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고] 통합진보당, 운동과 변혁 논할 자격 사라졌다
        2012년 05월 15일 08: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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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파 그리고 가짜 좌파(?)

    나는 통합진보당의 부정선거 사태를 보면서, 권력은 좋은 세상을 만드는 수단의 하나에 불과한데, 수단과 목적이 뒤바뀌어 특정 정파와 개인들이 그 권력을 너무 집착하고 탐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의 작동 원리인 이윤의 ‘자기증식’을 위해 정치권력에 집착하는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은 원래 그렇다 치더라도, 통합진보당도 개인의 정치적 욕망과 조직 패권에 의해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도 우파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참혹했다.

    그럼 좌파라는 부류는 괜찮은가? 나는 대한민국에서 “변혁적 노동운동과 정치운동을 해보겠다”는 사람들의 모습도 정파적인 조직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자기중심의 패권’에 집착한다는 점에서 자본의 운동과 닮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이건 가짜 좌파이고 우파와 다르지 않는 모습이다.

    우파는 힘 센 놈은 더 가져가도 된다는 ‘이윤의 자기증식’ 원리, 질서와 위계를 당연시하는 수직적 질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욕망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총선 과정에서 보여준 새누리당 박근혜와 김형태, 문대성의 추악한 모습, 민주통합당 광주경선 과정에서의 투신자살 시도, 관악을 경선 부정선거 파동과 통합진보당의 경기동부연합,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는 서로 다를 바가 없다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다. 심정적으로는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를 할 것도 없이 차라리 민주통합당과 통합해서 그 안에서 헤게모니 싸움을 하는 것이 자기 정체성에 맞을 듯하다는 생각을 한다.

    반면 좌파는 누구나 같은 조건에선 같은 정도의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 수평적 관계를 지향한다. 그래서 염치와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급적 낯 뜨거운 짓(?)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과연 한국의 운동 현실에서 좌파는 과연 그런가? 실제는 어떤가?

    내가 보기엔 독재 권력과 싸우고 자본과 싸워오면서 “욕하면서 서로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적들과 닮아 버린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나도 ‘내 중심, 내 조직 중심의 사고를 가지고 운동을 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앞으로의 운동을 위해서 나 자신부터 깊게 성찰해 봐야 할 것 같다.

    철학의 부재 : 존재론적 패권의식을 버려야

    이러한 사태와 문제들은 철학의 부재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공존이 필요하고, 모든 것들은 서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철학적 개념으로 ‘존재론’과 ‘관계론’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존재론은 배타적인 ‘자기증식’과 ‘패권’을 운동의 기본원리로 하고 관계론은 ‘공동체’와 ‘협동’을 운동 원리로 삼고 있다는, 매우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이고 조계종 화쟁위 위원장을 맡고 계신 도법스님이나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님의 “관계론 철학을 바탕으로, ‘생명⋅평화⋅연대’를 실천 가치로, 인간과 사회, 나라를 바꿔 나가야 한다”는 말씀과 충고를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이제, 자본을 넘어서는 혁명을 시작할 때

    그 동안 운동권은 혁명을 주장하면서 조금씩 다른 길들을 얘기해왔다. NL은 주체사상을 기반으로 민족해방혁명을, PD는 맑스레닌주의에 기초해 민중민주혁명을, 사노맹으로 대표되는 ND는 민족민주혁명을 외치면서 나뉘어져 왔다.

    어느 날 노동운동의 스승격인 선배활동가가, “너는 스스로를 무슨 ‘주의자’로 불리고 싶냐?”는 물음을 던진 적이 있었다. 대답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는 인문주의자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이야말로 이 탐욕스러운 자본주의를 넘어 ‘인간⋅사회⋅문명’을 바꿔나가는 진짜 혁명을 준비할 때라고 말한 기억도 있다.

    다시 대한민국에서 사회혁명을 꿈꾼다면 존재론적 철학에서 관계론적 철학으로, 자기증식과 패권의 원리를 공동체과 협동의 원리로 바꿔내고, 자본주의를 인문주의로 바꾸어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 가보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오로지 ‘야권연대에 의한, 야권연대를 위한’ 승리만 외치는 통합진보당 다수파는 민주당과 통합을 하고, 생명⋅평화⋅연대의 가치로 새 세상을 만들겠다는 사람들은 ‘반자본주의 정당’의 깃발로 모여야 한다. 그리고 노동계급을 대표한다는 민주노총을 제대된 된 변혁적 관점을 가진 실천조직으로 탈바꿈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실제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혁명’을 꿈꾸며 나는 나름대로 노동현장에서 20년간 활동을 해왔다. 이제 그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통합진보당은 스스로 무너지고 있고 그래서 그들은 더 이상 운동과 변혁을 논하고 주장할 자격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민주노총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삶의 현실에 안주하고 타협한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나로부터 내 삶으로부터 ‘자기혁명’을 만들어 사회혁명을 추진하고, 대한민국을 자본주의 국가에서 인문주의 국가로 바꿔 ‘새로운 문명 세계’의 중심에 서도록 모든 노동자 서민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정당과 새로운 민주노총을 만들어 나가자.

    * 이 글은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승무지부 대림승무지회 백생학 정책실장께서 보내주신 투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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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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