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개인메일로 격려 목소리 많아”
민주당 “안드로메다서 왔냐. 사퇴하라”
By mywank
    2010년 11월 09일 02: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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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란, 유남영 상임위원의 동반사퇴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파행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인권위 국정감사에서는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현 위원장은 사퇴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사퇴 요구에 "인권위 운영 잘돼" 궤변만

특히 현 위원장은 사퇴 요구와 관련해, “지금 인권위는 잘 운영되고 있다”, “개인 이메일을 통해 격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국제사회에서 한국 인권위에 대한 평가는 높다” 등 사태를 재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다소 황당한 내용의 답변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현 위원장은 또 두 명의 상임위원 동반사퇴와 관련해, 지난 1일 사내게시판에 올라온 ‘인권위를 사랑하는 직원 일동’의 규탄 성명에 대해 “대부분의 직원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일동이 아니라 일부일 뿐”이라고, 지난 8일 김창국·최영도 전 위원장 등 전직 인권위원들의 규탄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인권위의 현실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아 빈축을 샀다.

   
  ▲현병철 위원장이 인권단체 측의 항의를 받으며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현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의 김유정 의원은 “현 위원장은 ‘안드로메다’(생각이 보통 사람과 다른 이에게 지칭하는 말)에서 왔느냐”고, 이윤석 의원은 “너무 귀가 닫혀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고, 조영택 의원은 “그만해라. 발언을 듣지 않겠다”며 질의를 중간에 중단하기도 했다.

현 위원장은 이날 외국인 이주노동자 실태조사 여부를 묻는 김성태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조사한 게 없다”고 답했다가, 국정감사장에 함께 나온 손심길 인권위 사무총장의 메모를 전달 받은 뒤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을 바꿔 업무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업무 파악 제대로 못해 ‘허둥지둥’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인권위에 대한 국민의 원망과 우려가 크다. 유엔(UN)과 아시아 지역 인권위 등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 책임의 중심에는 현 위원장이 있다. 이 점에 대해서 책임을 반드시 통감해야 한다. 자진 사퇴를 하는 게 맞지 않냐”며 책임을 추궁했다.

이에 현 위원장은 “제 생각에는 지금 인권위는 잘 운영되고 있다. 떳떳하다. 제가 취임한 이후 진정 사건도 40% 이상 늘었다”며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통해 격려하는 목소리 많다. 국제사회에서 한국 인권위의 평가가 높다”는 이유를 들며, 사퇴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인권위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할 사람을 두고, 국정감사를 해야 하는 현실이 불합리하다. 동료 의원들의 질의를 지켜보면서 현 위원장이 수치심을 전혀 모르는 독특한 성격, 그리고 득도한 사람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귀에 경 읽기’라는 고사가 생각난다”며 “수많은 사람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위원장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현 위원장은 “그동안 인권위가 표현의 자유 문제와 관련해 17번의 의견 표현을 했는데, 그 중 7번이 제 임기에 이뤄졌다. 어떤 위원장보다 의견 표명을 많이 했다”며 “일부 의견 표명을 못한 사안도 있지만, 인권위원들의 의사를 강요할 수 없었다”며 오히려 자신의 ‘치적'(?)을 강조하기도 했다.

   
  ▲인권단체 활동가가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윤석 민주당 의원은 현 위원장과 함께 국정감사장에 나온 장향숙 상임위원에게 인권위원장 자질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직접적으로 묻기도 했다. 이 의원은 “옆에 앉은 현 위원장이 지금 인권위원장 직무를 못하고 있다고 보냐”고 질의했으며, 장 상임위원은 “네”라고 답한 뒤 “현 위원장이 지금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는 이미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향숙 상임위원, 현 위원장 자질 지적

이윤석 의원의 거듭된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현 위원장은 “맡은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 지적한 사항을 참고해 열심히 하겠다”며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이날 인권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의원은 현 위원장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일관했고, 상임위원 동반사퇴 문제와는 상관없는 ‘인권위 편향성 문제’ 등을 제기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인권위 상임위원회 권한 축소 문제로 두 명의 상임위원 동반사퇴의 계기가 된 ‘인권위 운영규칙 일부 개정안’과 관련해,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은 “상임위원회에서 상임위원 3명의 합의로 안건이 결정되면 전원위원회에서는 결정을 하지 못하지 않느냐. 결국 인권위 결정이 상임위원 3명에 의해 좌지우지되면서, 전원위원회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며 현 위원장 편을 거들었다.

권성동 한나라당 의원은 “인권위의 의사결정은 위원장이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위원장은 11명 인권위원 중에 불과 1명에 불과하다. 인권위의 의사 결정은 전원위원회에서 결정되는 것”라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현 위원장의 ‘독단적인 운영’ 문제를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또 “기존의 인권위원들의 구성을 보면 좌편향적인 사람들이 많다. 상임위원 동반사퇴의 원인은 겉으로 보면 조직 운영에 대한 견해차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과거 민주당에 몸을 담았던 사람들 혹은 민주당과 정치적 이해를 같이 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가 관철되지 않자, 사퇴라는 방법을 통해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인권위 국정감사는 업무 보고와 질의 등 오전 일정을 마치고, 오후 2시부터 다시 진행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 ‘현병철 구하기’ 나서

한편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과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 촉구를 위한 인권시민단체 긴급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시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공동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독립성을 잃고 민주주의마저도 훼손하는 인권위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가정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은 현병철 위원장을 비롯한 무자격자 인권위원들의 사퇴”라며 “더 이상 현 위원장은 ‘꼭두각시 인권위의 수장’ 역할을 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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