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상인 뒤통수 친 민주당
    2010년 10월 22일 03: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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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유통산업발전법안(유통법)을 25일 본회의에서 선처리 하기로 해 관련 영세상인들과 진보정당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양 당은 22일 원내수석부대표 합의로 “유통법을 10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고 ‘대중소기업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안’(상생법)은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키로” 했다.

SSM규제와 관련된 두 법안은 올해 초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여야와 정부가 동시처리키로 하고 상인들의 동의를 받았다. 진보정당과 영세 상인들은 SSM의 현실적인 규제를 위해 SSM입점 규제지역 대상을 확대하고 SSM설립을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바꾸는 방안을 강력하게 주장해왔으나 유통법과 상생법 동시처리를 전제로 주장을 철회한 바 있다.

유통법은 빈껍데기, 상생법 동시처리돼야

본회의 처리예정인 유통법은 전통시장 구역을 기준으로 일정 반경 안에 대형마트가 입점할 경우 지자체의 심의를 받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이 직영점에만 머물러 있어 대부분 가맹점인 SSM을 규제할 수 없는 ‘껍데기 법안’이다. 대신 상생법은 가맹점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어 그동안 ‘동시처리’를 주장해 왔던 것이다.

민주당도 그동안 두 법안의 동시처리를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민주당)도 지난달 한 라디오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유통법과 상생법은 쌍둥이 법안이자 민주당의 민생희망 1순위 법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2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유통법-상생법 동시처리 촉구 기자회견’에도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참석키로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결국 한나라당과 분리처리에 합의함으로써 영세상인들과 진보정당들과의 약속을 깨 버렸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 참석이 예정되어 있던 민주당은 22일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고 대신 원내수석부대표 합의로 분리처리키로 했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기에 합의사항에 따르면 유통법은 “처리한다”고 명기되어 있는 반면, 상생법은 “처리하기로 한다”고 되어 있어 뉘앙스가 차이가 있다. 당장 민주당은 “처리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하는 반면 한나라당에서는 “처리한다와 처리하기로 한다는 다른 얘기”라고 방어선을 쳤다. 자칫 순차처리도 유통법만 통과되는 기형적 형태도 가능한 것이다.

이종석 조승수 의원실 정책수석은 “소관 상임위인 지경위에서 동시처리를 전제로 상인들이 동의를 얻었고 지경부 장관과 정부도 동시처리를 얘기해 상인들이 원래 제출된 안보다 후퇴시켜 단일안을 만들어 냈던 것”이라며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면 굳이 동일한 사안을 이번에 동시처리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명백한 대국민 약속 파기”라고 말했다.

"명백한 대국민 약속 파기"

이어 “특히 민주당은 그동안 공언해왔던 동시처리 입장에서 돌아선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처리한다’와 ‘처리하기로 한다’는 분명히 다른 해석상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민주당은 영세상인들에게 선물이 아니라 눈물이 나게 했다”고 비판했다.

진보진영은 당장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국회 앞 계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설마설마 했던 게 사실이 되어서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정부여당이 약속을 해놓고 합의를 번복하고 깬 것으로 이는 이 나라 국민들의 생존권보다 해외 대형 유통자본과의 관계를 더 우선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담하게도 그동안 야당에서 꿋꿋하게 동시 처리를 주장해왔던 민주당이 순차 처리로 입장을 번복했다”며 “그렇게 해서 민주당이 도대체 하려는 정치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그렇게 해서 권력 잡고 정권 잡아서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그런 정치하려면 이제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 역시 “유통법과 상생법을 반드시 동시 처리해야 한다고 누차 주장해 왔던 민주당이 오늘 기존 입장을 번복해, 분리 처리를 합의한 점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며 “그동안 두 법 동시통과를 차일 피일 미루는 바람에 가맹점 형태의 SSM이 급격히 증가된 것을 민주당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당이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 지침안 개정을 통해 가맹점 형태의 SSM을 규제하겠다고 했지만 이것은 거짓말”이라며 “중소기업청의 지침안 개정 내용에는 직영점 형태로 개업했다가 가맹점 형태로 전환한 SSM 만을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할 뿐, 처음부터 가맹점 형태로 개업하는 SSM에 대해서는 그 규제 방안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오늘 양당이 상생법 처리를 늦춤에 따라, SSM 개점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이라며 “특히 이명박 정권의 반서민 정책에 맞서, 야권 전체가 힘을 모을 것을 국민 앞에 다짐 해 왔던 민주당이, 반서민적 법안처리 방식에 동의한 점 다시 한 번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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