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인권위원회 기습 점거농성
    By mywank
        2010년 11월 04일 01:31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인권·시민단체들이 4일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인권위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현병철 위원장이 인권위를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인권·시민단체로 구성된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인권시민단체 긴급대책회의’(대책회의) 측의 점거농성은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인권위 측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대책회의 활동가들은 인권위 7층 인권상담센터 주변에서 점거농성에 들어갔고, 인권위 측이 면담 요구에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계단 등을 통해 인권위원장실이 있는 인권위 13층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인권위 측은 인권위원장실로 가는 13층 출입구를 봉쇄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날 현병철 위원장은 대책회의 측 요구에도 불구하고 면담을 끝내 거부했으며, 면담이 무산되자 대책회의 활동가 10여 명은 오후 2시 현재까지 인권상담센터 주변에서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인권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현병철 인권위원장과 면담을 촉구하며, 인권위 7층 인권상담센터 주변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인권위원장실로 가는 출입문이 봉쇄되자, 활동가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앞서 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11시 인권위 앞에서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 촉구 인권시민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회의는 기자회견문에서 “문경란, 유남영 인권위 상임위원이 동반 사퇴를 한 배경에는 현병철 위원장의 독단적 운영이 있다”며 “내부의 민주성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운영을 펼쳐 인권위를 끝없이 추락시키고 있는 현병철 위원장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또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인권위를 살릴 수 있는 첫 걸음은 바로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이다. 인권위의 발전과 역사적 사명감에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인권위의 수장인 현병철 위원장”이라며 "우리는 현병철 위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는 “지금 인권위의 문제로 시끄러운 게 아니라, 인권위를 농단하는 현병철 위원장이 인권위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현병철 위원장은 당장 사퇴하고, 그를 임명한 이명박 대통령은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시민단체들이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최은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은 “인권위는 특정 개인의 소유물, 그리고 특정 권력의 전유물이 아니”라며 “지금 인권위 사태의 본질은 인권위 수장과 이명박 정부가 ‘인권을 보장하는 옴부즈맨 역할’을 하는 인권위의 본질과 역할을 무시하는 데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박봉정숙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장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인권위의 역할이 축소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현병철 위원장은 독단적인 운영으로 인권위를 무력화시키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니라, ‘국가이권위원회’로 전락하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인권위는 국가로부터의 인권침해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인권침해를 음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