨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은행세 도입 ‘초읽기’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끝나면서 그동안 줄줄이 미뤄졌던 주요 경제정책들의 발표와 시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겨레는 3면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은행세 도입 ‘초읽기’>을 통해 이를 정리했다. 가장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자본유출입 규제 방안이다.

    한겨레는 사설 <G20 이후, 국내경제 안전장치 마련이 관건이다>를 통해서도 “미국의 2차 양적완화로 막대한 달러화가 국내로 몰려들 가능성”을 우려하며 “정부가 현재 검토하고 있는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비과세 철회, 외국은행 국내지점 등에 대한 선물환 포지션 추가 축소, 은행의 비예금성 부채에 대한 부과금 부여 등을 신속하게 도입해 국내 경제의 안정을 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부동산대책, 환율 하락 등을 이유로 지난 8월 이후 매번 미뤄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번에는 단행 지 여부와 감세·차명계좌 대책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겨레는 “한은은 금리를 올리면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으나, 정부가 환율 하락에 ‘악재’인 자본유출입 규제를 조만간 발표할 가능성이 큰데다가, 중국의 긴축 우려, 아일랜드 구제금융설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 FTA 불발이 남긴 것

    G20 회의 기간 중 미국과의 FTA 타결 역시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다. 한·미 양국이 지난 11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서 FTA 문제를 타결짓지 못한 것에 대해 경향은 1면 <무리한 재협상 ‘자충수’ MB·오바마 서로 부담>에서 “단순한 협정 불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오바마에게 FTA 합의 실패는 자신이 공언한 자유무역의 가치와 미국 경제회복의 기회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중간선거로 의회권력을 분점한 공화당과의 협력적 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무기’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11월15일자 경향 1면.

    경향은 “믿었던 한국은 국내 정치적 부담 때문에 미국과의 FTA 합의를 결단하지 못했다”며 “그동안 쇠고기 문제, 대북정책, 천안함 사건 대처, 전시작전권 이양 등 한국 정부의 요청을 대부분 수용했던 오바마로서는 자신이 ‘형제’라고 불렀던 이 대통령의 외면에 상당한 실망을 가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한편, 국회 입법조사처는 한미 통상당국이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통해 협정문을 고치지 않고 ‘부속서한’이나 ‘부속협정문’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합의하더라도 국회 비준동의 절차는 새롭게 밟아야 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인권위 정책자문·전문·상담 위원 57명 집단 사퇴

    국가인권위원회의 문경란·유남영 상임위원과 조국 비상임위원의 잇따른 사퇴로 혼란을 겪고 있는 인권위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인권위가 위촉한 정책자문·전문·상담 위원 등 57명이 집단 사퇴 의사를 밝혀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현병철 위원장의 독단 운영에 대한 반발이 높아지는 가운데, 친정부 성향의 김영혜 변호사를 상임위원으로 내정한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반발이 폭발한 것이다.

    한겨레 2면 <인권위 전문·자문위원 등 57명 집단사퇴>에서 “이들은 ‘우리는 인권위를 지키려고 인권위를 떠난다’며 ‘인권위가 소위 인권 전문가라고 하는 우리 57명에게 부여한 모든 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과 현 위원장 체제의 인권위에 아무런 기대를 할 수가 없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현 위원장이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자진사퇴할 것과 다시는 인권 문외한이 인권위원장 또는 인권위원이 될 수 없도록 인사청문회 등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11월15일자 한겨레 2면. 

    미얀마 민주주의의 꽃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풀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꽃’ 아웅산 수치(65) 여사가 7년 만에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미얀마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아웅산 수치 여사는 14일 수도 양곤 시내 ‘민족민주동맹(NLD)’ 당사 연설에서 “열정을 잃을 이유가 없다”며 “미얀마에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1면 <“더 레이디가 풀려났다”>를 통해 현장의 모습을 전한 국민은 “미얀마에 또다시 민주화 운동의 바람이 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수치 여사는 20년 만에 실시된 총선의 부정선거 여부를 조사하는 활동에 참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치 활동과 민주화 운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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