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시당한 의회, 맥빠진 국감"
        2010년 10월 22일 05: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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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국정감사가 22일로 2주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주로 ‘4대강 사업’에 이목이 집중되었던 이번 국감은 각 위원회에서 예산 부풀리기, 공무원 동원 불법 홍보, 대운하 논란 등 몇 가지 주목할만한 사실들이 쏟아져나왔으나, 무엇보다 증인 불출석과 여당의 비호, 그리고 청와대의 개입 논란 등으로 ‘파행’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무시당하는 국회, 맥빠진 국감

    야권은 특히 국감에 앞서 예고한대로 4대강 사업의 타당성과 불법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민주당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낙동강 독성 폐기물 불법 매립”과 관련된 증거를 찾아 공개했고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경실련과 함께 “4대강 예산이 5조원 이상 부풀려졌다”는 분석자료를 공개했다.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 문방위에서의 4대강 광고비 논란도 불거졌다.

    한나라당에서는 “국책사업에 대해 무분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며 모든 사안에서 정부 측을 비호하는 모습으로 빈축을 샀다. 아울러 국정감사 도중 청와대가 여당 의원들에게 4대강 사업 대응 지침을 내렸다는 사실이 밝혀져, ‘청와대 돌격대’ 여당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문서를 받았을 뿐 청와대로부터 지침을 받은 적은 없다”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워 웃음거리가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야당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던 것은 ‘증인 불출석’이다. 특정 이슈에 대한 핵심 증인들이 별다른 이유없이 줄줄이 불출석하면서 ‘맥빠진 국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불출석한 증인들에 대한 법적 처벌을 주장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이 미온적이다.

    이번 국감에는 불법사찰 의혹의 주인공인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외에도 자녀 외교부 특채파문의 주인공인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신한은행 사태의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권력형 인사비리 의혹을 받은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등이 출석하지 않았다.

       
      ▲사진=강기갑 의원실. 

    진보정당 의원들의 활약

    진보정당 의원들은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통계를 통해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소득세, 법인세 등 직접세에 대한 증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곽정숙 의원은 영유아 예방접종 지원을 백지화, 고소득자들의 보험료 미납을 지적하고 쌍용자동차 조합원, 촛불집회 참가 부상자들의 건강보험 급여 환수조치를 비판했다.

    권영길 의원은 지난해에 이어 교육불평등 문제를 파고들며 8개의 정책보고서를 제출했고, 홍희덕 의원은 한국철도공사의 노동조합 불법사찰 실태 폭로와 한국발전회사가 국정원과 업무 연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강기갑 의원은 4대강 사업과 관련 4대강 사업예산이 5조원 부풀려졌다는 것을 지적했고 과도한 준설 및 불필요한 준설 예산,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원의 4대강 비판 보고서 등 4대강 사업의 불법, 손실, 위증 사안들을 밝혀냈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비위 경찰관 대거 복직을 지적하고 ‘지자체 재정실태와 재정난 해소방안’이라는 국정감사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번 국감에 대해 “부족하지만 5명의 의원들이 최선을 다해 국정감사에 임했다”며 “국정감사의 결과가 공중에서 흩어져버리지 않도록 2011년 예산과 법안에 반드시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한나라당, 피감기관은 한 몸이 되어 ‘4대강 사업 수비대’ 역할에 몰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며 “하지만 국정감사를 통해 보다 명확해진 점은 4대강 사업이 불법과 위법, 탈법을 총동원한 문제 덩어리 사업이라는 숨길 수 없는 사실로 불법예산, 거짓말, 군대까지 동원하여 비상훈련처럼 진행되는 4대강 사업은 목적조차 상실한 막무가내 사업”이라고 말했다.

    우울한 국정감사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이번 국정감사를 총체적으로 평가하자면 버티기, 자료제출 거부, 청와대 개입 등으로 얼룩진 총체적인 파행국감”이라며 “국감에서는 생태계만 파괴하는 4대강 사업과 민간인 사찰로 얼룩진 국가기관의 민주주의 파괴 행위 등 전반적인 국정에 대한 엄정한 감사가 이루어져야 했지만 정부의 방해와 여당의 방조로 정부기관 자체 감사만도 못한 감사가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를 상징하는 색깔이 있다면 아마 블루(blue)일 것”이라며 “블루 하우스(Blue House,청와대)와 블루파티(blue party,한나라당)가 힘을 합쳐 총체적으로 블루(blue, 우울)한 국정감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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