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문서 수십만 건 삭제 '증거인멸'
    2010년 11월 08일 02: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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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우제창 의원이 8일 “검찰이 총리실이 디가우저(하드디스크 파괴장치)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을 묵인했다”고 폭로했다. 우제창 의원은 “총리실이 디가우저를 이용, 수십만 건의 문서를 삭제했지만 검찰은 디가우저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총리실 ‘디가우저’ 이용 자료 무더기 삭제

‘디가우저’는 하드디스크 내 파일을 복구할 수 없도록 영구적으로 삭제할 수 있는 기기로, 이 기기가 총리실에 도입된 것은 2006년이다. 그러나 우제창 의원이 입수한 ‘하드디스크 불용처리 관리대장’ 등의 내역을 보면, 민간인 사찰 의혹이 제기된 2009년, 이 장비가 처음 사용되기 시작해 2010년 7월,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특정 문서 수십만 건을 삭제했다.

특히 검찰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총리실이 ‘디가우저’를 자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수사과정에 확인했으나 7월9일 총리실 압수수색 당시 이를 확인하지 않고 삭제된 것으로 추정된 하드디스크만 빼갔다는 것이 우제창 의원의 주장이다. 우 의원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총리실은 명백한 증거 인멸이며, 검찰은 그 사실을 알고도 방조-묵인한 셈이 된다.

우제창 의원은 “국무총리실의 디가우저 사용일지를 살펴보면 2009년 7월 23건, 8월 10건, 2010년 8월 21건 등의 삭제내용이 기록되어 있다”며 “총리실이 (사찰 의혹을 받고 있는)공직윤리지원관실이 출범하기 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디가우저를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업무가 본격화 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디가우저 관리대장에도)관리번호 09-34부터 10-48사시의 기록은 고의적으로 삭제되어 있다”며 “고의적 삭제기간으로 의심되는 2010년 7월 경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임박한 시점으로 급박하게 디가우저를 사용하고 관리대장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국정조사, 특검 필요하다"

또한 우 의원은 “위 디가우저 관리대장의 ‘용량’ 부분을 보면 최소 40GB에서 120GB까지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은 단순히 디가우저를 몇 번 사용했다는 통계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디가우저의 하드디스크 파괴 성능을 상기해 볼 때 총리실이 디가우저를 이용, 삭제한 문서는 최소 수십만 건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총리실이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를 훼손하고 은폐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러나 검찰은 지난 8월18일에야 디가우저를 넘겨받아 조사에 나섰고 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 등 디가우저의 존재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검찰의 수사 의지가 없었다는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며 “수사 초기 대검 과학수사관실에 의뢰만 했더라도 디가우저 관련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수사는 명백한 부실수사이며, 이 뿐 아니라 수사결과 발표문에 포함되지 않은 BH 하명 문건, 대포폰 등 까지 포함하면 검찰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만큼 국정조사와 특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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