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전쟁, 봉합 또는 확전
        2010년 10월 26일 10:2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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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3일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가 막을 내렸다. 이 회의는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벌어진 각국의 경쟁적 평가절하 흐름이 세계 경제위기를 위한 국제공조체제 붕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주목받는 회의였다. 그러나 심각한 충돌 없이 참가국들은 환율조정에 대한 기본원칙과 나아가 글로벌 불균형 완화를 위해 경상수지 규모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at sustainable levels) 유지시킨다는 합의문에 서명하였다.

       
      ▲ 경주 회의 참석자 기념촬영 (사진=서울G20정상회의 홈페이지)

    주요 언론들은,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위안화 평가절상을 용인할 수 있다는 신호를 받았고, 중국은 국제통화기금(IMF) 지분과 지배구조 개혁을 약속받음으로써 IMF 개혁을 통한 국제통화체제 재편이라는 장기적 과제의 디딤돌을 놓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환율과 IMF지배구조의 빅딜’이라는 언론의 호사로운 수사에도 불구하고 회담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협정내용이 당사자 간에 동상이몽일 수 있는 추상적 서술에 그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어떠한 구속력도 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는 오히려 언제든지 G20 무용론으로 불거질 개연성도 함께 가진다.

    즉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 경제부양 시에는 참가국들의 이해가 동일하여 쉽게 국제공조를 형성할 수 있었으나, 일정하게 경제가 회복된 이후에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거나, 서로 이해가 상충될 때에는 국제공조가 이루어지기 어렵게 된다.

    각국에 공조 이탈 요인 존재

    대표적인 예가 이른바 출구전략에 대한 공조정책이다. 지난 토론토 회담에서 주요 의제였던 출구전략이 이번 경주 합의문에는 ‘동시다발적인 재정 건전화가 경기회복에 미치는 위험도 유념’한다는 정도의 미미한 존재감을 보일 뿐이다.

    이는 각국의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경제회복 속도 차이, 긴축재정이나 통화정책 등 경제정책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즉 참가국 간에 타협되지 않은 의견이 존재할 때, 참가국들은 언제든지 자국에 큰 도움이 안 되는 국제공조로부터 벗어날 경제적 유인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또한 G20과 같은 협상은 정상간 합의되었다 하더라도 그 이행을 위한 단일하고 강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 경주 합의안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정부가 제안하여 미국이 수용했다는 ‘글로벌 불균형 완화를 위한 국제공조의 큰 틀’인 경상수지 규모의 ‘가이드라인’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을 뿐더러 설사 ‘G20 상호평가과정을 통해’ 기준이 마련되었다 하더라도 공동의 목표를 강제할 어떠한 수단도 가지지 못한다.

    이렇게 불안하고 위태로운 G20의 국제공조임에도 불구하고,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G20의 의제는 계속 표류하고 있다. 2008년 8월의 금융위기 직후 개최된 11월 워싱턴 정상회의와 2009년 4월의 런던 G20 정상회의에서는 사태의 긴박성에 따라 핵심 의제는 ‘금융규제 강화 및 감독체계 개선’이었으나, 이후 이 의제는 점차 뒤로 물러나거나, 개별 국가의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예를 들어 토론토 정상회담에서는 단기투기자금의 유출입 규제를 위해 특정한 금융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더 이상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개별 국가에서 알아서 하기로 결정했다. 금융거래가 세계화된 상황에서 개별 국가에서 이들 규제 도입을 알아서 한다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합의

    더구나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문제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불균형 문제’는 한 국가인 중국의 무역수지 문제로 치환되어 버렸다.

    이 같이 G20 정상회담 논의가 변질된다면, 중국의 입장에서는 G20에 적극 가담할 이유가 없다. G20내에서의 논의를 지연시키거나 의제가 합의되지 않도록 반대하는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 아니면 G20이 아닌 G2 당사자 간 직접협상을 시도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그러나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 협상서명은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전쟁’의 이른바 ‘글로벌 불균형 완화’ 의제로의 전환이며, 이 합의는 11월 서울회담에서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중국의 무역수지 축소(GDP 대비 6%)를 위해 위안화를 얼마나 평가절상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즉 중국은 G20이란 국제공조 프레임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이 프레임을 벗어난다는 것은 1930년대- 각국이 환율을 절하하고, 관세장벽을 높여 무역이 치명적으로 감소되어 전세계가 공황으로 치달았던 시기-와 같은 전세계적 파국을 막자는 G20 본연의 명분을 잃는 모양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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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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