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동석 부활', 야권 "최악 인사"
        2010년 10월 26일 06: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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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8년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 협상 당시 한국 쪽 수석대표를 맡았던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통상정책관이 26일 외교통상부 제2차관에 내정되면서 야권과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민 씨는 당시 협상의 책임으로 사임한 후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2차례나 대국민 사과를 했던 협상에 대해 “미국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번 인선에 대해 “쇠고기 협상 이후 온갖 어려움과 개인적 불이익 속에서도 소신을 지킨 사람”이라고 설명했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1998년 외무부에서 외교통상부로 개편된 이후 통상교섭분야 전문가 출신을 차관에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야당들은 일제히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하는 인사”라며 “국민적 분노를 자초한 것을 소신이라고 평하는 것은 대통령의 소신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국민의 건강권은 관심조차도 두지 않은 이가 외교부 차관으로 내정됐다는 것을 해외에서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외교부는 특채인사와 보은인사, 둘 중에 무엇이 더 나쁜지 경쟁하는 장이 되어 버렸다”며 “파행인사 얘기야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심한 것으로 회전문 인사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각설이 인사”라며 “참으로 딱한 정부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이명박 정부가 했던 인사 중에서도 가장 최악의 인사”라며 “한마디로 국민에게 ‘한번 해보자’는, 국민에게 도전하는 인사”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2008년 촛불집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두 번이나 국민의 요구를 헤아리지 못했다가 머리를 조아려 사과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데 이제 와 그 장본인을 쓴다는 것은, 대통령의 사과가 거짓이었음을 드러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한번 청와대 뒷산에 올라 광화문의 촛불을 바라볼 심산이 아니라면, 즉각 민동석 내정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함부로 도전하는 오기를 부려봤자, 임기 채우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즉시 깨달아야 바란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 씨의 외교부 차관 임명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민 씨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야기했던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협상책임자로서 사건의 책임을 지고 공직에서 물러난 바 있는 자성해야 마땅한 인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반하장격 언행으로 국민과 언론을 모독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쇠고기 수입협상에 대해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최근까지도 하고 재판부가 PD수첩에 무죄판결을 내리자 사법부를 비난하기도 했으며 민 씨의 PD수첩에 대한 개인적 고소사건에 따른 소송비용을 농림부가 세금으로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큰 물의도 일으킨 바 있다”며 “전력과 자질, 도덕성 등 모든 면에서 고위공직자을 맡기에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부적합한 인물을 외교부 차관에 내정한 대통령의 인식에 더 큰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난 5월 촛불 시위를 두고 국민들에게 반성을 요구해 비판과 논란을 자초한 것도 모자라 잘못된 쇠고기 협상의 주역을 차관으로 내정한 것은 대통령 스스로 촛불의 민심을 가벼이 여기고 있으며, 소통의 의지가 없다고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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