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법재개정 범국본 만들자"
    By 나난
        2010년 11월 07일 05: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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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년 전 전태일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노동자들의 목숨을 내던지는 ‘저항’은 40년이 지나도 그치지 않았다. 불과 1주일 전인 지난 달 30일 KEC 투쟁과 관련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이 분신을 시도했다.

    전태일 정신 계승을 다짐하는 ‘2010 전국노동자대회’가 7일 민주노총 조합원을 비롯한 4만여 명의 노동자가 운집한 가운데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 참석자들은 "노동기본권 사수, 노동법 전면 재개정"을 외치며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는 집회 참석자들.(사진=손기영 기자)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이명박 정권 심판 투쟁"을 선언했다.(사진=손기영 기자)

    "이명박 정권 심판 투쟁 전면 나설 것"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 나서 “80만 조합원 모두가 전태일처럼 사고하고, 활동하며 비정규직 중소영세 저임금노동자 이주노동자와 계급 내의 단결을 최우선시하고, 제 시민민중진영과의 연대를 통해 반노동 반민주 반통일 세력인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는 투쟁에 전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사회의 내용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평등을 쟁취하는 역사적 투쟁을 할 것”이라며 “노동이 존중받는 진정한 민주국가 평등세상을 위한 운동조직으로 범 국민항쟁을 만들어 내자”고 호소했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 제정당 및 시민사회진영에게 가칭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노동관련법 전면 재개정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건설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도 이날 대회에서 ‘노동자의 하나 된 투쟁’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밀렸다. 뒷걸음질 그만하고, 노동자가 하나 되어야 한다”며 “노동자가 왜 하나 둘, 분신을 하나? 그것은 여러분이 하나 되지 않아서”라며 최근 KEC 사태와 관련한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의 분신 시도를 언급하며 노동계에 쓴소리를 했다.

    이어 그는 “하나 돼 투쟁하고 싸워야지 언제나 밀리면 우리의 인권은 언제 찾느냐”며 “우리가 하나 되면 못할 게 없다. 하나 돼 투쟁해 이길 수 있는 그날이 올 수 있도록 투쟁해서 승리하자”고 말했다.

       
      ▲ 금속노조는 이날 KEC 사태 촉구를 위한 11일 전면파업을 선언했다.(사진=이은영 기자)

    "금속노조 11일 전면 파업"

    특히 금속노조는 이날 사전대회에서 KEC 사태와 관련해 오는 11일 전면파업을 다시한번 결의했다. 박유기 위원장은 이날 “2010년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얼마나 혹독하게 짓밟혔나”며 “더 이상 몰리면 벼랑 끝이라는 거 다 안다. KEC 사태는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를 넘어 민주노조 사수 투쟁으로, 조직보존 투쟁으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EC 노동자들은 150여일 째로, 15만 금속노동자가 투쟁을 받아 안고 총파업 투쟁을 결의한다”며 “악랄한 투쟁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가 이 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KEC지회 조합원들은 이날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여해 KEC 사태를 알리고, 연대를 호소했다. 지난 3일 본교섭 진행을 전제로 14일간 공장 점거농성을 벌여온 KEC 노동자들이 농성을 해제했지만 사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현재 노사는 본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징계 범위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홍정권 KEC수석부지회장, 정의엽 조직부장, 임광순 금속노조 구미지부 교선부장, 최일배 민주노총 구미지역본부 조직부장 등 4명이 구속됐다. 김성훈 KEC 부지회장은 “5개월째 힘들게 투쟁하고 있다”며 “연약한 여성노동자가 싸우는 이유는 최소한의 권리인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공장점거를 하고, 생산에 막대한 영향을 줘도 자본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힘들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자본의 뒤에 정권이 있다해도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투쟁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일 금속노조 전면파업 결의와 관련해 그는 “총파업은 선언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며 “KEC 투쟁을 중심으로 노동자 투쟁을 전개해 나가자”고 말했다.

    현대판 노예, 비정규직

    최근 해고자 9명 전원 복직을 이룬 최진일 금속노조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 사무국장은 “이 나라에서 비정규직은 마치 노예들의 머리에 찍힌 낙인과 같은 지울 수 없는 낙인이 찍혀 있다”며 “최저임금, 몸이 아파도 산재처리조차 받지 못하고 살아왔지만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참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정말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비정규직’이라는 4글자에 나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훼손될 때였다”며 “지난 2008년 동희오토에서는 자신의 갓난아이가 인큐베이터에서 죽어가고 있는데도 조퇴를 하지 못해 지켜보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태일에게 배워야 할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은 아니”라며 “이제 또 다른 전태일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전국노동자대회에서는 오는 11일 개최되는 G20정상회담과 한미FTA 재협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광석 전농 의장은 “이명박 정권에게 국민은 없다”며 “(G20 정상회담을 위해) 군대까지 동원할 수 있는 경호법을 발동하는 등 이명박 정권의 오만함이 그치지 않고 있다. 오늘 우리는 그 오만함에 경고를 하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띤띠누세베로 브라질노총 사무총장은 “현재 우리는 자본주의 최악의 위기로 고통 받고 있다”며 “금융자유화 등, 전 세계적 위기는 고스란히 민중에게 돌아오고 있고, 노동자는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브라질노총은 한미FTA에 맞선 민주노총 동지들의 투쟁을 지지한다“며 ”한국정부는 노동자들의 소득과 권리를 우선시하는 정책을 펼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이날 전국노동자대회에는 외국 노동조합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행사 중 전선 두 차례 잘리기도

    올해 ‘전태일노동상’은 노조 결성 후 계약해지돼 5년간 투쟁해오다 최근 전원 복직을 이룬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와 공영방송 쟁취 등을 놓고 파업을 벌인 언론노조 KBS본부가 수상했다.

    아울러 이날 노동자대회에서는 정부가 G20정상회담을 위해 노점상 철거, 한때 집회 및 시위 진압을 위해 경찰이 도입을 추진했던 ‘지향성 음향장비(음향대포)’ 등을 비판하는 퍼포먼스, 1050일이 넘게 농성을 벌이고 있는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 후원을 위한 캐리커처 그리기 등도 진행됐다.

    한편, 이날 노동자대회 진행 과정, 영상을 연결하는 전선이 두 차례에 걸쳐 고의로 잘려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민주노총은 대회를 잠시 멈추고 “비겁하게 선을 자르는 등의 행위로 노동자대회를 망치면 안 된다”며 향후 사고 위험을 알리고 해당 행위를 멈출 것을 경고했다.

    이날 노동자대회에는 홍영표 민주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등 제 정당․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으며, 앞서 건설산업연맹, 금속노조, 서비스연맹, 공무원노조 등 각 산별노조와 지역지부는 서울광장 인근에서 사전대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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