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66조원 vs 시급 4,110원 노동자
    "현대건설 인수 말고 동희오토 해결"
    By 나난
        2010년 10월 28일 12: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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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청회사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인지 110일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노조, 학계, 문화계, 법조계와 야4당 국회의원 등이 각계 각층 인사 1천명이 현대기아차 그룹에게 현대건설 인수 이전에 동희오토 사내하청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28일 금속노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그룹의 수익금은 현대건설 인수가 아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사용돼야 한다”며 “편법 경영승계 위한 현대건설 인수에 앞서 동희오토 사내하청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촉구해 현대건설 인수전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시민사회노동정당학술계 1,000인이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편법 경영승계 위한 현대건설 인수에 앞서 동희오토 사내하청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이은영 기자)

    이들은 또 무리하게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다 최근 심각한 경영위기에 빠진 금호그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위기를 빌미로 언제나 ‘고통분담’을 얘기하며 노동자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온 재벌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이익배분’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 2009년 12월 말 현재 매출액 66조 4,400억, 영업이익 4조 2,700억, 당기순이익 5조 8,400억 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사내유보금 6조 8,400억 원 현금성자산 12조 3,3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한 해에만도 약 18만대가 팔린 기아차 ‘모닝’을 생산하는 동희오토 노동자들은 100% 비정규직으로, 시급 4,110원에 불과한 최저임금과 엄청난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이들은 “현대기아차그룹의 수익호조의 원천은 ‘절망의 공장’인 동희오토와 같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노동조건 하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현대차의 사내하청과 동희오토와 같은 도급형태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하는데 드는 비용은 2,500억 원으로,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데 쓰일 6조 원의 4%에 밖에 되지 않는다”며 “현대차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저임금과 임금착취를 통해 29조원의 이익잉여금을 올렸음에도 이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은 외면한 채 현대건설 인수에만 집중하는 태도를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공중파 광고까지 내보내고 있다”며 “그 광고를 보는 동희오토 노동자들은 분통이 터지고 피 눈물이 나는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엄청난 광고에 쓸 돈은 있어도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묵묵히 일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쓸 돈은 없다는 태도”라며 “기업의 윤리라는 게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현대기아차그룹에 △자동차산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과 자금을 한국자동차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내에 투자할 것 △현대건설 인수자금의 10%라도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사용할 것 △2006년 글로비스 비자금 사건에 대한 정치적 사면 조건으로 국민에게 약속한 8,400억 원에 이르는 사회공헌기금의 10%라도 동희오토 사내하청 노동자 문제해결을 위해 사용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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