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혁명의 발생과 사상
    By 나난
        2010년 11월 06일 01:0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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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사회의 역사와 조응해온 개념의 역사를 살펴보는 「비타 악티바」의 21번째 시리즈는 『시민혁명』이다. 이 책에서는 16세기 후반 네덜란드의 반란을 시작으로, 18세기 후반 프랑스 혁명까지 200여 년 동안 유럽에서 발생했던 시민혁명을 개념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시민혁명과 자유-평등 사상

    더불어 시민혁명을 중심으로 자유와 평등의 사상이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 했는지, 시민혁명이 오늘날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상세하게 탐색한다. 또한 ‘깊이 읽기’ 코너를 통해 파리 시민들이 요새를 함락하면서 혁명을 일으킨 바스티유를 비롯해, 혁명 군중,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등을 살펴볼 수 있게 하였다.

    ‘시민혁명’은 보편적 가치로서의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공화정을 수립했다. 서양의 현상이긴 하나 근대 이후 비유럽 세계가 서양을 모델로 삼아온 만큼 시민 혁명의 전 세계적 영향력을 부정할 수 없다.

    우리 역사에서도 3․1 만세운동, 4․19 학생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등 시민혁명이 일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를 겪은 우리가 서구의 일부 국가들이 시민 혁명 끝에 맞이한 자유와 평등, 그리고 민주주의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사람이 더욱 많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여태까지의 시민 혁명에 대한 연구가 발발 국가의 전유물이었다면 우리의 시각에서 혁명의 실체와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 이 책은 16세기 후반 네덜란드 반란부터 18세기 후반 프랑스 혁명까지 200여 년 동안 유럽을 요동치게 한 시민 혁명을 개념적으로 정리한다.

    반대자들에게는 희망을, 권력자들에게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혁명은 구체적 사물이나 일시적 사건이 아니라 복잡하고 거대한 현상으로서 사회를 변혁하는 움직임이다. 천문학적 의미에 머물러 있던 혁명이 근대적 개념으로 재탄생하면서 근대적 의미의 혁명은 변화와 피지배자의 폭력, 이념과 원칙의 명분, 역사의 필연성 등 4가지를 필수조건을 동반한다.

    혁명은 왜 일어나는가?

    그렇다면 혁명은 왜 일어나는가? 저자는 시민혁명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벌어진 여러 혁명의 기원을 고유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추적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시민혁명들을 살펴보며 민주주의 이념인 자유와 평등의 사상은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했는지, 그 시민혁명과 오늘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고찰한다.

    저자는 시민혁명을 이해하려면 농업 경제의 구조와 위기, 그리고 사회적 영향을 고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민혁명은 근대 국가의 형성ㆍ발전 과정에서 기존 체제가 경험한 성공과 실패가 빚어낸 역설의 산물이며 세습 군주를 향한 불만으로 시작되었다 말한다.

    ‘시민혁명’은 ‘부르주아혁명’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시민과 부르주아 두 단어의 역사적 의미 변화 및 개념상의 괴리, 실제와의 부합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언어의 이면을 섬세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혁명은 권력 내부의 갈등에서 비롯되어 권력에서 배제되었던 신흥 계급의 주도로 공공연한 반란으로 발전한 뒤 민중의 개입으로 성취된다”고 설명하지만 ‘부르주아 혁명’이란 말을 폐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단정하지 않는다. 근대 자본주의 발전사를 이해하고 현대 자본주의 세계를 파악하는 데 부르주아라는 개념은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혁명을 경험한 민중은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실현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렷이 알게 된다. 민중이 자기 계급에 기반을 둔 이익을 주장하게 되면서 혁명 정치에 더 깊숙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자는 혁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는 소수 혁명가의 기획이 아니라 폭발하는 민중의 역동성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투표’로 실현되는 ‘암실의 민주주의’가 오늘날 민주주의의 한계라면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이 말하는 자유와 평등의 혁명 이념과 시민 사회의 구성 원리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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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박윤덕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1대학 프랑스혁명사연구소에서〈제헌국민의회 시기의 농촌소요와 농민운동, 1789~1791〉이 라는 논문으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프랑스 혁명사 및 근대 유럽의 농촌사 등을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프랑스 구체제의 권력구조와 사회》(공저), 옮긴 책으로《혁명의 탄생》등이 있으며,〈프랑스혁명 초기 농민운동의 성격〉,〈농촌공동체와 농민혁명―1789년 7월 마코네Maconnais 지방의 농촌폭동 사례 연구〉,〈민중의 “도덕경제”와 식량폭동―18세기 말 프랑스의 경우〉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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